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녹색 그라운드
똑같은 열한명의 선수들
똑같은 붉은 색 유니폼
똑같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어느 한 쪽은 온 국민의 밤을 잊은 응원을 받지만,
어느 한 쪽은 방송중계에서조차 외면 받는
그래서 당신들이 그랬지요,
무관심의 설움을 메달로 보상받겠다고.
4년에 한번 당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
그조차 메달을 따지 않으면, 당신들의 경기가 있었는지 조차
모르는 무관심한 국민들.
그래도 당신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색깔과 갯수만을 세는 그들을 위해 사력을 다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흘리는 당신들을 보고,
저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역시 4년에 한번씩 텔레비젼 화면에 스치는 당신들의 모습을 보고서야
당신들의 존재를 기억하는 메멘토이기에.
하지만, 이 말만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당신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남자하키 선수 여러분들 여자하키 선수들 몫까지 최선을 다해
독일전에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메달을 꼭 따오십시오.
무관심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한 메달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흘린 땀의
댓가에 어울리는 메달을, 여러분 자신들을 위한 메달을.
금은동 색깔을 구분짓지 않는 메달을.
대한민국의 모든 올림픽 대표선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