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집 제가 다니는 곳 세군데

귀여운배 작성일 17.02.14 19: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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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은 역시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죠.

 

비냉은 함흥을 즐기는 편이지만 역시 물냉은 평양입니다.

 

요즘은 토욜마다 촛불집회갔다가 종로3가 유진식당에서 냉면 한 그릇 때리고 들어오는 게 주말의 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다른 평양냉면집도 좀 돌아봅니다. 먼저 의정부파의 원조 평양면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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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계열은 특유의 조금 뿌려진 고춧가루가 특징입니다. 일단 다른 평양냉면집과 국물의 맛이 어떻게 다르냐 물으시면 제 혀가 그걸 구별하고 표현할 정도는 아직 못되는거 같다 말씀드리는 수밖에 없네요.

 

일단 느낌으로는 여기는 고기향이 더 많이 나는 느낌의 육수로 사용하는 고기가 지방분포가 있는 모양입니다.

 

육수는 구별하기 어렵지만 아무래도 평양냉면의 맛에 또 중요한 요소가 면 아니겠습니까?

 

세군데 중 여기 면이 제일 얇습니다. 그런데 여기 면의 특징은 마치 함흥냉면처럼 면이 끊기지가 않는 다는 것과 면을 육수에 풀어도풀어도 면끼리 풍쳐서 풀리지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메밀을 거칠게 갈아서 식감을 살리니까 표면이 거칠어지는게 매력이겠죠. 가위가 주어집니다만 저도 초짜는 아니라고 자부합니다.

 

누가 평양냉면을 가위로 잘라먹습니까. 면이 딸려오는 대로 간간히 그릇채 들고 국물을 마셔가며 뱀이 뱀 먹듯 면을 계속 끌어 올립니다. 한입 후루룩 할 때마다 감동하게 됩니다.

 

끊기지 않는 면 때문에 머리를 처박고 냉면에만 집중하다보니 드디어 완냉하게 됩니다. 왜 그렇게 개성있다고 말하냐고 물으시면 역시 제 내공으로는 설명드리기 어렵지만 굉장히 개성있는 냉면으로 평양냉면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그 원조격이 되는 이 집을 꼭 한번 방문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맞은편 전용주차장까지 주차장도 넓지만 식사시간에는 대가가 필수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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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토요일의 단촐한 행복 종로3가 낙원상가 옆의 유진식당입니다. 촛불집회에 15주차 개근하고 있지만 서울 사람이 아니어서 지하철로 한정거장 있는 종로3가에서 지방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주도 실내에 손님이 꽉차서 바깥 포장마차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그렇지 않아도 꽝손인데 더 맛없게 나왔네요. 유진식당은 이미 유명하니까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가성비 깡패의 집입니다. 저 퀄의 물냉이 단돈 7000원입니다. 설렁탕 4천원에 수육 만원이면 한접시가 수북하게 나오죠.

 

탑골 공원 주변의 나이드신 어르신들때문에 주변의 가게들이 다 가성비 깡패입니다. 무도에 나왔던 2천원짜리 송해 선생님 해장국부터 바로 뒷골목 전체가 보통 식당의 절반 가격대입니다.

 

7000원이지만 맛은 7000원이 아닙니다. 허름한 작은 가게지만 입구에 제면기와 육수틀 등 다른 만원짜리 집하고 똑같습니다. 맛 역시 가격대비 대단합니다요. 집회 추위에 떨다가 저거 하나 시켜놓고 가게 난로로 몸을 녹인 다음에 냉면이 나오면 경건하게 면을 풉니다. 여러보로 세 집 중 중간형태의 면과 육수입니다. 역시 코를 처박고 먹다가 마지막 육수를 드링킹하고 나면 커어~ 감탄사가 나옵니다. 바로 가면 추우니까 잠시 난로를 더 쬐다가 집에가서 소주를 빨아재낄 홍어무침 6천원짜리를 포장해가지고 지하철역으로 갑니다. ㄹ혜때문에 생긴 짜증이 어느나마 보상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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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냉면의 대중화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을밀대입니다. 3월부터 천원 올라서 11000원 된답니다. 그전에 언넝언넝 자주 들러야합니다. 

 

을밀대에 오면 무엇을 시키는 지에 따라 여기 단골인지 방송이나 블로그보고 들른 뜨네기인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저 냉면은 메뉴판에는 없고 거냉을 달라고 하면 주는 단골전용 얼음없는 물냉면입니다.

 

얼음이 냉면을 차갑게 해주기는 하지만 육수가 혀에 닿는 면적을 줄이고 면이 적당히 풀어지는 것을 방해해서 소위 드실 줄 아는 어르신들이 시키기 시작했다가 방송에도 나오면서 알려지게 된것이죠. 물론 저도 방송보고 두번째 방문때 거냉을 시킨다음에 처음에 몰랐던 것을 후회했습니다.

 

면이 세집 중에서 제일 굵습니다. 하지만 표면은 세집 중 가장 매끄러운 편이어서 젓가락질 몇번에 면이 육수에 풀어집니다. 한 젓가락 가득 집어서 볼이 빵빵해지도록 욱여넣습니다. 적당한 수준의 메밀반죽이 입안 가득 화악 퍼지면서 턱운동을 자극합니다. 꽉막힌 입대신 코로 흐음~ 하는 감탄사형 한숨이 저절로 나옵니다.

 

뭐랄까 평양냉면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이 처음 접하시기 가장 편안한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메밀 특유의 향이 가득하면서도 적당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면과 적당한 육수의 조화가 있는 집입니다. 본점은 주차가 불가능하고 일산점은 그나마 네대인가 주차할 수 있는 데 대부분 맞은편 현대백화점에 차를 세우고 소핑을 조금해서 주차비를 퉁치고 길건너 분점으로 걸어서 먹으러 오십니다. 하지만 주말은 백화점 주차장 자체가 헬이어서 걍 길가에 불법주차를 해야하는 데 아저씨가 봐주시긴 하는 모양인데 저는 불안해서 걍 기다려 주차했습니다.

 

을지면옥은 몽드와 님이 소개를 해주셨고 우레독도 가끔 가던 곳이었는데 아무래도 가성비에서 유진식당이 더 나으니까 요새는 안들르게 되더라고요. 들르게 되면 담에 꼭 사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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