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취직문제를 기업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쿠라라네 작성일 09.11.03 19: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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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만약 기업의 인사담당자라고 생각해보자.
네가 뽑아야할 신입사원 인원은 5명이고, 기간은 1주일이다.
지금은 서류제출시간이 마감된 상태고, 너는 1주일 안에 5명을 뽑아야 한다.


● 사례1 : 지원자가 10명이 있다면
너는 가능한 한 서류들을 꼼꼼히 읽고, 이 사람의 장단점과 특성을 파악하고
지금 너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뭔지, 네 회사의 아쉬운게 뭔지를
잘 파악하여 5명을 뽑을 것이다.


● 사례2 : 지원자가 100명이 있다면
너도 월급받고 회사다니는 입장이니까, 귀찮고 힘들더라도 최대한 서류들을
잘 읽어보고, 최대한 공정한 선발이 되게끔 애쓸것이다.


● 사례3 : 지원자가 500명이 있다면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일의 양이 많은것은 억울해할수 없겠지만, 무엇보다
이쯤되면 지원자들 중에 그놈이 그놈인것 같은 애들이 부쩍 많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얘를 뽑았다가는, 비슷비슷한 다른놈을 왜 안뽑았느냐고 자신의
선발기준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보일것도 같다. 뭔가 객관적인 선발기준을
가지고 뽑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간단하지 않다. 힘들고 괴롭다.


● 사례4 : 지원자가 1000명이 있다면
이젠 혼자서 서류를 다 보는 수준은 확실히 넘었다. 인원까지 더 배정받아서
지원자들의 서류를 검토하는데, 나의 선발기준과 딴사람의 선발기준이 같으리란
보장은 없다. 선발이 점점 주먹구구가 되어간다는걸 느낀다. 이래서는 안될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드는데, 다른 방법은 없다.


● 사례5 : 지원자가 2000명이 있다면
각 지원자의 장단점 특징을 세세히 검토하겠다는 생각은 이미 포기했다. 다만
선발을 빨리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토익점수 순서대로 잘라버리자는
생각이 일단 든다. 우리 회사에서 일할때 영어가 필요한건 아니다. 영어 하나도 필요없다.
그러나.... 선발작업을 끝내기 위해서는 그걸 기준으로 자를수밖에 없다.
언제는 우리가 영어실력이 필요해서 토익점수를 요구했나? 영어를 열심히
공부한 놈이라면 기본적인 성실함이나 진득함이 있을거라고 대강 넘겨짚을수 있기때문에
토익점수를 요구했던거다. 그리고 이런식의 넘겨짚기를 시비거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토익점수 하나만 가지고 잘라버리면 너무 남보기에
좋지가 않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식의, 나름대로 대가리 굴린 점수환산표가 나온다.

- 출신학교 : SKY는 몇점, 인서울4년제는 몇점, 지잡대나 인서울3류는 몇점...
- 토익 : 점수를 나누어 가산점을 둔다.
- 경력 : 대강 눈으로 봐서, 우리회사에 도움되는 경험을 한적이 있으면 몇점 추가
- 자격증 : 우리가 채용시 공지한 자격증을 갖고있으면 몇점 추가


● 사례6 : 지원자가 2500명이 넘으면
서류로 지원을 받는다는 개념을 달리 해야 한다. 종이로 문서를 받지 말고
인터넷에서만 지원할수 있게 한다. 그렇게 해서 DB로 만들어진 지원자 관련
정보들을 모아 엑셀로 만든뒤, 지잡대나 인서울3류대는 엑셀로 일단 날려버리고
그 다음부터 토익이나 경력을 본다. 이렇게 하니까 일이 훨씬 쉬워지고,
무엇보다 내 업무결과의 공정성에 대해서 별로 시비거는 사람도 없다.
게다가 출신학교 좋은 사람이 능력도 대체로 좋을거라는 나의 선입견에 대해
별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다. 진작 이렇게 할걸.

 


...........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현재 취업환경은 거의 사례6 이상인 경우가 많다.
이 상황에서 지잡대를 걸르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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