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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꼬추미남]
1991년...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어느 날 밤...
집으로 성구네 아줌마로부터 어머니 찾는 대략 좋지않은 기운이 감
도는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그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잠시 후...
소찬휘, 김경호 듀엣 합동 4옥타브 샤우트로 놀라셨다!
" 뭐~ ?!!!!!! 그렇게 싸게 해준다구 ?!!!! "
난 내방에서 90년대 초 당시 지금의 플스만큼이나 인기절정이었던
패밀리 게임기 < 슈퍼마리오 >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안방에서 어머니의 놀란 외침소리에 깜짝 놀라,
잠시 마리오를 일시정지 시켜놓고
안방의 전화통화를 엿들었다.
흠... 뭘 싸게 해준다는 거지..... -_-+
아무래도 심히 범상치않은 전화임에 분명했다!
어머니와 성구네 아줌마 사이에
연신 의미심장한 내용들이 오가는 것 같았다.
불길한 예감이 옆구리를 드릴처럼 파고들고 있었다.
" 내일 성구랑 현무도 같이 한다구?! 정혁이.. 세준이.. 철수도~ ?!! "
성구, 현무, 정혁이....철수 ??!!
어머니 입에서 나의 절친한 동네 패거리들의 이름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뭐야?!! 그놈들이 도대체 내일 뭘 같이 한다는 거야?!!
미칠 것 같은 궁금증에 더 자세히 상황을 살피려고,
마이클잭슨 문워크 하듯
슬금슬금 안방 문앞까지 다가갔다.....
통화하시는 어머니 표정 진지한 듯 하면서도
뭔가 알 수 없는... 아무튼 껄쩍지근한 표정이었다.-_-
" 그럼~! 어릴 때 빨리 해야 좋지! 어차피 할 거 얼른 해줘야지! "
뭐가 빨리 하면 좋다는 거야?!! 어릴 때 해야 좋다구?!!
내 동네 패거리들이 내일 다 같이 한다구..?!!
흠......-_-
이...이런!!!!!
제길슨!!!!!!!!!
포... 포...... 포.......
포경이잖아!!!!!!!!!
그렇다!!
내 동네 패거리들은 대부분이 까지않은 천연 유기농 상태였다!
방금 어머니 입에서 나온 리스트들이 다 까지 않은 놈들이었다!
누가 보면 까지않은 것들끼리 어울려 다닌다고 오해할 정도로
까지않은 놈들의 빈도가 심한 집단이었다......;
" 쓰발것들...!! 포경수술이 무슨 단체관광 나들이인줄 아나!
왜 다들 단체로 까고들 지랄이야!! T 0 T "
심장소리가 귀까지 들려왔다!!
어머니가 갑자기 전혀 딴 사람처럼 느껴졌고,
난 그렇게 혐기 어려하며....
안방 문앞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그때!!
어머니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너무나도 O 형틱한 활기차고 명랑한 어조로!!
" 어~ 우리 열혈이도 당연히 해야지!
얘는 안 씻어서 특히 해야돼! 내일 같이 보낼게!! "
내일 같이 보낼게!!
같이 보낼게!!
보낼게!!
낼게!!
게!!
게
*
.
.
.
.
어머니의 ((( 내일 같이 보낼게!! ))) 라는 말이 고막을 뚫고 들어와..
소뇌, 대뇌, 중추신경을 사정없이 파괴시켰고,
소장과 대장을 스크류 드라이버 시키고 있었다....
난 급히 다시 내방으로 뛰쳐 들어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일시정지 해놓았던 슈퍼마리오를 다시 재생시켰다!!
속편한 마리오는 힘차게 거북이들을 밟으며
뭐가 그렇게 좋은 지...
파이프 위를 힘차게 뛰어 다녔다....
그순간...
등에서 식은 땀이 비오 듯 흐르고 있었다...
급기야 정신분열 증세가 찾아오고...
어이없는 웃음이 새어나왔다....
" 나 내일 ㄲ ㅏ는 거야....?!! 발라당~ 까는거야.....?!!!
