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거 황호편이 좀 약해서 막판에 손목잘림 -_- 그래서이번엔 엄선!!
삼국지연의 초반의 유명한 일화로는 왕윤이 양녀
초선을 이용하여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해 동탁을
처단하는 연환계 이야기를 들 수 있지요.
동탁은 왕윤의 집에서 초선을 데려온 뒤 엄청나게 총애했고,
여포가 은근히 눈독을 들인다는 걸 알아차린 뒤로는 더더욱
집착이 강해져서 심지어 예전에 골라 뽑아 둔 다른 미녀들을
다 멀리하고 오로지 초선만 가까이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에 동탁의 모사인 이유가 물었습니다.
"그렇게 공을 들여 가려 뽑은 미녀들을 왜 전부 내치셨습니까?"
그러자 동탁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이렇게 되받아쳤습니다.
"못생긴 것들을 내치는 것이 뭐가 나쁜가?"
이유는 전에 그렇게 공을 들여 가려 뽑은 미녀들을 도매금으로
'못생긴 것들'로 치부하는 동탁의 말에 순간 슬몃 놀랐지만, 곧
그 속을 알아채고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기왕에 가려 뽑으신 수많은 미인들을 하나같이 못생기고
추하다 하실 정도이니 태사의 그 아이에 대한 총애가 얼마나
깊은지 능히 알겠습니다."
이에 동탁도 조금 계면쩍은 생각이 들었는지 같이 웃으며 낄낄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널리 퍼지면서 후세 사람들은 어떤 대상(특히 미녀)에
너무 푹 빠져서 다른 것이 안 보일 정도가 된 것을 가리킬 때 동탁이
너무나 초선에 푹 빠져서 예전에 가려 뽑은 미녀들을 도매금으로 '못생긴
것들'로 치부했다는 이 일화에 종종 비유하였다 합니다.
이 말이 바로
하악하악(下惡何惡)
-못생긴 것을 내치는 게 뭐가 나쁜가?-
입니다.
용례
A : 그 녀석, 생긴 건 멀쩡한데 왜 아직까지 여자친구가 없지?
B : 그야 뭐 노상 '나노하쨩 하악하악' 하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절대평범지극정상인-
P.S : 물론, 진지하게 들으시면 지는겁니다.
P.S 2 : 당연히, 동탁이 정말로 저렇게 말했는지는 며느리도 모릅니다.(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