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갤이 잘 되길 바래보면서 중년 아재의 마음으로
신차 신고와 함께 주행기를 올려봅니다.
네 주변에 흔하게 보여서 좀 식상한 차량입니다만,
GV70 2.5T RWD 스포츠 패키지입니다.
많은 리뷰어들이 4륜 추천했는데, 개인적인 고집으로 후륜으로 출고했습니다.
지금까지도 후회 없고 꽤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투버나 기자들의 언급과 달리 제네시스 라인업들의 4륜이 딱히 좋다고 느끼기 어려웠고
(GV60 제외, 이 녀석은 전기차니까 완전 다름)
겨울철엔 윈터타이어 끼우는 편이라서요.
일단 차량 가격을 이야기하자면,
제네시스 라인업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많이 열어 놓은 편이어서 정해진 가격은 없습니다.
대신 감성 혹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저의 선택은 아래와 같습니다.
GV70 2.5T 2WD(후륜구동)
- 스포츠패키지(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포함)
- 스포츠 디자인 셀렉션 I
- 파퓰러 패키지 II
- 파노라마 썬루프
- 외장 : 우유니 화이트 / 실내 : 울트라 마린 블루
- 차량가 : 65,250,000원
일단 2.5T라고 해도 6천만원대에 럭셔리카 중에서 303PS@5,800rpm이라 꽤 매력 있습니다.
경쟁 대상인 GLC 300은 258PS@5,800rpm, X3 20i는 184PS@5,000rpm입니다.
물론 벤츠는 AMG라인업으로 가면 390PS로 훌쩍 뛰어오르지만 스펙상 출력, 토크 모두 매력적이긴 합니다.
연비는 좀 아쉽지만요.
그러나 막상 운전해보면 이런 숫자들은 숫자일 뿐이기도 하죠.
스펙이야 어쨌거나 제 주변의 여자사람들이 이 차 디자인 예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하는군요.
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코닉한 전면부대비 후면부가 좀 심심하게 떨어지는 게 있어서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나름 슬림한 후미등이 섹시해보이기도 하는군요.
그리고 스포츠 패키지를 넣은 이유가 사실 저 후면부에 있습니다.
동그란 배기구.
가짜 배기구가 아닌 진짜! Real!
요새 다 가짜로 크롬 장식만 가져다 붙이는 통에 진짜 구멍 나온 차들을 편애하고 있습니다.
배출가스가 환경적 죄악이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나오는 거 아는데 숨길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동그란 배기구와 함께 바디킷처럼 디자인된 범퍼가 꽤 마음에 듭니다.
확실히 측면에서 보면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비율의 맛을 잘 살려서
우아하게 디자인되어 있군요.
디자인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 영역이라 사람마다 다른 견해가 있겠죠.
다만 요즘 제네시스 휠 디자인 좀 물 오른듯.
트렁크 공간은 이 차의 소비층을 고려하면 약간 애매한데,
이 차로 골프 투어를 다니겠다 하면 좀 좁고, 일상 영역에선 부족함이 없고 그런 사이즈입니다.
물론 혼자 혹은 2인이 타고 다닌다면 좀 충분한 크기가 되겠군요.
디자인의 힘이랄까, 단정한 후면을 위해 트렁크 버튼이 와이퍼 체결부에 붙어있어서 꽤 편리합니다.
실내로 들어와서 보면 실외처럼 꽤나 단정한 디자인입니다.
뭐든 작고 예쁘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얇고 가로로 긴 송풍구는 기능성에 충실하면서도 시야를 어지럽히지 않아
GV70의 실내 디자인의 포인트를 잘 잡아주고 있습니다.
컨비니언스 패키지에 포함되어, 파퓰러 패키지 내에 들어있는 에르고 시트입니다만,
착석감과 홀딩력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시트입니다.
시트가 낮게 내려가면서 시점 또한 살짝 낮게 지정되는 부분이 있어서 SUV보단 CUV의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허리나 허벅지 모두 편해서 감히 이 급에서는 최고의 시트라고 해보겠습니다.
스웨이드 재질이 선정되었음에도 통풍 시트 기능도 갖추고 있어서 그야말로 한국인 취향저격!
통풍시트만큼은 현대가 최고!