아하하하~ 이렇게 세상 사는 게 즐거울 수가!!! 으허허허허~!! "
갑자기 문득 슈퍼마리오가 부럽게 느껴졌다!
동화속 같은 곳에서.. 점프해서 동전이나 따먹고...
거북이들 좀 밟고 다니다 공주나 만나고....
포경없는 세상속에 살고있는 슈퍼마리오가 미칠듯이 부러웠다!!
할 수만 있다면 TV를 북 찢고 들어가고 싶었다....
" 마리오야 ~! 내가 거북이들 다 죽이고 공주도 구하고
니 할일 다 해놓을테니까, 니가 내일 대신 까고오면 안되니~? 응~?
어우야!!*^0^* 콧수염이 매력적인 마리오! 제발~ "
하지만....
슈퍼마리오에게는 먼산에 개짓는 소리였으리라....-_-
그는 내말을 무시하 듯
얍실스럽게 파이프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그것도...
아주 쏙 ~
" 이~~~ ㄱ ㅐ... 개마리오!!!! T 0 T "
그렇게 마음의 준비도 못하고
강제로 내일 포경수술 리스트에 내가 합류하게 되었다......
그래!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이럴때일수록 침착해야돼! 정신 차리자!!
내일 포경수술은 순전히 내 의견과 인격이 무시된 어머니의 독단아닌가!
이렇게 인권을 유린당하며 강제로 까짐을 당할 순 없었다!!
난 내 뜻을 밝히기위해 어머니가 계신 안방으로 향했다.
어머니와 사생결단을 하기위해 평소보다 안방문도 세게 열었다!
안방문이 열리자마자!!
난 성대가 터져 피가 줄줄 나도록!!
미..미안하다......
좀 오버다........-_-;
난 성대가 터져 피가 줄줄 날 것같은 기분으로.......-_-;;
당당하고 힘차게 내 의사를 주장했다!!
"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죠?!
내 생각은 들어보지도 않고 엄마 맘대로 한 결정 따를 수 없습니다!!
나 내일 포경수술 절대 안받아!! 안 받는다구~!!!!!!!!! "
거침없이 열변을 토한 난!
어머니께 내 굳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어머니를 향해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나......
어머니 안방에 안계셨다...........-_-;;
어머니 화장실에서 대사를 치르고 계셨다.
난 화장실밖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며 다시 전의를 가다듬었다.
그때 물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독단의 일인자 어머니가 나오셨다.
난 어머니에게 달라붙어 강하게 수술거부를 외쳤다!!
하지만.....
어머니 아무말없이 주먹 쥐시는 거 보고.....
내방으로 들어가 책상정리를 했다.....
그것도...
아주 명랑하게 웃으며.......-_-;
참고로 그녀는 주먹쥐면 가운데 뼈가 유난히 많이 튀어나왔다.....-_-;;
그날 밤...
절망속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전 친구가 한말이 생각이 났다!
기도를 정말 진실로 간절하게 하면
신은 반드시 들어주신다고.....
반드시 응답해주신다고......
난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실오라기라도 하나 잡는 심정으로
밤새도록 정말 몸을 불태우며 간절히 기도 드렸다!!
" 오~ 주여!!! 제 꼬추를 없애주소서!! 부디 제 꼬추를 없애주소서!!
부디 없애주소서!!! 제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없애주소서......
다음 날 아침....
드디어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그 거룩한 음성을 들려주셨다......
((((((((((( 널 없애주마........ )))))))))))))
하나님께조차 외면당한 난..
동네패거리들과 도살장 돼지 끌려가 듯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가니 수많은 초등학생들이
다들 상큼발랄한 이 표정으로 ---> -_-; 으로 앉아있었다.
도살장 분위기였다.....
대기표를 받았고 내앞에 무려 100 여명이나 있었다.
장기간의 대기 시간속에 극도의 초조감이 찾아왔다.
목이 타 물마시고 쉬하고 물마시고 쉬하고...를 반복했다.
같이 간 동네 패거리들이 한두명씩 지옥같은 수술실로 들어갔고...
