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0일 저녁,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힘이 남았던 저는 달리기를 해 보기로 합니다.
자전거를 제법 타고 있었고, 수영도 계속했기 때문에 자신은 있었습니다. 빠르진 않아도 5km, 10km는 해 낼 것 같았거든요.
마침 일년 전에 사 놓았던 미즈노 웨이브라이더24도 신고 있었기 때문에 겁도 없이 5km를 목표로 달렸죠.
뭐 물론 완주는 했습니다만, 옷은 땀으로 젖다 못해 흘러 내릴 정도였고 숨은 넘어갈 듯 헐떡거렸습니다. 당연히 허벅지는 터질 것 같았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운동이었고, 짧은 시간에 운동효과가 크기도 하고 준비도 간편해서 해보자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달리기까지 하면 하루3종을 완성할 수 있었거든요.
그렇게 처음에는 2~3일에 한 번씩 5km를 달렸습니다.
3달 만에 처음으로 29분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날 기뻐서 인스타에 올리기도 했죠. 이 나이에도 연습을 하니 발전할 수 있다는 것에 묘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처음으로 10km를 뛰었습니다. 5km를 뛸 때만 해도 하프도 언감생심이다 싶었는데 이제 목표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슬슬 10km도 몇 번 뛰어 보다가 컨디션 좋은 날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15km까지 내달렸습니다. 이 거리를 성공하고 나니 하프가 눈 앞에 어른 거리더군요.
처음으로 하프 달린 날입니다. 달리기를 시작하고 얼추 6개월 만이군요. 기록은 뭐 보시다시피..완주에 의미가 있었죠. 이 때도 혼자 기뻐서 가족들 앞에서 막 떠들었네요.
그리고 오늘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해 보았습니다. 비록 10km 부문이고, 항상 뛰던 거리였지만 대회라는 타이틀을 달고 뛰어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처음 달리기를 했던 순간이 새삼 기억이 나더라구요.
49분대 들어오는 것이 목표였는데, 초반에 너무 뒤에서 출발하는 바람에 앞 주자들을 헤치고 나가기 어려웠어요. 여기서 시간 까 먹고, 마지막 1km 구간 코스가 좁은 소라계단 육교를 지나가면서 속도를 낼 수가 없어 아쉽게 기록경신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회에서 달리는 재미를 알아버렸네요.
피니쉬라인 통과할 때 와이프가 동영상도 찍어주고, 메달도 받았네요. 싸구려 도금 메달이지만 저에게는 정말 좋은 기념품이 될 듯 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