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좋아하세요? 두번째이야기

형쥐 작성일 13.04.17 11: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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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평일 오전엔 손님이 뜸하네요ㅠ

날도 흐리고 밖엔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고, 아마 회사에서 근무하시느라 조용한 듯 하군요.

 

자, 오늘은 무슨 얘기를 할까요.....

원두 얘기를 좀 해볼까합니다.

 

얼마전까지 던킨같은 곳에서 주구장창 광고를 했던 카피는 '갓볶은 신선한 원두'였습니다.

칸타타, 아카페라, 바리스타, 카페라떼 등의 액상커피도 광고의 주내용은 신선한 원두였죠.

과연, 갓볶은 원두가 맛있을까요?

로스팅은 쉽게 비유를 하자면, 김치랑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나중에 또 글 쓰겠지만, 추출은 사골과 비교합니다ㅋ)

겉절이냐, 아님 적당히 잘 익은 거냐, 아님 묵은지냐.......

물론, 커피엔 묵은지는 없습니다. 아니, 있어도 팔면 안되죠ㅋ

 

원두를 로스팅하면 생두크기의 150%~200%정도로 팽창합니다.

세포벽이 열에 의해 깨지면서 여러 화학적인 변화를 통해 캐러멜화가 되어 갈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볶고난 원두는 공기와 만나면서 산화가 시작되는데, 이때 이산화탄소가 상당량 발생합니다.

그래서 갓볶은 원두를 밸브가 없는 봉투로 포장하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걸 볼 수 있답니다.

이때 분쇄를 하여 핸드드립으로 내려보면 분쇄된 원두가 뜨거운 물에 엄청나게 봉긋이 부풀어오릅니다.

이걸 보고, 와! 정말 신선한 갓볶은 원두구나! 하실 분들이 많지요.

하지만 막상 드셔보면 풋내와 조화되지 않은 쓴맛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이런 상태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커피도 숙성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맛도 안정되고 밸런스가 맞게 되는거죠.

숙성되는 시간은 최소 36시간 정도를 봅니다.

단맛의 최고조는 3~5일 사이, 그리고 7일~10일 후엔 산화가 다 돼버려 크레마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뭐, 어디서는 핸드드립 주문하면 바로 앞에서 수망으로 로스팅하여 바로 내려주는 곳도 있다곤 하는데,

저는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네요.

 

소고기로 유명한 집도 바로 잡은 고기를 쓰지않고 하루나 이틀 숙성시켜 육질도 부드러워지고 찰져진 걸 사용하는 것 처럼

커피 또한 맛이 부드러워지고 단맛이 최고조로 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로, 갓볶은 신선한 원두를 사용하면 맛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최고의 맛은 낼 수가 없는 것이죠.

위에 언급했던 던킨 광고의 카피는 잘못된 내용을 갖고 있는겁니다.

 

신선함의 유혹, 하지만 시간과의 타협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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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마다 다른 로스팅 포인트,

강볶음과 중볶음.......뭘 먹어야 맛있나...... 등등

세번째 이야기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첫번째 글에 많은 답글과 추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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