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누나의 오빠입니다 .
누나는 이화여고 1학년 이고 . 저는 서울시 강서구 소재의 XX고등학교 2학년이죠 .
그래서 제가 누나의 오빠죠 .
누나는 재작년 까지만 해도 누나였는데 .
작년에는 저랑 동갑이었다가 .
올해로써 제가 오빠가 되었죠 .
누나는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
. .
. .
벌써 6년전이네요 .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였습니다 .
그 당시 한창 인기있었던 포켓몬스터 만화 3편을 .
집에서 혼자 낄낄대면서 보고 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
여름이라 창문을 열어놔서 .
복도에서 나는 소리는 다 들렸죠 . (복도식 아파트)
근데 갑자기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었습니다 .
울음소리가 점점 커지다가 .
순간 . ' 어 ???? 엄마잖아 . ' 느낌이 탁 들었습니다.
큰 이모 목소리도 들렸더군요 .
초인종을 누르고 집에 두분이 들어오시자 마자 하신 말씀은 .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
" 누나가 사고로 죽었다 . . "
엄마는 엉엉 우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
그 말은 들은 순간 .
저는 정말로 . .
태어나서 느꼈던 누나에 대한 모든것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 .
드라마나 영화 , 문학작품 따위에서나 나올만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
그 짧은 찰나에 . . 정말 수만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
분명 내가 시비걸어서 싸움이 났는데 부모님이 어린 제편을 들어줘서
누나만 혼나고 제가 약올리던 것 . .
제가 편의점에서 풍선치약을 보고 너무 먹고싶어서 슬쩍 한것을 .
누나가 이러면 안되는 거라며 손을 잡고 기도를 해주던 것 . .
알바하는 것도 아닌데 . 저에게 용돈을 꼬박꼬박 쥐어주었던 것 . .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 동화책도 읽어주던 것 .
부모님 맞벌이라 둘만 있을 때가 많은데 . 늘 그 가냘픈 손으로 밥 차려준 것 .
그래도 남동생이라고 발렌타인 때 초콜릿 챙겨주었던 것 .
이밖에 . . 모든 것들 . .
정말로 . .
겪어보신 분들만 알것같네요 .
. .
며칠 간의 장례식동안 참 많을 생각을 하였습니다 .
누나는 저보다 5살 위로 .
언제나 저를 잘 보듬어주었습니다 .
어려서 그런건지 버릇이 없었던 저는 누나에게 맨날 장난을 치고 나쁜짓을 참 많이 했죠 .
참 후회가 됩니다 .
세상에서 가장 큰 버팀목이 되었던 누나가 .
이제는 없다니 .
정말 누나에게 너무나도 미안하고 . 후회스러웠습니다 .
. .
지금은 외아들 아닌 외아들로써 살아가고 있습니다 .
외아들이라고 누군가에게 말하면 .
" 아 좋겠다. 용돈도 많이 받고, 싸울 일도 없잖아 "
사실 . 그건 맞는 말이긴 합니다 .
하지만 . 저는 . 누나, 형, 동생이랑 친하게 잘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나도 부럽고 . 그때마다 누나생각이 많이 납니다 .
여러분들 .
혹시, 요즈음 형제,자매간 사이가 좋지 않습니까 . ?
집에서 외로이 있는 저를 생각해보세요 .
누나의 영혼이 언제나 늘 저와 함께하지만 .
그 그리움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네요 .
여러분들은 .
저같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
행복이 느껴지는 그런 형제,자매지간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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