에르고 시트에 포함된 자동 시트 포지셔닝 기능은 여전히 무용지물입니다.
그러나 한번 이용해보시고 시스템이 제안한 자세가 평소보다 스티어링휠과 더 가깝다면,
본인의 평소 운전 자세를 한번 점검해 보는 정도의 참고는 될 것 같습니다.
G70에서는 가루가 되게 까였지만 GV70은 SUV인만큼 굉장히 쓸만한 2열 입니다.
백시트의 리클라이닝을 지원하는 관계로 더 편하게 착석도 가능하구요.
팔걸이 콘솔도 지원해서 4인 탑승시에는 꽤 장거리 여행도 부담없습니다.
이렇게 수동 썬쉐이드까지 지원하고 있어서,
어린 아이들, 청소년 자녀가 있는 집이라면 패밀리카로서도 부족함은 없어 보입니다.
2열 승차감도 확실히 ‘현대’로 나오는 차들보단 낫거든요.
독립공조도 챙기고 있고, USB 포트도 있어서 꽤나 편리합니다.
다만 역시 저 그물망 시트백 포켓.. 차 가격을 생각하면 좀 아쉽긴 합니다.
다시 1열로 돌아와서 차를 운전해가며 이야기를 풀어보죠
파트들의 촉감과 디자인, 사용성이 모두 꽤 좋습니다.
매끈한 가죽 파트와 우레탄 파트의 이질감도 적은 편이고, 각 버튼들의 작동감도 매우 좋습니다.
공조기의 온도 조절은 다이얼이라 다행이지만 풍량은 터치조절.
현대가 사용하는 공조기의 AUTO 셋팅이 유럽차와는 달리 사용자가 공조기 조작을 잊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서
수동 버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LG나 삼성, 가전 에어콘은 국산이 최고인데 어째서 차량 공조기 셋팅은 아쉬움이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유럽차의 자연스러운 공조기 셋팅의 비밀을 모르겠습니다.
미션 셀렉터는 다이얼 방식. 버튼식보단 낫지만 여전히 저에겐 어색한 부분.
그래도 굉장히 예쁘게 잘 만들어져있습니다.
도어의 버튼들도 현대답게 직관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최근 유럽산 일부 차량들의 윈도우 조작 버튼이 센터콘솔로 이동하던데
그런 일 앞으로 없기를 바래봅니다.
계기판의 3D 처리는 앞서 G70에서도 적용되었지만 꽤 재미는 있습니다.
사람의 시선에 따라 명료한 이미징 처리가 되지 않아 불만도 나오긴 하지만요.
계기판 위의 붉은 점 2개가 운전자의 시야를 추적하는 센서.
GV70 스포츠 패키지를 구매하면, 위의 사진처럼 스포츠+ 모드가 활성화 됩니다.
그러나 2.5T 스마트 스트림 엔진이 실린 경우에는 차량의 방향성이 스포츠와는 거리가 있는 점을 곧 인식하게 됩니다.
물론 주행 모드를 변경하면,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어울려 컴포트 대비 확실히 단단해지고 스티어링도 좀 타이트해집니다.
주행모드 이야기 꺼낸 김에 주행 승차감에 대해 이야기하면,
애초에 “COMFORT”를 목적으로 셋팅하고 스포츠성을 보강한 타입입니다.
3.3T의 넘치는 출력이 없다면 GV70은 다소 나긋하고 조용한 주행감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편이죠.
그래서 전 4륜이 아니고 후륜을 구매한 케이스가 되겠습니다.
물론 4륜의 승차감이 묘하게 더 좋은데, 그 부분을 빼더라도 일상주행 영역에선 후륜만으로도 충분했죠.
역시 G70에서도 느꼈지만,
제네시스의 주행 방향성은 벤츠의 승차감을 타겟으로 하고,
급차선변경(소위 칼치기)가 가능한 수준 정도의 스포츠성을 가미한 셋팅으로 하는 듯 합니다.
물론 GV70이 작은 차도 아니고 미들레인지의 럭셔리 차량인만큼 자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된 성격을 편안함으로 기준을 잡고 그 위에 양념을 얹는 방식이면 충분하죠.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셋팅했구요.
물론 반대의 케이스도 있는데 그게 바로 BMW X3.