어찌하여 11살 어린 그들의 뒷모습에서 인생의 고뇌가 묻어나는 것일까......
아버지의 뒷모습에서 느끼는 감정 못지않게 가슴에 파동을 일으켰다.
난 일일히 그들에게 한명한명 다 인사를 해주었다.
" 잘 까라! 임마!! 넌 깔 수 있어!! "
내 차례가 점점 더 가까워오고 마지막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쉬도 마려웠지만 지금 나보다 더 떨고있을 수술의 장본인!
밑에 동생(?)놈의 수술전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고싶었기 때문이었다.
수술시간이 임박해 동생(?)을 보니,
참을 수 없는 회한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동생(?)은 평소 그 위풍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고개를 푹 숙인채 공포에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 자태가 어찌나 을씨년스러운 지......
" 형... 나 무서워.... "
" 미안하다... 끝까지 널 지켜주지 못해서... 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
" 혀.. 형..... "
" 미안해.. 널 지켜주기엔 우리 엄마 손이 너무 맵구나..... "
" 형.. 내가 어떤 모습이던 변함없이 날 사랑하는 거지..? "
" 그럼~!! 니가 어떤 모습이던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영원히 변치않아! "
" 혀... 형~!!! T 0 T "
안녕.....
너의 그 깜찍발랄했던 꼬리는....
영원히 내 마음속에 살아 숨쉴거야.....
영원히.....
" 강열혈~ !! "
" ㅇ ㅖ.. 예!! "
" 들어오세요~! "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왔고,
간호사 누나가 내 이름을 불렀다.
이제 더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난 남자다!!
난 남자답게 당당하게!!
간호사를 따라 수술실로 향했다!!!
" 강열혈!! 그쪽 화장실이야!! "
" 아... 예..예...!! "
" 어 ~?!! 얘가..! 강열혈!! 어디 가?! 거긴 주사실이야!! "
" 아... 예... 예.....!! "
" 야!! 강열혈!!!! 너 수술 안받을거야?!!! 왜 도로 앉아?!! 빨리 안 와 ~?!! "
" 아... 예.... 예...... 아하.. 아하하하...아하하..... "
그렇다...
마음만 수술실로 당당하게 향하고 있었다...
그만큼 까짐의 공포는 컸다......-_-;;
드디어 수술실안으로 들어갔다.
헉... 정육점 붉은 조명이 예상보다 더욱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고 있었다.
젠장... 혹시 까는 게 아니라 아예 짤라버리는 거 아냐...?!
수술은 여러개의 수술용 침대에서 동시다발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난 조심스럽게 침대위에 올라가 앉았다.
잠시 후 간호사 누나가 수술채비를 해오더니 나한테 벗고 누우라고 했다.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간호사 누나앞에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벗고 누웠다.
아무리 내가 어리고 간호사 누나앞이라지만,
엄마외에 여자앞에서 처음 벗는지라.....
무너지는 남자의 자존심과 수치심에
사나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 강열혈!!!! 누가 윗도리 벗고 누우래 ???!!! 이 자식아!!!!! "
결국 간호사 누나의 드센 손에 의해
삽시간에 내 츄리닝바지는 발라당 뒤집어져 무릎팍에 말려있었다.
난 천장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는 새
너무나도 절도있게 차렷자세로 누워있었다....-_-
그런데!!
막상 수술에 임하게 되니,
점차 두려움이 사라지고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체념에서 오는 평정심일까....?
마음이 잔잔하고 고요한 호수같이 편안해져 갔다.......
그래! 난 사나이다!! 포경 너 이새끼! 한번 까볼테면 까봐!
어디 니맘대로 발라당 까봐!! 어디 날 쓰러뜨려봐~! 이 자식아!!!!
까짓 거!! 훗...
난 마음을 비우고 11살이라고는 믿기 힘들정도로
침착하고 당당하게 수술에 임했다.
잠시 소독약을 가지러 갔던 간호사 누나가 약을 들고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 야!! 다리를 왜 꽈 ~~~??!!! 다리 안 풀래?!!!!
