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인수위 시절, 대불공단에 있는 전봇대는 한동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목표를 가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지도 1주일이 지났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여건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은 것 같다.
우선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가고 있는 고유가가 세계 경제를 침체 속에 빠트리고 있고, 여기에 미국발 서프라임
사태까지 가세하여 사태 악화를 부채질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 경제는 말 그대로 대외의존형 경제이기 때문에세계 경제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의 대외여건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고 있으니 경제회복을 위한
우리의 노력도 한계가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망연자실하게 넋을 놓고 앉아만 있을 수도, 아니면 대외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가 활로를 찾아내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내야만 한다. 그리고 그 활로는 이미 우리에게
제시되어 있다. 바로 한미 FTA다.
지난 해 한미 양국은 오랜 줄다리기 끝에 합의사항을 이끌어 냈고 지금은 양국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 놓고 있다.
물론 협상내용에는 상호 불리한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에 유리한
것은 미국에 불리한 것이고, 미국에 유리한 것은 한국에 불리한 것 일테이니 말이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그만큼 관세를 줄여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는 보다 싼 가격에 좋은 품질의 물건을 살 수
있으니 기업이나 소비자 그리고 더 나아가 양국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이 FTA는 반드시 필요
하다고 본다.
그런데도 정치적 논리를 앞세운 일부 의원들 때문에 국회비준이 지연되고 있다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들이야 말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전봇대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