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짱공 식구분들.
뽄야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늦은 만큼 바로 본론 들어갑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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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안심하긴 이르다 생각하신 우리 싸장님.
중개인에게 연락해서 다음날 바로 가게를 방문할 것이라 통보합니다.
"암, 내 가겐데 내가 제대로 확인해야지!"
굳게 마음을 먹고 다음날 중개인과 동행하여 가게를 방문합니다.
"험험, 반갑습니다."
어색하게 헛기침을 뱉으며 인사를 하자 가게 싸모가 웃으며 뼈있는 말을 던집니다.
"아휴~ 뭘 이렇게 와서 그래요~. 뭐 오신 김에 마음껏 둘러보세요."
그 말이 생선가시처럼 목에 걸린 우리 싸장님.
그래도 꿋꿋하게 이리저리 가게를 훑어봅니다.
테이블도 손가락으로 쓸어보고 직원아줌마들한테 까닥 목인사도 해보고
한쪽에 놓인 인조나무도 한 번 쓰담쓰담해보고....
그래도 뒤에서 요리조리 따라다니는 가게 싸모 때문에 영~ 불편합니다.
에이~ 모르겠다. 내가 봐서 아냐!
싶은 우리 싸장님 카운터 가까운 테이블에 앉아서 어서 빨리 손님들이 들어오길 목빠지게 기다려봅니다.
"아이구~ 오시느라 고생하셨죠? 목도 타실 텐데 이거라도 드세요."
구원투수처럼 등장한 남자 가게 사장님이 시원한 음료수를 건네줍니다.
생전 처음조는 남성이 연배가 비슷하단 이유만으로 이렇게 반갑다니 참 모를일입니다.
사장이랑 중개인이랑 셋이 별 의미 없는 잡담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서서히 손님들이 몰려옵니다.
대놓고 뚫어지게 보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 조심스럽게 흘깃흘깃 봅니다.
'오오.... 역시 많이 오는 구만...'
중개인이 엊그저께 있었던 손흥민 데뷔전 얘기가 흥미진진해서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도중에 주인 싸모가
"이걸로 식판 400개 나갔어요."
하고 알려주었기에 그런갑다 합니다.
손님 수를 하나하나 세보진 않았지만 (흥민이 애기에 정신 팔린 것도 있고 대놓고 보기 그래서 그런 것도 있고)
대충 아줌마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거 괜찮은 자린데 왜 내 놓는 겁니까?"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질문에 남자 싸장 하는 말이
얼마전에 사고를 당해서 다리에 철심을 박아넣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아파서 이젠 카운터 보는 것마저 힘들기 때문에 처분하고 귀농할 거라 합니다.
그러면서 바지를 걷어서 철심 박아 놓은 것도 보여주는데 이거 참 마음이 짠하며
권리금을 너무 깎은 게 아닌가 하는 측은지심도 느껴지지만
뭐 내가 깎은 게 아니라 중개인이 깎은 거기 때문에 내 잘못은 별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에 450개 정도 나왔네요."
싸모 말로는 저녁에 또 150개 정도 나오기 떄문에 일일 식수가 600명 정도 나온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확인했다고 생각한 우리 싸장님.
"오늘 잘보고 갑니다."
저녁 시간까지 또 몇 시간이 걸릴 텐데 더 이상 있기도 민망하여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잘 보고 왔어?"
"응, 점심 시간에 가봤는데 확실이 줄도 많이 서고 괜찮더라고."
드디어 불안함이 가신 우리 싸장님.
"여보 우리 가게 하면 앞으로 많이 바쁠텐데... 기분 전환하러 한 번 가볼까?"
"어머~ 그래요. 몇 년 동안 고생할 텐데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해외로 가봐요."
가게 인수인계 받기로 한 날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기분 전환도 하고 사기 충천도 할 겸
부부는 사이좋게 9박 10일로 해외여행을 다녀옵니다.
"자! 기분 좋게 다녀왔으니깐 인제 장사 시작해야지! 여보 화이팅!"
두근두근두근.
드디어 가게를 인수받기로 한 날.
영업이 끝날 시간에 오라는 말에 시간을 맞추어 가게를 갔더니
전 사장 부부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양파, 쌀, 대파, 고추장, 된장 그 외 이런저런 것들... 식료품들을 죄다 나르고 있네요.
"아니 이것들 전부 가져가시나요?"
