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게 알고 지내는 누나와 함께
오랜만에 동네 뒷산에 등산을 갔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덥지않아 좋은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나는 이 산에서 어렸을때부터 자라온 토박이라
지리에도 익숙하고 해서 어렵지 않게 잘 올라가고 있는데
누나는 등산도 서투른데다 몸도 연약한 편이라
쩔쩔매는 모습이 참 귀여워 보였다...
왠지 그런 누나에게 장난끼가 발동하여
더욱 속도를 내어 앞장서 가기로 했다...
뒤를 돌아볼때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듯한
애처로운 눈빛으로 땀까지 흘리며 낑낑대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재미있는지 시간 가는줄 모를 정도였다...
사실 난 누나를 5개월전부터 짝사랑하고 있었다...
비가 오던 어느 여름날 비를 피해
우연히 들어간 커피샵에서 검은색 치마와
흰색 블라우스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알바생이 보였다...
난 자리를 앉는것도 잊은체 잠시 넋을 잃고 바라봤다...
그 알바생이 바로 누나였다... 누나는 나에게 새로운
하루하루를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단골에서 친한 동생이 되기까지의 시간동안
누나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라는걸 확신하게 되었다...
여태껏 그 사랑을 표현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오늘 그 기회가 왔다... 오늘 고백하지 못하면
영영 두번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것만 같아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도 침착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수십번 되내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한참을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속에 올라가다
문득 시간을 보니 벌써 세시간이 넘게
올라오고 있던것이었다...
누나가 걱정되어 뒤를 돌아보니 역시 허겁지겁
아까보다 더 아주 힘겹게 올라오고 있었다...
난 누나의 손을 잡아주며 상냥하게 말했다...
"누나 힘들지?"
그러자 누나가 대답했다...
"개새끼..."
그 후로 누나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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