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바리스타, 카페 대표로 있는 사람입니다.
짱공엔 처음으로 올려보네요;;;;;
춘천에서 열심히 에스프레소 뽑고 있는 바리스타라고 하지요.ㅋ
요즘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서 카페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데,
맛을 제대로 내는 곳은 그닥 많지 않은 거 같습니다.
물론 오랫동안 커피를 연구하고 만들어오신 분들이 더 많지만, 유행을 쫓아 프랜차이즈를 내고 일반카페를 내는 현실.
평생교육원에서 출강을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창업을 생각하시고 강의를 신청하시더군요.
항상 강의 때마다 주구장창 강조하는 건 바로 '에스프레소'입니다.
에스프레소 드셔보신 분은 많겠지만, 그걸 맛있다고 느끼신 분들은 많이 없으실 거예요.
엄청 진하고 쓰고 한약같다.....라는 게 공통적인 반응입니다.
뭐 처음드신분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이게 진짜다!!!라고 반응하시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오, 생각보다 괜찮은데? 라는 반응을 느끼게 에스프레소를 만들어야만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일단 바리스타가 원두에 대한 이해나 로스팅에 대한 연구, 분쇄나 시간, 온도, 탬핑등등
스스로 연구해서 자기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곳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프랜차이즈..........ㅠㅠ
일단 로스(loss)율을 줄여야 이익이 올라가기때문에 최소한의 양을 담아 내리고
스팀도 제대로 못내는 알바생이 우유를 데우고
어떻게 부어야, 어디까지 데워야하는지 모르고 라뗴와 카푸치노를 만듭니다.
대한민국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성황을 이루는 프랜차이즈때문에 커피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되시는 분들도 많구요.
뭐 프랜차이즈를 까기 위해 글을 시작한 건 아니니 각설하고,
일단 바리스타는 가게에 들어오는 원두의 특성을 잘 알고 그에 따른 분쇄와 양을 조절하여 로스터가 원두를 볶은 의도를 잘 표현해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가게에 들어오는 원두는 예가체프가 많이 섞인 신맛과 단맛이 우수한 블랜드입니다.
이걸 제대로 에스프레소로 만드려면 약간 굵게 갈아 양을 약간 많이 받고 내려야합니다.
그래야 예가체프의 떨어지는 바디감을 보정하고 신맛과 단맛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으니까요.
이걸 알고 내리는 것과 모르고 내리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물론 가게마다 들어가는 원두는 다 다릅니다.
약한 볶음이 있고 강한 볶음이 있고 중간 볶음이 있지요.
또 블랜딩이 브라질 위주인지, 이디오피아 위주인지, 콜롬비아 위주인지 다 따져봐야합니다.
드시는 분들도 취향에 따라 어느 카페는 이런 맛이더라, 저 카페는 저런 맛이더라 하면서 슬기롭게 선택하시면 됩니다.
바리스타가 진한 걸 좋아하면 나오는 에스프레소도 쓴맛과 구수한 맛이 우수한 콩을 쓰고 더블샷까지 넣을 수 있구요,
연한 걸 좋아하면 상큼하고 단맛이 강한 원두로 리스트레토로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종종 도움이 될 만한 글 올려드리겠습니다.
p.s 부족하나마 제가 깨닫기도 하고 시행착오거치며 고생하기도 했던 일들 많이 올려드릴게요!
제가 다른 분들 보다 뛰어나다고 글 올리는 건 아니고, 그냥 커피를 먼저 시작해서 후배들이나 커피에 대해 알고 싶어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한줄기 빛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