의아해 묻자 사장 싸모는
"네 저희도 귀농하면 다 먹고 살아야 되잖아요."
음 막연하게 덤으로 주는 건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군... 하긴 저것도 다 돈이니...
알뜰살뜰하게 전부 다 챙긴 전주인부부와 작별하고
드디어 내 직원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직원은 전부 셋. 죄다 아줌마. 근데 희한하게 죄다 조선족입니다.
밖에는 취업난이라고 난리인데 여기 바닥은 그게 아닌가 봅니다. (그래도 한국말은 다 잘하고 잘 알아듣습니다)
이전 사장이랑 월급은 똑같이 하는 걸로 하고 오늘은 토요일이니 월요일 출근하는 걸로 합니다.
(싸장이 인수한 가게는 구내식당이라 일요일은 쉽니다)
참모라는 사람이 듬직해서 자기가 알아서 메뉴짜고 음식 다할테니 나는 카운터에서 돈만 받으면 된다고 합니다.
참 기분이 좋습니다.
설렘과 떨렘을 가슴에 안고 일요일을 경건하게 보내고 월요일을 맞습니다.
잠이 안와 와이프와 함께 아침 일찍 가게로 나가 탁자랑 바닥을 쓸고 닦아 봅니다.
(와이프는 냉장고를 열었다 닫기를 반복합니다)
근데 그거 빼고 나니 할일이 없어 티비를 켜고 뉴스를 봅니다.
금방 직원들이 들어와 인사를 하고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아내가 살며시 주방으로 끼어들어갑니다.
할일이 없어진 나는 방금 밖은 테이블을 다시 닦느냐 마느냐를 두고 고민합니다.
잠시 후에 와이프가 홀로 나옵니다.
왜 나오냐고 하니 주방장이 걸거치니깐 차라리 밖의 일을 도우라고 해서 나왔답니다.
근데 여기도 할 일이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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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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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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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2시까지 거진 4시간을 둘이 티비만 봅니다.
그러는 동안 주방에서 음식이 나와 배식대를 채웁니다.
슬슬 카운터로 가서 돈 받을 아니 손님받을 준비를 합니다.
"어 주인이 바뀌었나봐요?"
"아이고 네 오늘부로 바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가끔 알아보는 손님한테 나름 친절히 인사드립니다.
사람은 둘인데 카운터는 하나라 있을 곳이 없어진 아내는 뭐라 돕겠다고 다시 주방에 들어갔다 얼마 안되 나오고
(쫓겨난 것 같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른체 한 손에 행주를 들고 이리저리 홀을 돌아다니는데
내가 봐도 내 와이프가 주인인지 손님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손님도 이상하게 여기는 눈칩니다)
나름 바쁜 1시간의 점심시간이 끝나고 아주머니들이 뒷정리를 합니다
또 한 시간이 지나자 닦여진 식기들이 테이블 위로 이동합니다.
그걸 보니 퍼뜩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여보 우리 점심에 몇 명이나 왔는지 세어볼까?"
"그럴까요?"
와이프랑 같이 하나하나 식판을 세어봅니다.
저번에 방문 했을 떄랑 얼추 비슷하게 손님이 온 것 같으니 적어도 400명은 왔겠지?
"여보... 저번에 왔을 때 450명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어? 어... 그런데...."
"근데 왜 오늘은 250명 정도 밖에 안 왔죠?"
내가 귀신에 씌인 건지 아무리 세어봐도 250개가 맞습니다.
저번에 왔을 떈 분명 이거 두 배인 450개였는데...
"아줌마!! 오늘 손님이 평소보다 덜 온 것 같은데...?"
화가 나서 소리를 버럭 지르자 돌아오는 주방장이 삐친 말투로 외칩니다.
"아녀요, 평소만큼 왔어요."
뭐???
이게???????
250명이??????????????
갑자기 머릿 속에서 뭔가 툭 하고 끊어지는게 느껴집니다.
바로 핸드폰을 꺼내서 전주인에게 겁니다.
'전원이 꺼져있사오니 소리샘으로...."
"씨~빠알!!!!"
버럭하며 핸드폰을 집어던지려다 가까스로 이성을 잡고 중개인에게 전화를 겁니다.
뚜르르르르....
"네 김ㅇㅇ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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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다음편으로 뵙겠습니다. 헤헤....
참고로 뭐 이런 현실성 없는 얘기가 다 있어? 하시겠지만....
이 소설의 80%는 제 경험담입니다.....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