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건망증(펌글)

길나그네 작성일 04.10.22 04: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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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104:+::+::+::+::+::+::+::+::+::+::+:모 잡지에 실려 있던 글을 옮긴 겁니다.. 나름대로 재미 있는 내용이라..
등장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며 제가 약간의 표현을 각색 했으나 전체 적인
내용은 원문 그대로 입니다.
우리시대 아줌마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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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이 40을 넘게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실수를 한다고 한다..
대표적인게 건망증.. 하지만 우리 엄마는 그 진행속도가 너무 빨랐으니...


엄마 : 버섯아..(이름이 왜 버섯이지?? ㅡㅡ?)
나 : 왜여?
엄마 : 엄마 핸드폰 못봤니?(오른손에 핸드폰을 들고 ㅡㅡ;)
나 : ㅡㅡ^ (조용히 말없이 엄마의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닐니리아~~~(핸펀 벨소리)-

엄마 : (화들짝 놀라며) ....... ^^;
나 : zㅡㅡz


이건 전초전이다.
그날 오후.. 친구네 집 친구네 방... 우리는 성(性)적 호기심을 발동 하던 중 이었다.

친구 : 봐라.. 이게 콘돔이라는 거다.. 첨 보는거지.. 흐흐흐...
나 : 흐흥.. 이게 콘돔이라는 거구나..
친구 : 아빠 주머니에서 찾았다..
나 : 어.. 그래.... ㅡ.ㅡ? 근데 너거 아빠 주머니에서 왜 콘돔이 나와?
친구 : ㅡㅡ;
나 : ㅡㅡ;

순간 어색한 분위기를 때맞추어 깨어주는 핸펀 벨소리..

(발신자 엄마 01x-8xx-123x)

나 : (전화를 받으며) 왜요?
엄마 : (전화건너편 목소리) 버섯아 엄마 핸드폰 못봤니? 아무리 찾아도 없다 ㅜ.ㅜ;
나, 친구 : ㅡㅡ; (엄마 지금 뭘로 전화 거시고 있는 거에요 ㅜ.ㅜ;)


그날저녁...

아빠 : 후~~~(담배연기를 길게 내 뿜으며 천장에 시선을 두고 먼 옛날을 회상한다.)
그래.. 그랬었지... 엄마는 젊었을때 어찌나 백치미가 매력이었는지...
그 바보스런 미소에 내가 더럭 안아 주고 싶었지...

(이후 아빠의 증언)


때는 자그마치 18년전.. 나의 언니가 네발로 기어 다니며 커다란 헝겊을 엉덩이에 차고
똥오줌을 못가리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손가락을 빨며 째려보던 개념없는 짓거리를
하던 나이 때로 거슬러 간다고 한다......


엄마 : 어머~~~ 언니 너무 이쁘다.. 결혼 축하해~~
이모 : 흐흐흐... 계집에 안올것 처럼 튕기더니.. 왔구나.. 여튼 고마워~
엄마 : ^^;;
이모 : (순간 엄마의 등에 업힌 외계인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이건 모냐?
엄마 : ㅡㅡ;; 언니는.. 우리딸 지혜잔아... 나 2년전에 태훈씨랑 결혼 했잔아...
이모 : 뭐??? 니가 결혼??? 그랬었니? 근데 하필이며 그 태훈이? 어머어머..
니가 뭐가 아쉽다고.니가 인물이 안되니 성격이 안되니. 왜 하필 그런 인간이랑..
(아무래도 집안 내력인듯... 우째 동생 결혼한걸 까먹지? ㅡㅡ;;;)
아빠 : 흠흠..(헛기침만 나온다..)
엄마 : 어머.. 어머.. 어...언니는 무슨...말을.. 그.. 그렇게 해...
이모 : 아직 안늦었다.. 애는 보육원에 맏기고 다시 생각해.
엄마 : ^^;; 어.. 언니 여튼 결혼 축하해...

엄마는 궁시렁 거리며 잔소리를 늘어 놓는 이모를 뒤로한채 아빠를 끌고 나왔다.

아빠 : (조용히 흰봉투에 담았던 부줏돈 2만원을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엄마 : ... 아이.. 여보 소심하게 왜 그래요..
아빠 : ㅡㅡ;
엄마 : 아마 언니가 대봉씨랑 헷갈렸나 봐요...
아빠 : ㅡㅡ;; 대봉이는 누구야?
엄마 : ..... 아.. 아하하하... ^^; 아참.. 여보 식 늦겠어요.. 들어가요..

그렇게 화려한 1라운드 뒤에 신랑(이모부)이 신부에 주둥이에 박치기를 하는 것으로
식은 마치고 모든 하객이 기다리던 피로연 자리로 2라운드가 시작 되었다.

엄마는 언니를 등에 업고 몰래 준비한 비닐 봉투에 갈비를 담느라 정신 없었고
아빠는 엄마가 말씀하신 대봉이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처가집 하객들을 상대로
도청을 시작 했다. 그렇게 10여분 후..

엄마 : 악~~~~
하객일동 : *.*?
엄마 : 이걸어째 이걸어째???
하객일동 : ㅡ.ㅡ?
엄마 : 지혜야.. 어딧니?

그렇게 엄마는 순식간에 피로연 장을 썰렁한 분위기로 몰아갔고 피로연 장을 트랙삼아
달리기를 계속 했다...

엄마 : 지혜야... ㅜ.ㅜ;; 엉엉.. 누가 우리 지혜 못 보셨나요?

엄마는 소중히 간직한 갈비 담긴 봉투도 내팽게 친채 울기 시작했다..
그때 조용히 엄마에게 다가서는 한 할머니.

할머니 : 저런.. 우째.. 알라를 잃었나 보구만...
엄마 : 네.. 방금까지 제가 데리고 있었는데..
할머니 : 쯧쯧.. 어쩌다가..
엄마 : 우리 지혜누가 데려 갔으면 어쩌죠.. ㅜ.ㅜ;
할머니 :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해야 하겠꼬만....
엄마 : ㅜ.ㅜ;
할머니 : 근데.. 등뒤에 매단건 잃어버린 아이 동생인가 보구만..
엄마 : .... ㅡㅡ;


다시 현재로...

아빠 : 후~~~(담배 연기 길게 내 뿜으며) 그때... 내가 약물치료를 좀더 심각 하게
고려 했더라면.....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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