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여자친구 집에서 난감했던 사연..

pnt 작성일 09.07.29 1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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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에서 퍼왔어용~

 

 

안녕하세요.

오늘 톡에 올라왔었던...
남자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영화 한 편 찍었다는 글 보고

문득 제 생각이 나서 글 올립니다 ㅎㅎ

이야기 시작할께요 ㅎ


어언 대학교 1학년 때 무더운 여름이였죠..
드디어 방학 시작.. 대학들어와서 첫 방학이라 정말 설렜습니다 ㅎㅎ
여자친구와 저는 각자 집이 멀리 떨어져있어서 방학때는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기에 ㅎ
방학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답니다 ㅠㅠㅠ
근데 얼마후 날아든 소식... 외동인 여자친구 부모님이 5박 6일로 여행을 가신다는거죠!!
여자친구한테는 담담한 척 얘기했지만 집에서 뛰어다니면 환호성을 질렀어요 ㅋㅋㅋㅋ
드디어 여자친구 부모님이 떠나시는 그 날...
저는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여자친구네 집으로 향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하루종일 가는데.. 정말 멀더군요..;;
거의 5시간 가까이 걸렸으니까요.
드디어 도착.. 한참을 여자친구 동네를 덜아다니다가 여자친구네 집에 입성했죠...

 

뭐 도착해서 근 3일간은.....
여자친구가 밥도 해주고 ㅋㅋㅋㅋㅋㅋㅋ
음 ㅋㅋㅋㅋ
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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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4일 째 되던 날....
여자친구 침대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데 ㅋㅋㅋㅋ
여자친구가 후다닥거리면서 방으로 뛰어들어오더라구요..
보통 저도 잘 땐 누가 엎어가도 모르거든요..
그날 따라 극세사 감각을 가졌는지.. 온 털이 곤두서면서 눈이 확떠졌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방안에 붙박이장이라고 해야되나?
암튼 아파트에 보면 기본으로 갖춰져있는 장같은게 있죠?
거기를 가리키며 들어가라는거에요..
저두 눈치를 채고 제 바지며 티며 양말을 가지고 후다닥 들어갔죠..
들어가서 복화술로..

"신발 신발 신발 어떻게해...." 했는데

자기가 신발장에 넣었다고 하더라구요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장에 들어갔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5박 6일간 여행을 간다고 했던 어머님이...
아버님이 일이 생기셔서 4일째 돌아오신거에요...
순간 좌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냥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는데..

얼마나 가슴이 뛰는지... 여자친구 어머님께 들릴 듯한 느낌이였어요...

근데 부엌에서 어머님이 요리하시는 소리가 막 들리더라구요..

그리곤 제 여자친구를 부르면서 마트가서 이것저것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더라구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죠... "그래도 안들켰구나 ㅋㅋㅋㅋ" 거리면서...
근데 밥을 하시면.. 최소한 밥을 먹을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건데..

언제 밖에 나가보나 하는 좌절감에 빠져있었죠..

 

그 순간.. 분명히 여자친구는 심부름을 하러갔는데...
"나와서 밥먹어라~" 하시는거에요...
분명히 여자친구는 외동이고... 아무도 없는데..
"누구보고 밥을 먹으라는거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계속 부르시는거에요. "나와서 밥먹어~"
가만히 숨죽이고 있는데.. 아무도 없어야 할 여자친구 방에 오셔서
"나와서 밥먹어라~"라고 말씀하시는거에요.
순간 아차싶더라구요...
"아뿔사.. 들켰구나........................................허걱;;"

 

그리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왔죠.....(팬티만 입고 있었다는...)
"밥먹어"라고 어머님이 태연스럽게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ㄴ.....네......"하고 밥을 먹고 있는데..
여자친구 어머님이 얼마나 제 앞에 앉으셔서 절 빤히 쳐다보시는지...
밥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고개 푹 숙이고 밥을 먹고 있었어요..

순간 들어오는 여자친구.....
그리고 여자친구가 본 모습은... 밥을 먹고 있는 저의 모습과...
그 앞에서 절 보고계신 어머님...
여자친구 얼굴을 봤더니... 어쩌다 들켰냐고 하는 난감한 표정...
셋이서 저녁을 먹는데.... 정말 쥐죽은 듯이 조용히 밥만 먹었습니다...
밥먹고 나니까 뭘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여자친구와 방에 들어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식탁에 계속 앉아있을 수도 없고..

고맙게도 어머님이 쇼파에 앉으라고 말씀해주셔서..

편히 이야기도 나눴다는.....

 

또.. 후에 들어오신 아버님.............
덕분에 아버님하고 술한잔까지..
그리고 다음날 여자친구 부모님과 드라이브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렇게 여자친구네 집에서 5박 6일을 보낸 후
여자친구와 부모님의 배웅을  터미널까지 받은 후에야 집에 돌아왔죠.

그 이후로 여자친구 부모님이 자주 놀러오라고 하셔서..

시간이 날 때 마다 갔던거 같아요 ㅋㅋㅋ

용돈도 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시고 ㅋㅋ 지금도 생각하면 참 고마울 뿐입니다.

 

근데 그때 제가 있는지 어떻게 아셨는지 정말 의문이였어요 ㅋㅋ
신발도 치웠고 옷가지도 다 치웠는데 말이죠...
후에 물어보니 집에 들어왔는데.. 뭔가 우리집이 아닌 듯한 냄새를 맡으셨다고...
제 냄새 때문인가요 ㅠㅠㅠㅠㅠ
(여러분들도 항상 잘 씻고다니세요 ㅠㅠㅠ)

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절 혼내시지도 않고..

때리지도 않은 어머님 아버님을 생각하면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ㅎㅎㅎ

정말 대한민국의 어머님들은 감각은 뛰어나신거 같아요 ㅎㅎ
아이를 낳고나니까 정말 현명하게 행동하셨다고 생각되네요..미소

만약 제 딸이 그랬다면..... 그 녀석은 두발로 걸어나가진 못했을거라..우씨

 

음.... 눈치채셨나요 ㅋㅋㅋㅋ
네 여자친구와 6년을 사귄 후에 저희는 결혼해서

지금은 한 아이가 있는 엄마,아빠가 되었습니다.
보통 첫사랑과는 헤어진다고 말씀 하시던데...
전 첫사랑과 결혼까지 해버렸네요 ㅋㅋ

지금은 명절에 장모님, 장인어른과 웃고 떠들 수 있는 추억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아찔하네요.
암튼 형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혹시 저와 같은 경험을 하셨는데.. 넘어가신 분들?

부모님이 모르실꺼라 생각하시죠?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다 아십니다.

다 아시면서도 모르는 척 해주시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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