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 당구쳐서 개 발렸으므로 음슴체.
때는 1997년 가을임.
본좌 대학 1학년 시절임.
여름 방학에 꼬꼬마 였던 중2 여학생 과외알바하다가 과외시간 빼서 영화보여줬다는 죄목으로 짤린 후 (이상한 상상금지) 집에서 가까운 커피숍 알바를 구함.
그 시절 커피숍들은 지금처럼 원두커피(아메리카노/카라멜 마끼아또 뭐 이런거) 쳐묵하는데가 아님.
헤이즐럿/아이리쉬/파르페 이런거 쳐묵하던 때임.. 짱공형님들은 아실듯.
쫌 멋낸 기지배들은 손으로 쭈물럭거린 레몬 한조각 들어간 맛대가리 없는 코로나(맥주) 같은거 쳐묵하던 때임.
이상한게 내가 알바구해서 들어가면 있던 알바들이 다 나감..;;
사장님도 알바 뽑기가 더이상 귀찮았는지 나보고 뽑으라고함..;;
내가 대학 1학년이었으니 서빙 주방할 여행들 대학1학년 생으로 2명 뽑음..
걍 일잘하게 생긴 애들 뽑음..;; 얼굴 몸매 이딴거 안봤음.;;
각설하고.;;
가을인데 비가 존나 오는 토요일이었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남.;;;
일하던 커피숍이 미아삼거리역 번화가에 있었던 빌딩 2층이었기 땜에 주말되면 아주 그냥 바빠 뒤짐.;
비까지오니까 이건 뭐 헬임..;;
마감 시간이 밤12시였는데 보통은 11시쯤 부터 마감 핑계대고 손님을 안받음.;;
사장님은 나이가 많으신 분이었고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이라 커피숍 정산할때 빼고는 잘 안옴..;;; 거의 내가 왕임...
이날도 저녁때부터 아주 미칠정도로 손님이 많았음. 11시 넘었는데도 테이블 거의 꽉참..
11시20분쯤 되자 차츰 초조해짐. 청소하고 정산하고 할려면 시간이 좀 걸림.. 12시 넘기면 본좌는 집까지 약 4키로를 걸어가야 했음.;
12시까지는 무조껀 문닫고 나와야함.. 그래서 손님들한테 11시 30분에 마감한다고 테이블 돌면서 썰풀고 있는데..
11시 30분쯤에 어떤 여자분이 혼자 들어옴.
옷차림이 검은색 아래위 정장이고 검스를 신었음.;; 그때만해도 아무생각없이 멀쩡한 여자인줄 알았음. 나이는 한 25쯤으로 보였고.;
"손님 죄송하지만 이제 마감입니다"했더니 얼굴을 들고 대답하는데 깜놀함.
긴머리였는데 고개를 숙이고 들어와서 몰랐는데 고개를 드니까 무슨 공포영화 코스프레한것마냥 마스카라 화장 다 번져있고 비맞아서 옷도 다 젖었음. 엄청 괴기스러워 보임.. 갑자기 술냄새도 확남.;;
마감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중앙 테이블에 물을 뚝뚝흘리면서 앉음.;
그때까지만 해도 잠깐 앉아있다가 가려는줄 알았음.;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해서 일단은 그냥 내비두기로 했음.;;
난 그냥 카운터에서 하루 정산을 시작함.. 손님들은 다행히 한두팀씩 계산하고 나가기 시작하고 서빙보는 여알바가 청소시작하고 주방에 여 알바도 주방청소 시작함..;;
문제의 검은정장 여손님이 갑자기 날 부름.
다 젖어서 좀 추웠는지 약간 덜덜떠는 느낌이었음.;;
커피한잔 달라고함... 맘속으로는 아 오늘 좆됐다 싶었지만 불쌍해보여서 12시에는 나가셔야 한다고 깨알같이 말하고 커피한잔 줌..
다시 카운터로 돌아와서 정산을 시작함. 이미 11시 50분쯤 된듯.
다른 손님들은 거의 다 나가고 1테이블 정도 남았던것 같음.
왜 그런거 있잖슴? 손님이 아무도 없으면 앉아있기 민망해서라도 나가는데 1테이블이라도 있으면 마지막은 아니니까 마지막 까지 뻐기게 되는;;;
정산하면서 벌써 12시 퇴근은 물건너 갔음..;; 드디어 12시;; 주방마감 서빙도 거의 마감 했고 나만 정산중임..
버티던 1테이블 손님도 나가고 정 가운데 테이블에 검은정장입고 있는 그 문제의 여자손님 한명 남았음..;;
나빼고 다른 알바 여자애들 2명은 니가 받았으니 니가 책임지라는 눈초리로 쳐다봄..;;;
서빙하는 여자애가 카운터에 와서 속닥거림. (야! 빨리 나가라고 하든지 해바..;;) (알았어 알았어..;;)
문제의 검은정장 여자손님한테 다가가는데;;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함.;;
이게 무서운게 커피숍안에 알바세명하고 그 손님뿐인데 12시 넘어서 그 비주얼로 울기시작하는데 와 정말 말도 못하겠고 죽을 맛임..;;
난 순진한 대1이었음.;; 가다가 돌아서서 포기하고 주방알바하던 여자애랑 서빙하던 여자애랑 카운터에서 동동거리면서 지켜보기만함..;;
시켜논 커피도 한모금도 안마신것 같음.;;
마냥 울고 있음..;;
여자 알바애들도 지금 안가면 집에 가기 힘들었음.;; 지들은 나보고 저손님 책임지라고 하고 퇴근한다고함..;
둘만 있기 무서워서 잡고 싶었지만 난 명분이 없었음..;;
곧 두명다 나 빼고 퇴근함..;
원래 사장님이 와서 정산하고 그 날 수입을 가져가야 하는데 그날따라 사장님도 친구분들이랑 술먹고 일찍 뻗어서 집에 감.;;
결국은 간판불이랑 쓸데없는 불 다 끄고 그 손님과 나만 남음..;;;
쫌따 다시 쓰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