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랑 데쎄랄 클럽에서 1년 전 만났어
서로 찍어주다 눈맞았지
근데 얼마 전 대판 했어.
구도가 어떻고 하면서 내 사진이 발로 찍은 똑딱이 수준이라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랬지
까불면 영정사진 찍어버린다고
..........
렌즈로 맞았어.
후드 금가고.......
걔가 좀 그래. 성격이 급하거등
사진도 연사로만 찍어. 한방에 세장씩.
솔직히 처음 개겼는데.......
그래도 나쁜 애는 아니야
크리스마스도 되고 해서 전화했어
카메라 안 들고 왔더라고. 화해의 메시지인거지. 나름대로.
여친이 해피피트 보자는데
내가 중천보자고 했어. 그때부터 좀 분위기가 요상~
그냥 해피피트 보는 건데 ㅠㅠ
영화 보는데 도끼눈 하고 화면만 뚫어져라 보는 거야
영화는 뭐 난 괜찮은 정도........
막판에 정우성 싸울 때는 눈 돌아가게 멋졌는데
솔직히 어둠 속에서도 그 뇬 눈 독기로 빤짝거려는 거 봤어
그때부텀 영화 보는 둥 마는 둥 했지
걔도 영화 안보는 것 같더라구.
김태희는 진짜 예쁘더궁
아... 그냥 차라리 혼자 보는 건데.
아님 나랑 취향 비슷한 친구놈들이랑.
영화보고 나오면서
‘생각 보다 갠찮네’ 딱 한마디 했지.
그 뇬 첫마디가 이래
‘니 영화 보는 수준이 다 그렇지 뭐~’
스팀 나오는 거 일단 조리개 조였어
그러더니 김태희가 어떻고 저쩌고 한참 씹는 거야
아! 한 인격체가 저렇게 다양한 레파토리로 난도질 당할 수 있구나
못 보던 사이 표현력이 더 늘었어.
혹시 여친은 김태희를 싫어하는 걸까.
그래도 영화는 영화로 봐야지.
난 최대한 침착하고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조용하게 말했지
넌 영화 보는 시각이 너무 편협해
영화를 뭐 스토리만 보냐. 종합예술 아니냐. 미술 좋더라. 색감 봐라.
사진 찍는 애가 심미안도 없냐.
딱 여기까지........
맹세컨대 몇 마디 안했어.
.......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길 가던 사람들이 다 서서 나를 보고 있더라구
내 눈앞에 왠 여자가 울고 불고 난리치는
낯선 광경이......
내가 지나가다 봤더라도
애 놓고 도망간 파렴치범 붙잡은 씨츄에이션으로 보였을 꺼야.
효도르한테 파운딩 당하는 노게이라 심정을 알 것 같았어.
이 무력감이란 ~ ㅆ ㅂ
이걸로 끝이야
지금 연락 안된지 28시간 35분 째야.
횽아들!
내가 잘못한 걸까?
어떡해야돼?
이거 다 중천 탓이야?
좀 갈챠조
나 여기서 찌질거리는 거 걔가 알면
또 눈 앞에서 스트로보 터질지도 몰라
그래도 답답한 걸 어떡해
성질이 나쁘면 이쁘지나 말지.
정말 미치겠네.
이거 작문 아니야
급하니까 이야기좀 해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