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친구들을 만나게 됐다.
웬만하면 여자친구 친구들과 안어울리는게
내 신조지만 (경험상 친해져 봤자 흉이나 보고 귀찮아 진다)
여친의 간곡한 부탁으로
모임에 나가게 됐다.
난 성격이 비교적 모난데가 없고 첨 보는 사람이라 해도
농담도 잘하고 재밌는 얘기도 잘한다.
아마 여자친구도 이런 나를 알기에 극구 날 끌고가
자랑(?)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암튼간에 그자리에 여자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 3명이
있었는데.. 전부터 이야기는 많이 들어서
첨보고도 누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중에 한명이 여자친구가 전부터 이야기해온
고등학교 때 부터 알고지낸 친군데...
좀 생각이 없더란다.. 그리고 요즘말로 된장녀..라고..
자기말로는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단다..ㅎ
서로 통성명하기 전에 첨보고도 애가 그애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난 분명히 남자한테 인기도 많고 이쁘다고 들었는데..
이쁘지도 않고 좀 뭔가 정신없어 보였다..
역시 여자들은 친하면 최하 귀엽다고 말하는게 맞긴 맞는가 보다..
암튼 초면에 그런건 중요치 않으니까.. 서로 말을 트고 술이 오갔다..
그리고 내 장기인 온갖 유머와 애드립을
가지고 안주삼아 분위기를 띄워 보려 했으나..
오직 그애만 웃질 않았다..ㅜㅜ
첨엔 자존심이 상했다.. 아...이젠 나도 안먹힐때가 온건가하고....
그래도 굴하지 않고 말을 계속했지만 오직 그 된장만 웃질않는것이다..
가만 보니... 내가 말을 하면, 옆에 친구한테 뭐라는 거냐고 물어본 뒤에
친구가 설명을 해주면 그때서야 '아~' 하는 반응이 왔다..
그렇다..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전혀 못알아 듣는 것이다..
그러다 내 말엔 전혀 관심이 없는지 자기가 산 옷과 가방 이야기를 한다..
이번에 루이00 신상품 카다로그 봤는데 완전 삘 꽂히는거 봤다는둥
자기가 아는 오빠가 자기 좋아해서 홍콩갔다가 뭘 사다 줬다는 둥
연예인 김민희가 입은 무슨 옷이 너무 이뻐서 쩐다는둥..
물론 된장한텐 남자친구는 없다고 들었다.. 내가 듣기엔 죄다 뻥 같았다.
그리고 김민희가 입은 옷을 입는다면 분명 찢어지거나
기장을 반으로 줄여야 할 형편의 싸이즈였다..
계속 맙소사라고 할만한 이야기만 했다..
군대에서 패션잡지를 많이 보았던 나지만..
그 된장이 말하는건 도대체 뭔 말인지 몰랐다..
'여자친구한테 듣던대로 구나.....'
난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옷,가방, 아는 오빠, * 앤더 씨티..
그래도 다른 여자들은 화제를 나에게 돌려 보려는 기특함을 보였지만
그 된장은 계속 그런 류의 말뿐.. 여자친구도 좀 미안해 하는 기색이었다.
그러다 그 된장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는 남자 없어요?'
기껏 한다는 소리가 남자나 하나 소개시켜 달란다..
그래도 예의상
'있죠...어떤....'
' 음 그냥....강남쪽 살고 키좀 크고여...'
다음에 할 말이 예상됐다. 분명 잘생긴 남자라고 할 꺼다.라고...
'쫌 잘생기면 좋고...(웃음)'
지도 민망한지 꼴에 웃는다..
그리고 쐐기를 박는 한마디...
'아! 차... 차있어야돼요 차"
어이가 없었다.. 정말..
물론 내 친구중에 그런 스펙을 가진 녀석은 없다...
하지만 이 된장을 골려 줘야겠단 생각을 했다..
'물론 있죠..마침 요즘 걔 만나는 사람 없는데..저랑 되게 친해요'
'진짜요?' 얼굴에 화색이 돈다..
난 이때다 싶어서 한방 날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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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걔도 얼굴 이쁘고 늘씬하고 똑똑한애 좋아해요.
하나라도 해당사항 있으면 소개 시켜 줄게요."
이날 이후 저 된장과는 앙숙이 됐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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