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여선배.下

금돼지79 작성일 07.04.08 00: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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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대화를 해보지 못한 후배, 겉모습은 무서워 보이고 나이들어

 보이지만 그동안 지켜 본 바로는 믿음직스럽고 듬직한 후배, 또한 

 어쩔때는 귀여워 보이는 후배, 조만간 밥이라도 한끼 같이해서 친해

 져야지....'

 

 

미연 선배는 필자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수첩에 이렇게 적어 놨었다.

 

왠지 그 글을 읽으면서 미연 선배에게 이상한 생각을 했던 자신이 한심하고

 

그녀에게 너무나 미안했었다.

 

 

".......미안해요...누나..."

 

 

누군가 나 자신을 믿어 준다는 것, 사람은 그것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런 필자를 믿고 있는 누나에게 못된 짓을 하려고 했었다니...

 

 

"정말 미안해요..."

 

 

곤히 자고 있는 누나를 바라보며 혼자 중얼 거렸다.

 

그리고 스스로가 너무 싫어서 고개를 숙였는데 이미 필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톡톡

 

 

누군가 필자의 어깨를 치고 있었다.

 

어느새 자버렸는지 눈을 떠보니 바로 옆에 미연 선배가 있었다.

 

 

"누나..일어 났어요?"

 

"어...어떻게 된거니?"

 

 

미연 선배는 정말 심각한 표정을 짓고 필자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그때서야 여기가

 

모텔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녀의 오해를 풀기 위해 설명을 시작했다.

 

 

"여기는 모텔이구요..."

 

"그래..알아..."

 

"그러니까...어떻게 된거냐면요..."

 

 

어젯밤부터 일어난 사실에 대해서 미연 선배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 했고

 

심지어 필자의 파렴치한 생각까지 솔직하게 고백했다.

 

 

"너..진짜 아무일도 없었지?"

 

"정말이예요..믿어주세요..."

 

"그래...휴...."

 

"누나 미안해요...."

 

"됐어...술 취한 나도 잘못인데...."

 

"그래도...정말 미안해요...."

 

"아냐.......그런데...너 봤니...?"

 

"켁.......조금요..(* __)"

 

 

~탁

 

 

"악...."

 

 

순간 미연 선배가 필자의 뒷통수를 쳐 버렸다.

 

 

"이건 여자로서 수치심을 준  벌이야....그리고 비밀이다...."

 

"네...그런데...제가 정말 손도 안..."

 

"됐어...나 원래 술 마시면...옷을 벗고 자거든..답답했나봐..."

 

"아 네..."

 

"그리고 정말 비밀이야!!"

 

"네..."

 

 

말을 마친 누나는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필자의 마음을 안심 시켰고 팔을

 

잡아 당기며 나가자고 했다.

 

 

"야...밥이나먹자..속도 쓰리잖아..해장국.."

 

"누나...아까 말했잖아요...지갑에서 돈 다 썼는데..모텔비로..."

 

"녀석...비상금도 있는 법이지..히힛.."

 

 

미연 선배는 자신의 청바지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 장을 꺼내어 흔들어 보였다.

 

 

"와우....대단해요..."

 

"빨리 나가자..."

 

 

모텔에서 미연 선배와 함께 나왔는데 날이 너무 밝아서 사람들이 꽤 많았고

 

우리 둘을 이상하게 쳐다 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무짓도 안했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매우 창피했다.-_-;

 

 

"좀..창피하다 그치?"

 

"네...저도요..."

 

 

귓속말을 마친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재빠른 걸음으로 모텔 주위

 

를 벗어났고 시원한 해장국집을 찾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에 모텔을 나선 두 남녀..

 

정말 아무 일도 없었지만 전보다 가까워 졌음을 그들은 느끼고 있었다.

 

 

 

[뒷 이야기]

 

 

"너 진짜 휴학 하는거야"

 

"네...수능을 한 번 다시 보려구요..."

 

"아...니가 그런 선택을 했다면 어쩔 수 없지..."

 

"아쉬워서 어쩌죠..."

 

"그래도 이왕 하는거 정말 열심히 해..."

 

"네..누나..."

 

 

그 모텔 사건 이 후 미연 선배는 밥과 술을 정말 잘 사줬고 필자를 친동생처럼

 

아꼈었다. 물론 필자 역시 친누나처럼 모셨는데..

 

그런데 필자가 다시 수능을 보기 위해 휴학을 해버려서 서로 간에 매우 아쉬워

 

했었다.

 

 

"누나 저 갈게요..."

 

"이제 보기 힘들겠네..."

 

"누나가 저 찾아오면 되죠..."

 

"그래도...내가 종종 찾아갈게...학원으로..."

 

"네..."

 

"그리고 건강해야 된다..알았지?"

 

"하하...건강은 저의 생명이죠..누나도 잘 지내세요^^"

 

 

미연 선배...

 

어쩌면 그 순간만큼은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러나 필자의 마음속에는 항상 친근하고 편했던 친누나 같은 미연선배로 남을 것이다.

 

 

...선배 고마웠어요^^;

 

 

 

[뒷 이야기2]

 

 

4년 후.

 

 

"너 이야기 들었어?..."

 

"무슨 이야기?"

 

"너 군대 갈때쯤 졸업했던 미연 선배 알지?"

 

"아...누나..."

 

"그 누나 결혼 한데...."

 

"정말이야?"

 

"응...남편이 아마 우리과 6년 선배라지...97학번인가..."

 

"아...이렇게 최고 미인을 떠나 보내는건가...."

 

"결혼식때...같이 가자...나도 갈건데..."

 

"그래 가야겠지..."

 

 

어느 날 친구에게서 들은 미연선배의 결혼 소식-_-;

 

입대 후 연락이 잘 안 되어 어떻게 사는지 매우 궁금했던 누나였는데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과 보금자리를 마련한다고 한다.-_-;

 

 

..아쉽다;;

 

 

라기 보다는 필자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지켜야 진짜 사나이' 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미연선배가 앞으로 좋은 가정을 이루길 빌어본다.

 

 

...미연 선배 행복하세요 ㅜ.ㅜ



#여러분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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