그렇게 꼬추 넣어서 감춰도 소용없어!!! 다리 안 풀어~!!!!!! "
결국 간호사 누나는 드센 손으로
스크류바처럼 꼬고 있던 내 다리를 풀고
숨어있던 동생(?)을 강제로 끌어냈다......-_-
마치 숨어있는 1인치를 찾아내 듯..........
난 그때서야 모든걸 체념하고...
두눈을 조용히 감으며 내몸을 간호사 누나에게 맡겼다......
드디어!!
포경의 서막 1장!! 소독이 시작되었다......
소독이라 그냥 시원하겠지 했지만,
예상을 훌적 뛰어넘고...
모기 물린데 피나도록 벅벅 긁은 다음,
물파스를 듬뿍 바른 듯한....
그 매섭고 쓰라린 아픔이 내몸을 조여들었다!!
간호사 누나는 내 가엾은 동생(?)의 앞뒤, 위옆, 전후, 좌우...
김에다 참기름 바르 듯
벌건 소독약을 골고루 듬뿍 발라댔다.
순간 신음소리가 탄성처럼 튀어나왔다.
으음~!!!!
" 으이구~ 얼마나 목욕을 안했음... 꼬추에서 벌레가 나온다! 벌레.... "
" ( 젠장! 그래!! 내 꼬추 파브르 박물관이다!!! ) ...... "
소독약 도배 작업이 끝나고,
간호사 누나는 고통속에 허우적대는 나에게
일말의 기다림의 시간도 주지않고
바로 이어서 마취작업에 들어갔다!
11살이 겪기엔 너무 험난한 강행군이었다!
인정사정없는 간호사 누나는 한손에 마취주사를 잡고,
다른 한손은 엄지와 검지 두손가락만으로
내 동생(?) 꼬리를 콱 움켜잡았다!!!!
그리고 하늘을 찌를 것처럼 고무줄 잡아당기 듯
쭉~~ ~ 잡아당겼다!
아주 끊어버릴 기세였다!
평소 굵고 매끄러워서 웅장하고 장엄한 고래의 형상을
하고있던 동생(?)은 간호사 손에
순간 길다랗고 간사한 꽁치가 되어있었다........*-_-*
그때였다!!
예상치 못한 공습!!!!!
간호사 누나가 들고 있던 마취주사!!
푸쉭!!.. 푸쉭!!.. 푸쉭!!.. 푸쉭!!!
갸날픈 동생(?)의 몸에 논스톱 연속 4방 꽃혔다!!
난 조용히 온몸의 기를 끓어모았다.......
그리고 천장을 향해 힘차고 박력있게 외쳤다!
" 으아아아아아 아 아 ㅇ ㅏ악!!!!!!!!!!!!!!!!!!!!!!!!!!!!!!! "
내가 심하게 고통스러워 하자,
간호사 누나는 쭉 잡아당기고 있던 동생(?)의 꼬리를 탁 놓아주었다.
순간 일시적으로 꽁치의 모습을 하고있던 동생(?)이
다시 굵고 웅장한 고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_-*
어찌나 아팠는 지...
산모가 남편의 머리끄댕이 쥐어뜯 듯,
나도 모르게 간호사 누나의 치마밑단을 한웅큼 움켜쥐고 있었다......;;
난 아픈 그 와중에 간호사 누나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치마에서 손을 뗐다.....
치마가 잔뜩 구겨져 아슬아슬 1인치는 더 올라가있었다.
간호사 누나는 잠시 말없이 구겨진 치마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가 점차 커져갔다......
그리고...
또 공습이 시작되었다!!!!!!!!
푸쉭!!.. 푸쉭!!.. 푸쉭!!.. 푸쉭!!!!
그녀 다시 동생(?)의 몸에
마취주사 일레트릭 논스톱 연속 4방을 맹렬하게 꽂아댔다!!!!
총 8방이었다!!!
그 아픔은 정말 형용할 수 없는 가공할 위력이었다!!
너무 아파 순간 쌍욕이 나왔다!
