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고 와서 쓰므로 음씀체
결국 정중앙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머리 푹 수구리고 있는 검정(검은정장)손님과 나만 남음.
계속 울고 있음. 엉~엉~엉~;; 이렇게 우는게 아니라.
흐느끼는 거임.. 흑~흑.. 흑흑.. 흑흑흑...
정말 소름이 쫙 돋음.; 그래서 일부러 음악을 좀 크게 틈.. 노래도 정확히 기억남..;;
이휘재-Blessing you;;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이휘재가 불러서 그러치 노래는 괜찮음..;;
근데 이게 가사가 좀 슬픈데..;; 이 노래를 크게 트니까 검정손님이 더 울기 시작함..;
(혹시 알고 있나요~ 그대 아꼈던 마음을~) 뭐 이런 가사임..
아차 싶어서 노래를 다른걸로 바꿈..;;
그러니까 검정손님이 갑자기 웃기 시작함...;; 깔깔깔깔 대고 웃는데 ;; 카운터에 앉아있는 나는 그때부터 가슴이 컥컥컥컥 막힘..;;
무슨 여름밤 공포 모노드라마 보는 느낌이랄까...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음..;;
말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내 모습이 지금 상상해도 개 병신 같음.;;
어차피 집에 걸어가야 할거 그냥 나갈때까지 조심히나 있자 싶어서 쥐죽은 듯이 딴청피면서 음악듣는척 하면서 살펴보는데 속은 타들어감..;;
잠시 시간이 흘렀음...;; 그때는 삐삐시절이라 괜히 카운터 전화기 들고 음성메시지 확인하는 척하고 그랬던거 같음..;;
살짝 보니까 고개를 이제 테이블 밑에 쳐박은것 처럼 보임..;;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카운터까지 술냄새가 나는듯했음..;; 딱 보니까 울다 웃다 지쳐서 이제 잠든 것 처럼 보임..;;
생각해보셈.. 긴생머리.; 검은 정장 검은 스타킹. 나무테이블 나무의자 테이블 위로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의자에서 푹 수구리고 자는 여자를..;;;
잠시 멘붕이 옴.. 어찌 해야할지 도저히 감이 안옴..;;
사장님한테 전화함..;; 나에게는 구세주가 필요했음.. 이미 1시도 넘었던거 같음...
역시나 사장은 전화를 안받음..;; 난 결단을 내려야 했음...
저 여자를 깨워서 보내야 겠다. 생각하고 일어나서 그쪽으로 걸어가는데....
분명히 수구린 자세로 어퍼져 있었는데.. 쓰윽~ 일어나는 거임.;;
개깜놀함..
난 분명히 조용히 걸어갔던거 같은데 가는 도중에 소리없이 일어나니까 이건 뭐 이미 공포체험임...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있는데..
일어나서 내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옴.. 엄청 조용한데 구두소리가 뚜벅뚜벅나니까 그자리에서 얼어붙은 것 마냥 가만히 서있었음..;
내 앞으로 오더니..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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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누고 와서 다시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