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밤 내가 달린 이야기

쿠라라네 작성일 08.12.09 03: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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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던 어느 계절

드높은 하늘의 위상에 감동한 데스페어와 내 친구들은 그날도 땡x이를 벗삼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_-

때는 바야흐로 1999년 고3때

장소는 바로 강당 뒷골목..


".........."

".............."


한녀석은 술이 약한지 눈동자를 뒤집은채 술을 들이키고 있다.(괴상한 녀석..-_-; 후)

우리들에게 말이라는 것은 필요가 없었다.

단지 서로의 술잔이 비는것을 확인한 후 채워주는 것이 전부였다.

정적과 침묵이 담벼락의 그림자와 어울어져 은씨년 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때 한녀석이 어눌한 발음으로 말을 꺼냈다.

"얘...들아.."

"....."


침묵..

아무도 그에게 대답하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모두들 듣고 있다고 판단한 그는 말을 이었다.


"우리.. ..가..장..먼..저 널브러린.. 사람 밟기..로..하자.."


우리들은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에 휩싸여 모두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내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점점더 취해갔다...

..

...


나는 추위를 느끼고는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내가 잠..든..건.가.."

속이 엄청 쓰리다.

술 먹었지..

그런데 이 온몸에서 지르는..-_- 비명은 무엇이지..

그런데 왜이렇게 추운건지..

시계를 보았다.

이런..밤 8시 아직 야자시간 이군..


어둡다. 그런데..-_-; 뭐지 이 냄새는?

그리고 왜이리 추운거지..

그리고 왜이렇게 온몸에 알이 배긴것처럼 뻐근하지..


좁은 밀실같은 곳이었다.

문이 있다.

문을 열었다.


안에 보이는 하얀 것들 그것은..

인간의 생리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발명되어진 기구였다.


그때


순간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공기마시기 행위가 그 기능을 상실해 버렸다.




예쁜 눈이었다.

그렇다. 여자.

예쁜 눈을 가진 여자였다.

이곳은 화장실..


그녀는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버린듯..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여..자..화..장..실..이군


내가 왜 이런곳에..


그런데.. 이상한 여자군


비명을 지르는게 일반적인 행-_-위인데 어째서 주저 앉는 것이지..



그 순간..

우측에 있던 거울이 나의 눈동자의 시신경을 타고

나의 대뇌에 깊숙히 각인된다.


[없었다]


틀림 없이 그 자리에 있어야할 교복이라는 이름의 죄수복이

있어야 할 위치에 없었다.

있는것은 팬티 한장..
(그래서 추웠군..-_-)


[있었다]


틀림없이 그 자리에 없어야할 그것이..

내 코에서는 피가 두줄로 흘러내리고 있었고..

나의 눈은 밤탱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저 어지러운 머리는 무엇인가..?

거기에 저 창백해 보이는 피부..


나는 잠시 말없이 멍하니 서있었다.

그렇다..

그렇다..

나는..

나는..

팬티만 걸친채..

코에서는 피를 질질 흘리며..

눈은 밤탱이가 되어 퍼렇게 물들이고..

추워서 창백해진 모습으로...-_-;;;;;


그리고 다시 말없이 내 앞에 주저앉아있는 여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기 위하여 손을 건네려다가 흠칫 하곤 멈추어 섯다.



-그녀의 표정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렇다.



나는..


'어두운 여자화장실에서 팬티만 입고 창백한 피부에 퍼런 눈탱이의 몰골을 하고 코에서는 피를 질질 흘리며 튀어나온 사람'

인...것이다..-_-


당신이 그 여자라면 그때 어떻게 할 것인가..-_-


나는 다시금 그 여자를 쳐다 보았다.

거의 기절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오들오들 떨고 있다.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


나 대뇌는 1초에 백만번의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 여자를 쳐다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얼굴을 그 여자 쪽으로 다가가면서.. 중얼거렸다.


"이것은 꿈이다.. 이것은 꿈이다.. 악몽이다.. 기절해라 그래야 꿈에서 깰수가 있다.."


나는 침도 질질 흘려가면서.. 코꾸녕을 벌렁 거렸고 입으로는 거친 숨소리를 마구 내댔다..-_-;;;;


"꺄아아아악!!"


하지만 내 의도와는 정반대로.-_- 여자는 비명을 지르며 화장실을 뛰쳐나갔으니..-_-


"뭐야!!"

"무슨 일이야!!"


나는 그대로 플래쉬맨으로 변신하여, 멋진 '보디가드' 팬티를 휘날리며 보이지 않는 속도로 내달렸다..-_-


"잡아라!! 저 놈 잡아라!!"

"거기서라 변x!!!"


미쳤냐 멈추면 내 인생은 그 순간 부로..-_-


슬리퍼가 날아 온다.

맞았다.

아프다.


운동화도 날아온다.

뒤통수에 정확히 명중했다.

아프다.

눈물이 나온다.

울고 싶다.

하지만 울 수는 없다.

나약해져선 안된다.

나약해지면 잡힌다.


잡히면.. 내 인생은..


내 인생은..