" 쓰바라바라바라 발!!!!!!!!!!!!!!!!!!!!!!!!!!!!!!!!!!!!!!!!!!!!! "
그 가공할 충격에....
순간 십이지장이 반으로 갈라지고...
오장육부의 위치가 뒤바뀌어졌다!
내장들은 서로 뒤바뀐 자리에 혼란스러워 했으리라....
" 어우~ 간! 여기 내 자리야! 너 왜 여기 있니?
야! 신장! 니 자리는 저기잖아!! 신장 너 정말 상담 좀 받아야겠다!
어머~!! 야! 뇌하수체!! 너까지 왜 그러니?!!
여긴 니가 있을 곳이 아냐!! 어우~ 캡 짱나!! "
너무 큰 아픔에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때서야 간호사 누나는 콱 움켜지고 있던 동생(?)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처음으로 누나다운 따뜻한 눈빛으로
아파하는 날 바라보았다.
오호...
" 많이 아팠지....? "
" 으..으... 으..... 예..... 이제 집에 가도 되요...? "
" 집을 왜 가?! 지금 수술하려고 마취한거야!
이제 시작인데... 어딜 가?!! 너 지금 나랑 장난 쳐~?!!"
" 차리리 아예 짜르시죠....... "
그렇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던 것이다.....
간호사 누나는 기진맥진해있는 내 동생(?)을
확인사살하 듯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튕겼다.
마취여부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둔탁한 것이 동생(?)이 완전 마취가 되어있었다.
가엾은 동생은 마취기운에 빠져
간호사가 자신을 샌드백처럼 쳐대는 것도 모르고 헤벌~ 레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드디어 의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날보며 섬뜩하게 웃었다.
-_-;;;;
이제 동생은 미끈한 고래에서...
삭막한 로케트탄이 되는 것인가!!!!!!
아! 동생...
너의 변신은 내 여린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파격적이로구나!
드디어 의사가 나타났다!
2명이었다!!
다 의사 복장이 아닌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자기들딴에는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주려는 의도인가본데...
나에겐 오히려 아주 신뢰감을 떨어 뜨리는 의상이었다.
신뢰감을 주기엔
그들의 티셔츠 줄무늬가 너무 요란찬란했다.....-_-;
아무튼 의사들이 왔으니 이제 빼도박도 못한다......
그래!!
두눈 감고 잠이나 자자!
깨어나면 다 끝나있겠지...
그래....
자자.......
그런데 그때!!
의사들이 나에게 믿을 수없는 놀라운 멘트를 날렸다!!
" 야~ 그놈 잘생겼다!! "
우오옷~!!!!!! 자... 자.....자..... 잘생겨?!!!!!!!!!!!
그 누구도 나에게 하지 않았던 말!
잘생겼다!
아부떠느라 지문이 다 지워진 사람들조차도
나에게 차마 빈말이라도 하지 못했던 그말!
잘생겼다!
외동아들인 날 끔찍히도 사랑하시는 우리 어머니!
날 위해서라면 뭐든지 헌신하시고 희생하시는 우리 어머니!
그런 그녀조차도 양심의 가책으로
우리 아들은 참 씩씩해.. 라는 말로 대신하며
차마 하지 못했던 그말!
잘생겼다!!!!!
잘생겼다는 말은
장동건, 원빈에게는
< 안녕하세요? >, < 좋은 아침입니다! > 와 같은 일상적인 말이지만,
나에게는 그리스로마신화, 박혁거세 알에서 태어난 이야기같은
전설적인 말이었다......
그런데 의사가 처음 본 나에게 그 위대한 말을 한 것이다!
믿을 수가 없었다!
두눈을 감고 있었지만 느낄수가 있었다.
분명 의사가 나에게 잘생겼다고 한 것이었다.
지난 수년간 내 얼굴에 뿌려졌던 수많은 이들의 냉시와 멸시, 냉혹한 비판론들....
그 순간 하나의 추억이 되어 주마등처럼 흐르고 있었다......
이 얼마나 성인군자와 같은 의사인가!
