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여고생들과의 썰.-4

소년실업 작성일 17.06.17 01:20:07
댓글 13조회 9,742추천 36

지금 시간이 10시 29분 이네요 ㅎ 일 하고 운동하고 왔더니 시간이 조금 지체 되었습니다.

 

글을 잘쓴다고 칭찬해 주시니... 오늘 일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재밌게 쓸수 있을까??

하고 하루종일 고민만 했네요 ㅎ 관심 가져 주셔거 감사합니다.

 

 

 

 

 

 

 

2박3일간의 부산휴가.

 

마지막밤을 푹 자고 일어나니 친구들은 일어나 샤워하고 있고 한명은 씻지도 않은채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습니다.

 

야! 니들..

 

와?

 

우짤끼고??

 

뭐?

 

쟤네들.....그냥 갈수 있겠나? 우리

 

............

 

똘기 있는 그친구 계속 휴대폰만 보고 있습니다.

 

......문득 제 가 생각한게 궁금하여 말을 걸었죠

 

...내 생각한게.. 그냥 조그만 플랜트 업체에 자재 정리하고 먼지쓸고 청소하는거 하면 그냥 알바보다 낫다 아이가?

 

. 그 친구는 말이 없습니다.

 

.......말이없노? 말해봐라 산삼보다 좋다는 고삼이라매??

 

아 xx놈아 니가 구라치는줄 알고 드립날린거지 그냥.

 

ㅋㅋㅋ 그냥 늬들 생각이 궁금하다 어떻노 내 생각이

 

.....숙식 해결은 우짤라고?

 

내 아는 행님 중에 기숙사랑 숙식 제공해주는 회사다니고 있는 사람있다.

 

.... 정규직이가?

 

야 우리 노가다(용접, 제관)에서 정규 비정규가 어딨노? 기술로 먹고 사는데..

 

아니 xx아 기술직이 아니라 그냥 청소하는 아줌마 같은 사람들한테 기숙사 제공하겠냐고?

더구나 아들 저리 어린데 당연히 의심부터 하지 ..그리고 그것도 쟤네들한테 얘기 해봤나?

 

............

 

..아차 싶었습니다..어제 ..이슬이 마법걸린 것 때문에 당황해서 아무 생각도 못했습니다.

 

..니가 아무리 좋은 생각해도 쟤네들 생각이 어떤지 물어봐야지.

 

.....맞다...글치.

 

그때 샤워하던 친구가 나오더군요.. 그리고 나오자 마자 하는 말이

 

야 차라리 우리 회사에 들어오라 해라 안그래도 요즘 현장 더러워 져서 청소하는 아줌마들 부른다 카던데.

 

어? 진짜?

 

어 현장 사람들 몰래 담배피고 버리고 음료수 마시고 버리고 쓰레기 넘치는데 주의줘도 안되니까 상무가 빡쳐서 그냥 아줌마 더 구하라고 했거든. 어차피 용역 업체에서 오는 듯 했는데..차라리 내가 미리 말하면 용역 업체에 수수료 안내고 괜찮다 아이가?

 

오!...그거 괜찮네.

 

어차피 여기 저기 일반적인 알바 해봤자 기본 시급밖에 못받을거 아이가 차라리 우리한테 오면 기본 일당은 받을테니까 다른 알바할거보다는 낫지.

 

....저랑 생각이 똑같았습니다..

 

괜히 아는형님께 전화할 필요가 없었네요... 저희중에 가장 엘리트 출신 다웠습니다.

 

그거 확실하게 해줄수 있나?

모르겠다 결정은 내가 하는게 아니니까.

 

다만 내가 최대한 입김 넣어봐야지. 그리고 쟤네들도 열심히 해줘야 하고. 일은 어렵지 않을거다. 그냥 쓰레기통 끌고 다니면서 청소하고 주우면 되니까.

 

생각보다 해결 실마리 방법이 빨리 잡혔습니다.

 

숙식 해결은 해준다더나?

 

그건 아마 어렵지 싶다 .현장 기술직 노동자 외에는 웬만하면 잘 안해주거든..

 

........아..그게 제일 중요한건데..

