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펌]

썰렁하네 작성일 07.05.07 12: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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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우리 동네에 내가 아는 한 아저씨가


자기 집에 하수구가 막혔다면서


나에게 일손좀 도와달라고 부탁하신다.


워낙에 인자하시고 평판이 좋으신분이라


이런 자질구레한 일 한번정도는 도와주는게 예의다 싶어서


그 아저씨네 집에 들어갔다.


아저씨 : 바로 여기네...

 


힘없는 말투로 아저씨가 날 이끈 곳은 바로 화장실.


화장실 꼬락서니를 보았더니


하수구가 막혀서 온갖 똥들이 바닥에 쭈욱 깔려있는 상황.


나 : 헉....


아저씨 : 일단 여기 엎지러져 있는 똥부터 치워주겠나?


적어도 화장실 바닥에 깔린 똥이 10센치는 되보이는데


아저씨는 나더러 이걸 맨손으로 좀 치워달랜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장갑


아저씨 : 여기에 삽이 없어서.. 일단 이거라도 끼고 치우겠나..?


미안하다는 듯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에게 장갑을 건내는 그 아저씨.


그래.


똥을 만질 때의 물컹물컹한 기분이 좀 찝찝하긴 하겠지만


장갑을 끼고 똥을 만지면


손에 묻진 않겠지?


하는 생각에 역겨워진 내 속을 달래고 있는데


아저씨가 주신 장갑을 잘 보니


가죽 장갑도 아니고, 비닐 장갑도 아니고

 

면장갑이다.


졸라 통풍이 잘되고 수분흡수가 빠르다는 그 면장갑.


물론 똥도 졸라 잘 통과하겠지.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인자한 웃음


그래, 손에 똥이 묻든 말든 일단은


한시간쯤 바쁘게 뛰어 다니면서 일하다보니


대충 똥들이 바닥을 보이더라.


그때 아저씨가 부른다


아저씨 : 배고플텐데 이 김치전이라도 한조각 먹고 다시 일하지?


마침 배고팠던 참이라


졸라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다.


나 : 와하하 맛있겠다!


그랬더니

 

나에게 인자한 웃음을 지어주시며


김치전을 손으로 찢어주시는 그 아저씨.

 


나 : 저.. 아저씨 손에 똥 묻었는데 그 손으로 찢..


내 말이 차마 다 끝나기도 전에


똥들로 인해 누렇게 변한 그 손으로


내 입에 다정다감하게 김치전을 넣어주시는 그 아저씨.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냄새


아저씨가 다정다감하게 손으로 찢어 먹여주신


그 김치전을 먹고나니


왠지 입에서 똥냄새가 나는 듯 하다.


나 : 시..시..싯팔...


입에서 똥냄새가 나는 듯한 이 불쾌감에


당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있는데


그때 아저씨가 갑자기

 

아저씨 : 우욱!!


나 : 아저씨 왜그러세요?


아저씨 : 자네 입에서 똥냄새가 나!!

 

지가 똥묻은 손으로


정성스럽게 음식 먹여준건 기억 못하나?

 

아무튼


아저씨는 입에서 똥냄새가 나는 놈이랑은


더이상 함께 있기 싫다며


나를 매우 혼내신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사과


기껏 똥 치워줬더니


입에서 똥냄새 난다고 내 쫓는 아저씨를 뒤로한 채


투덜투덜 대면서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아저씨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나를 뒤에서 붙잡으신다.


아저씨 : 이..이봐.. 내가 말이 좀 심했던거 같네..

 


瀏?. 나이도 나보다 훨씬 많으신 아저씨께서 사과하시는데


내가 사과를 받아 들여야 옳은 거겠지..

 


나 : 괜찮아요 아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 : 씨팔! 말하지마! 니 입에서 똥내나!!


라고하면서 멀리 도망치시는 아저씨.


왠지모르게 화가 난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요구르트


아저씨가 이번엔 진짜진짜진짜로 미안하다면서


사과의 의미로 나에게 요구르트를 건내주신다.


아저씨 : 기껏 일도와줬는데 냄새난다고 놀려서 미안하네. 이거라도 마셔^^


졸라 인자하신 웃음으로 나를 쳐다보시는 아저씨.


그리고 나에게 작은 요구르트 하나를 건내주신다.

 

마침 목이 말랐던 터이라


고마운 마음으로 벌컥 벌컥 들이키고 나서

 

무의식적으로 요구르트 유통기한란을 보았더니


유통기한이 한달이나 지난 요구르트.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이 아저씨를 패야돼 말아야돼-_-?)

 

 

◆ 배탈


아까 아저씨가 주신 요구르트를 맛있게 먹고 나니


배가 슬슬 아?윤?시작한다.


나 : 아.. 역시 한달지난 유통기한의 위력인가..


찢어질듯이 아파오는 배를 부여잡고


집으로 달려갔다.

 

그랬더니 내 여동생이 지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와서


거실에서 신나게 낄낄대며 놀아댄다.

 


배아파서 금방이라도 쌀거같은데


한참 멋부릴 나이인 내가


저런 여고생들이 바로 화장실 앞에 있는 상황에서


시원하게 똥 쌀 수는 없을 것같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 고통


거실에 있는 내 여동생 친구들 때문에 최대한 참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배에서 똥들이 요동치는 몸부림이


예사스럽지 않은 몸부림이다.


뱃속에서 똥들이 파도타기를 즐기는 듯.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는 배를 부여잡고


할 수 없이


난 온갖 쪽을 무릅쓰고


항문을 손으로 부여잡은 채


화장실로 뛰쳐들어갔다.

 

근데 이때 내 여동생 친구들이


날 졸라 똥쟁이 취급하듯


야려본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하는건데?

 

 

◆ 변기


화장실로 들어가서


최대한 조용하게 일을 봤다.


나 : 휴우... 일단 급한 불은 껐군..^^


근데..

 


변기가 물이 안내려간다.

 


이때 밖에서 들리는 소리.

 

동생 : 오빠! 나 급해!! 빨리 나와!

 

-_-


난 도대체 어떡해야하는건데?

 

 

◆ 쪽팔림


어떻게든 변기 물을 내려볼려고


발악을 하고있는데


밖에서 자꾸 미친듯이 문을 열어달라고


외쳐대고 있는 졸라 썅콤쟁이 내동생.

 

동생 : 문열어 문!!


쾅쾅쾅


쾅쾅쾅


쾅쾅쾅


문을 힘껏 두들겨 대고 있는 동생.


그리고 팬티를 무릎까지 내린 상태에서


미친듯이


뚫어뽕으로 욜라 변기를 쑤셔대고 있는 나.

 


이때

 


쾅쾅쾅

 

쾅쾅

 

쾅 철커덕

 


화장실 문이 열리고..

 

 

 

나의 이 추잡은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이 여고생들...

 


-_-


난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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