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자영업자로서 느끼는 생각 몇가지 적어봅니다

뽄야 작성일 15.09.10 00:31:13
댓글 9조회 8,716추천 23

안녕하세요 짱공 여러분

 

자영업을 하고 있는 뽄야 상사입니다.

 

방금 전 KBS2 에서 자영업자 300만 시대 관련된 다큐를 보고 나니 우울하기도 하고 해서 몇자 적어봅니다.

 

(술을 먹어서 우울함이 배가 된건 비밀입니다)

 

자영업자 300만이라면 대한민국이 5천만명 이니깐 대략 16-17명 중에 한명이 자영업자이며

 

자영업자가 부양하고 있는 가족이 3-4명이라면

 

국민 5가족 중 1가족은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쓰고 보니 조금 황당할 정도로 많은데 제가 바보라서 그런건지 정말로 많은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댓글 좀)

 

너무 감상에 젖어 글을 쓰면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 같아 일단 맛보기로(?) 재밌는 글을 적어볼까요?

 

방금 본 다큐 막판에 처음으로 장사 오픈하는 어떤 두 아주머니 영상이 나왔습니다.

 

동업으로 일하는 거였는데 그 중 한 분은 뷔페에서 20년 가까이 일하셨고 나름 음식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호텔 조리학과 나온 젊은 아이들한테 떠밀려 퇴직을 하고 가게를 창업한 분이셨습니다.

 

장사 준비가 미흡하여 오픈 첫날에 간판도 달지 못하고 영업을 하는 대참사(?)가 있었지만

 

호일에 포장한 시루떡을 동네 가게 사장님들께 돌리며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근데 아주머니... 요즘 사람들 시루떡보단 꿀떡 돌려야 좋아해요...ㅡㅜ)

 

솔직히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찾아가서 떡 돌리는 모습만 봐도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저도 대단합니다...... 죄송합니다....ㅜ 왜 자꾸 뻘소리가... 술 탓입니다)

 

영업이 효과가 있었는지 점심시간부터 전화벨이 울리고 바삐 음식을 지지고 볶고 배달도 열심히 하십니다.

 

저녁엔 동창들이 찾아와 매상도 꽤 올려주는 모습에 보는 저조차 아빠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그렇게 정신 없이 바빴던 하루가 지나가고 매상을 계산해보니 60만원이 나왔습니다.

 

아주머니 한 분 왈

 

"그래도 저녁에 내 동창들이 찾아와서 이 정도라도 나왔지 안 그러면 힘들었어..."

 

"우리 일당은 나왔네."

 

그러면서 내일을 기약하며 가게 불을 끄고 퇴근하는 영상이 흘렀습니다.

 

아마 자영업에 관심있는 분들은 

 

"오 매출 60만원이면 나쁘진 않네. 근데 일당 나왔다는 건 얼마나 벌었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실 겁니다.

 

제가 사설 없이 말씀드릴게용

 

저분들 오늘 두당 9만원 정도 벌으셨습니다.

 

그러니 일당 나왔네 하는 말씀이 나오신거죠.

 

"오, 뽄야님! 대단해요! 어떻게 그런 계산이 바로 나오죠?"

 

후훗, 궁금하시다면 알려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아... 아니 이런 개드립이... 이건 술탓이다... 키... 키보ㅡㄷ가 마름이ㅏㅓ안 드리아멀)

 

매출 60만원 구성 비율 - 재료비 33프로 월세 인건비 수도세 관리비 전기세 기타 등등 33프로 나머지가 순수입입니다.

 

요식업 쪽은 대략 이런 비율 - 3대 3대 3으로 생각하시면 쉽겠습니다.

 

그럼 매출이 두 배- 120만원이 된다면 두 당 수입이 18만원이 되느냐?

 

하시면 사실 그건 아닙니다.

 

매출이 두 배가 된다면 재료비도 두 배가 되겠지만 

 

(사실 식재료를 마니 사면 박리다매 원칙에 따라 재료비가 약간 더 낮아지는 마법이 일어나지만...)

 

월세를 비롯한 수많은 지출금이 고정 혹은 약간 만 더 늘어나게 되므로 업주의 순수입은 2배가 아니라

 

3-4배 혹은 그 이상도 될 수 있게 되겠지요.

 

여기까지 써 놓고 보자면 저 아주머니 2분이 앞으로 참 해피한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하지만...

 

정말로 그렇다면 왜 요식업이 레드오션이란 말을 듣겠시유? ㅜ ㅜ

 

반대로 예를 들어보면 감이 확 오실 겁니당

 

매출 60만원에서 30만으로 폭락할 시 

 

30만원 - 재료비 10만원 - 월세 및 기타 20만원 (월세는 고정이며 기타 나머지도 매출과 관계없이 필요비는 동등하게 발생)

= 업주수입 = 0만원....0만원??? 나니????

 

매출은 반으로 줄었지만 12시간 동안 주거랏~하고 일한 아주머니 두 분은 순수입이 0이 되는 마법....

 

매출이 두 배가 되면 순수입이 두 배이상 뻥튀기 되지만 

 

매출이 반토막이 되면 0만원이 되는 불편한 마법이 일어납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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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맛보기로 적어보았습니다.

 

그 다음 제가 적어보고 싶은 게 권리금에 관한 것입니다.

 

한 번에 길게 적어보려다가 너무 길면 좀 그럴 것 같아 이만 줄입니다.

 

반응이 좋으면 자영업자 시리즈로 글 적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이만 좋은 밤 되세요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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