 

대신 우리 사는 동네에 낡은 모텔 몇개 있다 장기 달방 살면 되지

 

.돈은 우짜고?

 

우리가 모아서 조금씩 도와주면 안되겠나?

 

......아...이놈들 제친구들 다웠습니다...저 혼자 고민하는 줄 알았는데 이놈들도 다행히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고 있었던 듯 했습니다.

 

그거 괜찮네..애들한테 말해주라..니가 입김이 제일 크게 작용할거 아이가?

 

어 말해줄려고 했는데 내가 어제 잠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갔다오께

 

그래라.

 

문을 열고 복도에 나와 꼬맹이 친구들 방에 들어갈려는 순간

 

문득 담배한대 생각이 나 담배를 입에 물었습니다.

 

그리고 한 대펴야 겠다는 생각에 1층으로 내려갔죠. 어차피 저희들이 묶은 층은

2층이었으니

 

(복도에 금연!! 이라는 표시와 cctv가 있어 어쩔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1층으로 내려가 담배한대를 피운 것은 정말 신의 한수 였습니다.

 

 

 

 

 

 

 

1층으로 내려가 로비앞 출입구 근처에서 담배한대를 피우고 있을 때..

뒤쪽에서 계단으로 누군가 내려 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별 신경 안쓰고 있다가 뒤에서 발소리가 문득 멈추길래 뒤를 돌아보니

 

꼬맹이 아가씨 두명이 놀란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더군요..

 

오..일어났나? 어디가게?

 

....아....저.......

 

대답을 못합니다...

 

왜? 어디 갈려고??

 

그게요...저....

 

옷차림을 살펴보니 어제 제가 사준 츄리닝에 반팔티를 입고 있었고 손에는 각각 교복이 들려 있더군요.

 

...니들...도망갈려고??

 

아니요...도망 갈려는게 아니고....

 

......그런 그 차림새는 뭔데?

 

하고 물어보니 대답 못하고 우물쭈물 합니다.

 

.....늬들 못됐네..진짜 도망갈려고 했나?

 

그때 순간적으로 저도 모르게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었는데..

 

그때 똘끼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여보세요?

 

야!!!

 

왜??

 

니따라 애들방 들어왔는데 아무도 없고 편지하나 남겨져있다.

 

.뭐?!!!!

 

...애들 그냥 사라진 것 같은데?

 

................

........................

..........지금..내앞에 있다..

 

뭐?? 어딘데? 니

 

1층

 

조금 있다가 뛰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부 1층으로 내려왔죠..

 

......똘끼 있는 친구는 아무말 없이 저에게 편지를 건네 주었고

 

다른 엘리트 친구(그나마)는 꼬맹이 아가씨들 앞에서 너희들 어디갈려고?

 

하면서 설득을 시작합니다. 저는 그사이에 편지를 읽어보았죠

 

장문의 편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오빠들 만나서 정말 고맙고 미안한 일들만 많이 생기게 만들었다..

 

저희를 좋게 봐주시고 더럽게 안봐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고맙고 00오빠 휴대폰 번호(제 번호입니다)도 알고

 

있으니까 나중에 이 생활 청산하고 꼭 연락 하겠다 라고 대략 적혀있었습니다.

 

.....참나...가시나들..영화찍는것도 아니고.

 

.....이런경우는 참......생각이 짧아 보였습니다...차라리..우리를 설득시켰어야지...

(지금 생각해보면 설득할 근거가 없었으니 그냥 사라질려고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갈데 있나?

 

아니요..

 

그러면 돈없이 밥 어떻게 먹을려고?

 

.........

 

어제 수변공원에서 어슬렁 거리면서 남자들 따라가가 밥먹고 잠자게?

 

..........그런거 안할건데요..

 

제가 쏘아 붙이니 울컥했나봅니다.

 

.......늬들 거지 아이다 ....그렇게 안해도 된다.

 

.....저는 그 엘리트 친구에게 눈빛을 보냈고 ..그 친구는 알았다는 듯

 

꼬맹이 아가씨들에게 아까전 자신의 의견을 잘 설명해 주었죠

 

......본의 아니게 모텔 로비 1층에서 ..전부 모여 모든걸 설명해야 했습니다.

 

..........진짜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짓더군요..