내 얼굴을 보고 잘생겼다고 말한다는 것은,
무보수로 노가다 한달 뛰는 거와 같은
고되고 힘겨운 일인 것이다!
흐음~ 기특한 의사 쌤~!!!♡
의사에게 감사의 표시로 윙크라도 하기위해,
자려고 감았던 두눈을 떴다!!
" 으하하하!! 아휴~ 의사 선생도 참! 제가 잘생기긴 뭘 잘 새...... "
이...이..이런!!!!
쓰발!!!!!!!!
그러면 그렇지.....
의사들은 내 얼굴이 아닌
동생(?)을 보고 잘생겼다고 한 것이었다......-_-;;
의사들은 마치 보물섬 금은보화를 발견한 것 마냥,
내 동생(?)을 둘러싸고 MBC 100분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누가 비뇨기과 의사들 아니랄까봐....
그들은 동생(?)위로 내 상반신은 안중에도 없었다......-_-;;
" 햐~ 그놈! 딱 꼬추같이 생겼네!! "
" 그러게... 우리가 꼬추하면 딱 떠올리는 전형적인 딱 그 모양이에요!! "
" 하하하!! 진짜 꼬추의 교과서다! 그놈 참 잘생겼네! "
" 예.. 수술하기 좀 아까운데요! 으흐흐흐.... "
뭐가 으흐흐흐... 야?!!!!
그렇게 탐나면 떼 가! 이자식아!!!! T 0 T
그들은 금새라도 내 동생(?)갖고
학회논문이라도 발표할 기세였다.
의사들의 표정은 저수지 낚시터에서 월척 낚은 아저씨들 표정이었다........-_-;
의사들이 하도 내 동생(?)갖고 난리오버부르스를 추자,
소독약과 마취주사로 동생(?)을
무자비하게 유린했던 간호사누나도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며 재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어느새 KBS 진품명품 스튜디오가 되어있었다......
의뢰인은 나였다...... -_-
하지만...
꼬추를 잘 볼줄 모르는 간호사 그녀는
역시나 의사들과 달리 아주 냉정한 혹평을 내렸다!
" 흠... 전 이쁜 줄 모르겠는데...
그냥 붕어가 모래판에 거꾸로 쳐박힌 거 같은데요... "
" ......-_-;; "
그리고 애꿎게 내 얼굴을 보더니
덤처럼 바로 이어지는 그녀의 혹평 연속타!!!
" 야! 넌 어린애가 무슨 주근깨가 그렇게 낫니? 어휴~ 보고 깜짝 놀랐네!! "
" ........ (누가 간호사보고 백의 천사라 했어?! 나이팅게일한테 꼬바를까부다!) "
그런데 그때!!
내 동생(?)의 매력적인 자태에 흠뻑 매료된 의사들이
그녀의 혹평에 반박했다!!
오호... 내 편을 들어주다니!!!
역시 세상은 혼자가 아니였어!!!!
아아~ 의사 쌤~♡
" 얘 꼬추 이쁜 꼬추야! 왜? 서간호사 애인 꼬추가 더 이뻐? 크크큭~!! "
" 그럼요~!! 우리 희성씨게 얼마나 이쁘..........
어..어..어머!! 선생님~!!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이쁜지 안이쁜지는 봐야 아는 거 아닌가요?
어머..!!선생님도 참!!! 어머~ 왠일이니~ !! "
아주 지랄 쌩리사이틀 디너쇼를 하는구만......-_-;
잠시후....
의사들은 동생(?)을 이리 건들여보고 저리 건들여보더니,
드디어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헉!!! 슈퍼 울트라 초긴장!!!!!!
심장소리가 귀까지 들려오고 있었다....
허리부근에 작은 커텐이 쳐지고 있었다.
내 시야에서 동생(?)의 처참한 모습을 차단하려는 그들의 배려였다.
하지만 그 커텐은 나와 동생(?)에겐 남과 북을 가르는 비극의 38선과 같았다.
" 혀.. 형~ !! "
" 도.. 동생(?) ~!! "
" 형! 우리 좋은 모습으로 만나!! 그때까지 건강하고 안녕~!!! "
" 그래!! 너도 건강하고 안녕~!!!
