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사단 수색대에 가고 처음만난 간부가 행보관님 이었습니다.
자기 몇살 처럼 보이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정말 객관적으로 마흔초반쯤되어보인다고 했습니다.
(당시 군 계급에 대해서 잘 모르고 상사가 어느정도 짬밥인지도 모를때..)
나중에 알고보니 서른중반쯤이시더라구요. 많이 고생하신거 같았습니다.
할려는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제가 군간부를 얼마 만나보지 못했지만 이분은 정말 카리스마가 넘치시는 분이었던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인가.. 마음의편지 라는걸 대대장님한테 써서 보냈는데, 대충 눈치있으면 (저희는 독립중대)
중대내에서 해결할 사항이 있는데도
"아침에 계란후라이가 안 나옵니다." 이런걸 써서 보내는 애들도 있더라구요
어느날 이게 한번 일이 터졌는데, x소대 후임중한명이 자기네 소대 세탁기가 고장났다고 그걸 마음의편지에
썼나봅니다. 아니 그런건 자기소대 부사관이나 간부에게 말해도 조치해줄수있는건데 왜 굳이 대대장님이 직통으로 보는
마음의 편지에다가 썼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날 행보관님이 대대장님에게 깨지신거 같습니다. 그리고 대대장님이 복귀하신뒤
작전나간애들빼고 전중대원 (계원, 취사병모두) 연병장에 집합시키시더니
그 문제의 세탁기를 연병장 상단에 가져다 놓으시고는
망치하나로 장병들이 보는 앞에서 박살을 내셨습니다. 산산조각..
얼차려는 안 주셨는데..
남자새끼들이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하면되지 대대장한테 말하냐면서 앞으론 이런일 없도록하자. 끝.
그 후론 마음의편지에서 이상한? 얘기들이 나오지 않았던거 같습니다.
참고로 계란후라이 얘기가 있은뒤 며칠동안은 주구장창 계란후라이가 나오더라구요.
독립중대로 고립(?) 되어 지내니 식단에 없는것도 다 같이 잘 해먹고 그랬던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