그날로 종치는 것이다..-_-


"우오오오오오오!"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달렸다.


도데체 어떻게 된것인지..

콧물이 나온다..

눈물도 나오려 한다..


나는 친구들과 같이 술을 먹고있었는데.. 어째서..



"헉헉헉.."


나는 숨을 고른다.


"잡아라!"

"이 자식 어디로 튄거야! 너는 저기로 너는 저기로!"


"......"


나는..

앉아 있다.

추격자와 나와의 거리는 어림잡아 2미터도 안되는 거리..

하지만.. 그들은 내 존재감을 느끼지 못한다.


완벽한 은신..


그렇다.


나는 100%의 은신을 하고있었다.
(갑자기 하루키가 생각나는 이유는-_-;)



살 아 야 하 기 때 문 에


그 누가 100%는 아름다운 것이라 했는가..

갑자기 별 상관도 없는 녀석의 입을 뽀아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_-

그들이 사라져간다.

너무 뛰었더니 눈이 침침하다.

눈에 핏발이 섰을 것이리라..-_-;


나는 숨을 새근새근 내쉬며 앉아 있다.


그리고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것을 확인 하고는 '나왔다'


-덜컹


짖은 어둠을 밀치면서 나에게 쏟아져 들어오는 은은한 빛..

순간 광명인듯 싶었다..-_-


1세제곱 미터의 좁은 공간에서 넓은 벌판으로 나온 기분은 정말로 상쾌했다.

때묻은 여러 전광판들이 알록달록한 빛을 내뿜으며 나의 탈출을 축복해준다.


-툭


쓰레기통 뚜껑이 힘없이 떨어져 내린다.


그렇다..

100%란 언제나 벽에 똥칠할 정도의 노력과 희생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_-


나는 100%의 은신을 위해..

쓰레기통에 숨은 것이다..-_-


하여튼 나는 꿈틀거리며 용을 쓰면서 부들 부들 떨면서 쓰레기통에서 기어 나왔다.

마치 엄마의 뱃속에서 힘차게 세상으로의 첫발을 디디는 아이의 모습처럼..


그때..


( -_-) (-_- )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_-) (-_-;)



또 '여자'였다..-_-


그렇다...


그..여자는..


'어두운 골목길 쓰레기통안에서 화려한 네온싸인에 휩싸이며 팬티만 입고 말라붙은 피칠
을 한채 충혈된 눈으로 꿈틀거리며 기어나오는 사람'


을.. 본 여자인 것이다..-_-

현재 시간은 으슥한 밤 11시...


(;-_-) (-_-;)

(;-_-) ( -_-)

(;-_-) ( -_)

(;-_-) (; -)


(;-_-) ┌(; -)┘ 다다다닥


발이 보이지 않는다...-_-
엄청난 속도의 달리기였다...-_-


그 여자의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째서 심술이 나는 것인가..-_-+



나는 그 여자를 따라 달렸다.

마구 달렸다.

번화가이기에 11시인데도 길가에는 사람이 많았다.

모든이의 시선이 나와 그녀에게 집중된다.

나는 외쳤다.


"거기 서라! 꽃뱀아!!" -_-;


.......


그 여자에게 아마 태어나서 가장 재수 없던 날이 아닐까 싶다..-_-



나는..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 꽃뱀녀 덕분에 수월..-_- 하게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자릴 빌어서 그녀에게 그때 감사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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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게된 사건의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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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당신들이 예상했던 대로..

데스페어는 술을 먹다가 가장 먼저 뻗어버린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나의 친우-_- 들은

넘쳐나는 우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를 밟기 시작했고..
(요즘 유행하는 노래 진달래 꽃-_-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는 얼어죽을-_-;)
(개인적으로 보컬의 목소리가 너무나 멋지다고 생각하는..-_-)


그들은..

술 취한 몽롱한 정신에..

지금 밟고 있는것이 그들의 친우인지.. 적인지..구분하지 못했던 것이다..-_-


잠시 후.. 술을 깬 그들의 눈앞에 있는 것은..

오공(우리몸의 다섯개의 구녕. 떵구녕은 제외-_-;)으로 피를 질질 흘리고 있는..

그들의 한때 친구라 불리었던..

한사람의 인간이었던 것이다.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그을의 친우를 보고 고민을 하던..


그..


개-_-좀만한 씹-_-새들은


사랑하는 친우를..-_- 여 자 화 장 실에 버린후 유유히 학교를 빠져나갔으니..-_-


거기에...

친절하게도..-_- 옷까지 벗겨주었던 것이다.


다음날..아침..


학교에는..


"크흐흐흐흑"


이라는 괴상한 웃음소리와 함께

수없는 추격전과 구타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후담


재미있는 것은 그때 내가 봤던 화장실녀가..

수능을 평소보다 이빠이 잘봤다는 것이다.


그 사건 이후로 우리 학교에는 한가지 전설이 전해져 내?윤?시작했다.


여자화장실 어딘가에 숨어있는 팬티입은 좀비(-_-)를 보면..


수능은 게임 끝난것과 다름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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