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 보니 이런 저런 사고 이야기가 많은데, 읽다보니 저도 예전 생각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거의 10년 가까이 되가네요..^^ 위에 보시는 터뷸런스가 제 애마였는데, 엄청 애지중지 했더랬죠... 마튀 타다가
겨우겨우 사게 된 녀석이라 중고였지만 엄청 아꼈다는....ㅎㅎ
근데, 어느날 골목길에서 일이 터집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상대편하고 딱 마주쳤는데, 상대차는 코란도였구요..
길이 좁아서 저는 한쪽으로 비켜있었고, 그 차가 비집고 가는 상황이었죠..
그러다가, 어어어~~~ 하는 사이, 그차가 제 차 옆구리를 부우욱~~~ 하고 긁어버렸습니다.. 햐...
차에서 서로 내렸는데, 젊은 애더군요.. 이제 대학교 1-2학년?? 전 당시 복학하고 대학원생.. 죄송하다고 죄송하다고
하면서, 물어드리겠다고 하길래.. 그냥 좋게 해결하자 했죠.. 드러누울 생각도 없었구, 그냥 차나 고쳐달라고 했습니다.
뭐.. 나쁜애 같아보이진 않았는데, 하는 말이.. 본인이 돈이 없으니 1주일만 기다려 달라고.. 일한거 돈 들어오면 갚겠다고
1주일만 기다려 달라고 하길래..뭐.. 그러라고 했습니다.. 전화번호 교환하고, 차번호 받고 헤어졌죠..
처음에는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연락하면 연락 바로바로 오더군요..
근데, 돈 받기로 한, 그 날이 지났는데, 돈을 안주는 겁니다...ㅡㅡ;; 제차 견적 내보니, 판금 도색 약 20만원 조금 넘게 나왔는데, 얘가 돈을 안주고 슬슬 피하더이다.. 처음에는 죄송하다고, 아직 돈을 못 받았다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열흘 정도가 지나니까 이젠 아예 씹어버립니다.. 햐.... 전화도 씹고, 문자도 씹고.. 제 돈 들여가지고 차 고치고...
화병나 죽을뻔 했죠.. 2003-4년도 20만원이 좀 넘는 금액은 꽤나 큰 돈이었죠... 그 생돈 날리게 생겼으니...ㅡ,.ㅡ
타들어가는 속에, 도움이나 받을까 해서, 제가 아는 강력계 형사분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차여차해서 이녀석이 튀었다..
그랬더니, 딱 한말씀 하시더군요..
"전화해 드려요??? 전화번호 줘보세요.." ㅡㅡ;;
그래서, 제가...
"아... 제가 한번만 더 시도해보고 알려드릴께요.." 그러고, 그날 다시 전화해보니.. 역시 불통... 그래서 그 분께 전화번호
드렸습니다..
그날 저녁 바로 전화 오더군요.. 그 애 부모한테.... ㅡㅡ;; 전화 내용은,
"우리 애가, 아는 형 차 몰고 나갔다가 당신 차를 긁은 것 같은데, 돈 안갚을려고 연락 안한건 아니다.. 돈이 없어서
못갚은거지 안갚은게 아니니.. 너무 복잡하게 하지 말자... 사고난것 지금까지 나는 몰랐다.. 오늘 경찰서에서 전화왔다고
우리애가 말해서 알았다.. 겁먹은것 같더라.. 부모로서 미안하다.. 얼마냐? " 하시길래,
기름값 포함하고, 속썩은것 포함해서 딱 10만원 더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그날 바로 입금되더군요..ㅡㅡ;;
하도 신기해서, 그 아는 형사분께 물어봤습니다..
"잘 해결됐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뭐라고 하셨길래, 바로 이렇게 전화가 오죠?"
그랬더니, 그 분 왈
"별 말 안했어요..^^ 전화했는데, 받길래.. '아... 여기 어디어디 경찰서 강력계 형사 누구누구입니다.."라고 하면서
"사고가 있었는데, 가해자 쪽이 피해보상을 안해준다고 피해자쪽에서 연락을 하셨더군요.." 정도만 하시더군요..
생각해보면, 강력계 형사가 교통사고로 전화하는 것도 좀 웃기긴 한거지만, 실제 경찰서 전화로 상대방에게 전화가 갔으니
얼마나 움찔했으려나 생각해보면, 참... 웃기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냥, 경찰하고 조금 친하게 지내시면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