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박근혜의 '카트리나 모멘트'?
[기자의 눈] 총리는 없고, 부총리 출장, 대통령은 지방, 정무수석은 공석박세열 기자2015.06.02 18:03:25
박근혜 대통령은 2일 낮 시간 대부분을 전라남도 여수에서 보냈다. 재벌 기업이 후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축사를 했다. 국무총리의 공석 일수는 이제 세는 것도 지친다. 총리 직무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해외 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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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4월 29일, 국내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 고건 당시 국무총리는 다음날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사스 관련자의 격리, 치료를 위해 사스 집단치료 전담병원 및 연수시설 등 공공시설을 이용한 격리시설을 시도마다 1개씩 조속한 시일내에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2015년 5월 11일, 첫 환자에게서 메르스 증상이 나타난 뒤 5월 20일 확진 때까지 정부는 손을 놓았다. 열흘 동안 격리 조치조차 없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2명이 사망하고, 3차 감염자 2명이 확인됐다. 감염성 질병 문제에 있어 초동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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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들 부시' 대통령이 9.11사태 관련 대응으로 인기를 구가하다 몰락한 계기는, 야당과의 싸움에 졌기 때문도, 정치를 못했기 때문도 아니었다. 카트리나 참사라는 '외생 변수' 앞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무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에게 메르스 사태는, 부시의 '카트리나 모멘트'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박근혜 정부의 몰락이 두려운 이유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유권자가 받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부디 지금이라도 메르스 문제를 공무원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스스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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