그.. 근데 좋은 모습일지는 모르겠다...-_-; "
극도의 긴장감과 엄습하는 공포감속에...
잠시후...
커텐 저편에서 이발소에서나 들을 수 있는
믿을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싹둑..... 싹둑..... 싹둑...... 싹둑.........
다름아닌..........
도.. 동생(?) 꼬리 자르는 소리였다!!!!
의사들은 방금전 동생(?)을 예찬하던 그들이 아니었다!
색종이 오리 듯 자르고 있었다......
쓰발놈들!! 수술하기 아깝다면서 참 잘도 자른다!!! T 0 T
슬픔과 절망속에 현실을 부정하고픈 마음에
두눈을 세게 감아버렸다.
난 그렇게 거의 반기절하 듯 잠이 들었었나 보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언가 동생(?)을 잡아 당기고 있었다.
그 탄력적 느낌에 부시시 눈을 떴다.
(((((((((( 띵~~~~~ 띵~~~~~~~ 띵~~~~~~~~~~ )))))))))))
의사가 실을 땡겨대며 마무리 매듭을 짖고 있었다.
다 끝났다는 후련함 때문일까...?
그 땡김이 그리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오호~ 그 느낌 꽤 묘한데..... +_+
수술을 다 끝낸 의사들이 손을 떼며,
또다시 동생(?)을 둘러싸고 감탄해댔다!
" 캬~!! 잘됐다!!! "
" 그러게요! 최근에 한 것중에 제일 잘된거 같은데요!! "
또다시 그들의 열띤 토론의 장이 펼쳐졌다.
역시 주제는 동생(?)이었다..... -_-;;
그중 한 의사가 말을 걸어왔다.
" 너 이름 뭐니? "
" 저.. 저요? 강열혈이요.... "
" 어~ 강열혈이! 열혈아! 니 꼬추 정말 이쁘게 됐다!!
나중에 다 아물면 친구들한테 자랑해~ !! "
" ......... "
그때 옆에 있던 다른 의사가 엄지 손가락을 내새우며 말했다.
" 열혈이는 꼬추미남이야!!
나중에 꼬추 미스터코리아 나가봐! 1등~!!"
" ......... "
그래도....
내 몸뚱아리에 이쁜 구석이 있긴 있었구나!
그래도 여기와서 처음 미남소리 들었네!
그순간....
또다시 정신분열 증세가 찾아왔고........
호탕한 웃음이 계속 흘러나왔다............
꼬추미남..... 꼬추미남......
으하하.... 으하하하...... T 0 T
간호사 누나가 아래가 뚫리고 사방으로 반창고가 붙은 종이컵으로...
동생(?)을 덮었다........ *-_-*
그리고......
내가 섹시도발적으로 양다리를 쫙 벌리고 병원밖으로 걸어나옴으로써
그날 그렇게 끔찍했던 동생(?)의 성형수술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어머니는 우리 아들 장하다며,
등을 토닥거리고 모처럼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셨다.
그리고 수술전에 수술 받는 조건으로 약속했던......
내가 사실 이것들을 땜에 그 힘겨운 고난과 역경을 버텨낸 것이지......
우후후후후후..
양념치킨..
피자..
탕수육...
게임팩 3개....
하지만.....
어디 세상사는 게 그리 호락호락하던가.........-_-;
어머니는 마치 기억상실자처럼...
위에 조건 싸그리 잃어버린 채.........
비디오집에서 김흥국 주연의 < 반달가면 >을 빌려다 주셨다.
새우깡과 함께........(-┏)
반달가면의 망또가 펄럭거릴 때마다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주방에서 일하시던 어머니!
내가 우는 걸 보시더니...
" 아니! 반달가면이 슬픈 영화였어?
김흥국 나와서 웃길 줄 알았지..호호호~ "
" ........(-┏) "
그날밤....
나도 슬펐고.....
동생(?)도 슬펐다.......
창밖에는 겨울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리고 있었다.......
< 끝 >
추천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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