국내에 출시된 X3가 M뱃지를 달지 않으면 출력이 184PS로 좀 부족해서 아쉽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오게 되죠.
평소 주행엔 아쉬움이 없는데,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성능이 받쳐주고 미션이 똑똑하게 일해서 최대 출력에 아쉬움을 남기게 되더라구요.
어쨌든 데일리 차량으로서의 편안함과 동시에 스트레스 없는 주행을 원했던 저로서는
GV70 2.5T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편한 느낌 이외에 이 엔진이 GV70과 만나 특별한 장점도 있습니다.
시동 걸고 주행하는 동안에 조용하고, 조용하고 또 조용해요.
뭐지? 왜 때문에? 아이들링 때에 진동이 넘어오지도 않습니다.
엔진이 조용한데도 불구하고, 저 RPM 구간에서 바들거림 없이 부드럽게 주행을 전개해 줍니다.
오히려 방음 방진에 얼마나 신경썼는지 오히려 GV70이 G80 2.5T보다 조용한 거 같은데?란 생각이 들 정도더군요.
그리고 고회전 영역으로 넘어가는 과정도 확실히 이전의 현대 엔진들보다 부드러운 것 같은데,
확실히 더뉴그랜저(직전 세대)에 실린 3.3엔진보다 낫습니다.
4기통임에도 꽤나 부드럽거든요.
전체적으로 차량을 이끄는 엔진의 수행 능력은 ‘정숙함’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이게 차체의 방음 방진 역량 때문인지 엔진 자체를 잘 만든 건지 아직은 구별을 못하겠습니다.
대신 미션은 역시 2-3단 가속 영역에 불만이 좀 있습니다.
ZF미션 같은 빠릿함은 아니지만 벤츠 GLC보단 좀 나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스포츠 모드에선 다소 불만.
엔진의 회전 속도를 깨우는 것보다 미션이 받아주는데 다소 지체가 있긴 합니다.
차를 좀 몰아보면 무게 중심이 높은 것에 대비해서 좌우 롤도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X3보단 무르고, GLC보단 단단한 수준이라고 판단하시면 될 듯.
특히 현대 기아 브랜드의 SUV에서 보여주는 뾰족한 잔진동을 처리 못하는 부분도 많이 억제되어 있습니다.
확실히 제네시스 라인업으로 가면 한 등급 위의 승차감으로 넘어가긴 합니다.
앞뒤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때 꿀렁임이 잘 억제 되어 있어서 가속 주행감이 꽤나 편한 점도 있습니다.
이 부분도 거의 독일차에 근접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할 부분은 GV70이 전자제어 서스펜션이라고는 해도
범프 후 잔여 진동 제거는 독일차에 비비기는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도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국내 환경에서 대부분 잘 작동해서
정말이지 승차감 부분에선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국내 도로의 수많은 포트홀들과 방지턱엔 노이로제가 느껴질 지경이라서요.
역시 G70과 마찬가지로 3.3T 엔진을 얹은 모델에 공을 많이 들였지만
편안함과 스트레스 없는 주행의 절묘한 균형점에서 2.5T 트림도 꽤나 잘 만들어졌다라고 평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6500만원의 가격표를 단 국산 럭셔리 SUV
도심형, 그리고 온로드형 SUV이면서 편안함에 목적을 둔 차량으로 참 매력적입니다.
BMW에 X3 30i 트림(248hp)이 국내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역시 가격표를 보면 300ps를 찍고 있는 GV70의 상품성을 의심하기는 어렵습니다.
GV70의 출력값은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주행을 위한 차원이라고 보면 적합한 듯.
편안한 주행에 정점을 찍은 렉서스 NX에 비해 호쾌한 성향이고
M, AMG 뱃지에 비하면 편한 주행인 그녀이며
섹시한 외모와 주행감을 가진 F-Pace에 비해 넓이를 품고,
정말 팔방미인형이라고 정리해보겠습니다.
물론 단점은 위의 반대입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짬짜면.ㅋㅋㅋ
그러나 분명 럭셔리 카테고리에 올리기엔 충분하며,
잘 만들어진 제네시스 GV70 2.5T
나의 업무와 생활을 함께하는 섹시한 비서가 되어주길 바라며 주행기를 마칩니다.
조만간 또 만날 신차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