기아자동차 레이의 바퀴 축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두고 소비자와 기아차 측이 각각 차량 결함과 운전자 미숙을 주장하고 있다.
구매한지 한 달가량 된 레이의 바퀴가 차체 밑으로 깔려 들어가면서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났다.
바퀴 축이 부러지는 사고라 고속도로에서 대형 사고가 난 것처럼 보이지만,
40km/h 정도의 속도에서 농로를 주행하다 난 사고다.
부산 범방동에 거주하고 있는 기아차 운전자 박모 씨는 지난 8일 오후 10시쯤 40km/h 정도의 속도로 농로를 주행하다가 차량의 바퀴가 부러지면서 차체 밑으로 깔려 들어가 타이어가 터지는 아찔한 사고를 경험했다.
정면, 측면, 후면 추돌은 물론 없었고, 바퀴 축이 부러지거나 빠졌다는 사고는 못 들어봤기 때문에 박 씨는 차체 결함을 의심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도 차축이 부러지거나 바퀴가 빠지는 사고는 극히 드물며, 특히 차 바퀴만 부딪혀서 차축이 부러지는 경우는 아직 보고된 적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정비소 관계자 역시 “차축이 부러질 정도면 측면에서 100km/h 이상의 속도에서 추돌하거나, 정면 추돌일 경우에는 엔진까지 다 부서질 정도의 충격이 있어야 차축까지 전달된다”고 말했다.
실제 사고 난 레이의 상태는 정면, 후면 추돌의 흔적이 없다. 앞뒤 범퍼 모두 정상이다. 차축이 부러진 바퀴와 찢어진 타이어, 조수석 문 그리고 측면 아랫부분이 파손된 상태다. 박 씨는 “외부 충돌이 전혀 없었다. 농로를 가다가 갑자기 난 사고다”고 말했다.
기아차 측은 이 사고에 대해 추돌에 의한 것으로 원인을 규정지었다. 농로 가장자리에 있는 30cm 넘는 시멘트 턱에 차 바퀴가 추돌해 차축이 부러져서 바퀴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사고 조사 결과 바퀴는 빠지지 않았고 축과 바퀴를 연결해주는 로암볼트도 연결돼 있었다”며
“사고 당시 농로의 턱인 시멘트가 많이 부서져 있었던 것으로 볼 때,
시멘트 모서리에 바퀴가 부딪치면서 시멘트 옆으로 들이받아 타이어가 뒤로 밀리면서 난 사고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사고난 기아차 레이 정면, 바퀴, 사고 현장 도로, 기아차 측이 주장하는 레이 바퀴가 부딪힌 시멘트 턱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기아차 측의 운전 미숙이라는 주장에 박 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박씨는 “레이의 바퀴는 크지 않다.
바닥에서 범퍼까지의 높이가 15cm인데, 30cm짜리 턱에 추돌해서 차축이 부러질 정도면 범퍼가 찢어지거나,
부서지거나 휀더가 우그러지거나 이 밖의 1차 충돌에 의한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하지 않느냐.
그런데 그런 흔적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기아차 측은 차량의 결함은 일절 의심하지 않은 채 ‘블랙컨슈머’로만 몰고 가고 있다며 억울함을 나타냈다.
게다가 박 씨는 “사고 직후 현장으로 출동한 기아차 업체 관계자가 차의 부품이 한 개가 안 보인다며
그 전에 문제가 생긴 것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렉카 운전자 역시
이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씨 가족과 현장에 온 기아차 관계자들 모두 부품 찾기에 나섰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이에 대해 기아 측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40km/h 속도에서 추돌 돼도 차량이 받는 충격은 상당히 클 수 있다. 보통 시험할 때도 비슷한 속도에서 진행된다”며 “무작정 차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곤욕스러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초에도 고속도로에서 현대차 아반떼MD의 뒤축이 부러져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현대차는 운전미숙으로 결론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