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는,
저도 옆사람도 저사람도 모두가,
가만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고,
한숨 한 번 푸~욱 내쉬고
흐르는 강변을 말없이 쳐다보았습니다.
하늘에는 흰구름과 먹구름이 뒤섞여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바람은 "자식? 내 바람맛 어때?" 하며 자꾸 건듭니다.
부근의 장정들은 말없이 전방을 응시합니다.
그곳에는 녹색 옷을 입은 두 남자가 딱딱한 막대기를 쥐고
검은 글자와 그림이 그려진 종이를 가리키며
연신 의미없는 소리를 투철하게 지껄이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식상한 말들에 열정이 있어 보였는지,
말은 다르되,
저들의 머릿속에서는
저 뜨거운 막대기로 저 하얗고 보드라운 엉덩이를 쑤시는 건지도 모릅니다.
다시 한 번 한숨을 푸욱 내쉬고
하늘을 쳐다봤더니
하얀 구름이 글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곳은 x같은 곳."
어엇? 제 머리가 어떻게 됐나 하고
땅을 내려다봤더니
"예비군 훈련장"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희안합니다. 머리를 갸우뚱데며 제 말을 몰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또 그 말이 짱공유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참 희안합니다.
또, 짱공유 장정들은 말없이 실소와 함께
이 글을 쳐다봅니다.
자슥, 차라리 꼴리는 이야기라도 적어놓지. 하며.
오늘은 예비군 훈련을 받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