 

...근데..저희가 ..현장 사람들 앞에서......할수 있을지...

 

걱정마라..내가 생산직 담당아이가 함부로 못하게 못밖아 놓으면 되지. 그리고

현장사람들 좀 거칠다 뿐이지 전부 괜찮은 사람들이다 걱정마라.

 

그나마 저희중에 가장 엘리트 출신 다운 친구였습니다...지금도 저렇게 믿음직 하니

(외모는 제가 제일 낫습니다.)

 

..아..진짜 저희 그렇게 해도 되요?

 

......청소하는 잡일이라 거부하지 않을까 했더니 .너무 좋아하더군요.

 

역시 제 생각이 옳았던 것 같았습니다...이 친구들에게 당장 금전적인 것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이 삶을 끝낼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싶었던 제 생각이

 

......저..오빠들...진짜 고맙습니다...진짜...

 

사실....채팅에서 조건....그거......두번 해봤었는데.....막...이상한거 시키고 그래서...

 

너무 무서웠거든요....그래서...

 

하더니 이슬이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립니다.....저희 전부 아무말 못하고 가만히 보기만 했습니다.

 

옆에서 나영이는

울지마 울지마 ...괜찮을거야..이제..

 

하면서 토닥여 줍니다...

 

당돌했던 이슬이는 의외로 가장 여렸고 내성적인 나영이는 의외로 굳건하고 강했습니다.

 

우리 밥먹고 일단 울산으로 올라가자... 모텔 장기방은 항상 있으니까 걱정말고..

 

......네..나중에 월급 받으면 꼭 갚을게요.

 

..안 갚아도 된다 라고 하면 너무 부담 스러울까봐 괜히

 

당연한거 아이가? 떼먹으면 주디 짤리뿐다..

 

하고..생색을 내었던 기억

 

모두 아침밥 해장으로 감자탕집 해장국을 먹고 ....

 

모두 기분좋게 제 차에 올라타 울산으로 넘어왔습니다.

 

.올라오면서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휴가를 그렇게 많이 보냈지만 이번처럼 뜻있게 보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문란하게 놀았던 것도 아니고 남자끼리 모여 유흥을 즐긴것도 아니고 헌팅도....그리고 돈을 쓰며 비싼 술을 먹은것도 아니었지만

 

.속으로 우리가 무언가 해내었다. ... 우리 남자들이 진짜 제대로 남자다운 일을 했다

 

라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집에 가는 피곤한 그 운전길 마저 즐겁게 만들더군요..

 

옆에 앉은 그 똘끼 있는 친구와 뒤에앉은 엘리트 친구는 꼬맹이 아가씨들이 심심하지 않게

 

말도 걸어주고 농담도 하고 꼬맹이 아가씨들도 마음이 풀렸는지 우리가 하는 이야기에 귀담아 주며 집으로 올라가는 길이 참 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울산으로 올라와 엘리트 친구는 당장 회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이러한 일이있고

 

채용할수 있느냐를 물었고 똘끼 있는 친구와 저는 너무 허름하지 않고 너무 비싸지도 않은 모텔방을 찾아 한달 37만원에 장기방을 신청하였습니다.

 

사실 모텔 장기 대여방 이 어린친구들이 채용되기 까지 은근히 부딪히는 난관이 많았습니다.

 

용역 업체가 아니라서 신분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 미성년자라 모텔방 장기대여 하기 어려웠다는 점 특히 엘리트 친구 회사에 채용되는게 정말 까다로웠습니다.

 

부모 동의서 학교 취업반이 아닌 까닭에 까다로운게 많아 저랑 제 친구가 보호자 대리인 보증을 통해

 

어렵사리 입사에 성공했던점..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둘다 자퇴신청을 했는데 학교에서 부모 동의가 아닌 이상 처리기간이 5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어렵사리 그렇게 이 꼬맹이 친구들 첫 사회생활이 저희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옛날 기억을 더듬어 적다보니 기억 안나는 부분 우리가 무슨대화를 했었는지 가물가물한 부분도 있네요 그래서 글을 적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글을 적다보니 그때 그 감정 그 기분이 떠올라 울적하기도 하고 흐뭇하기도 해

 

저도 이렇게 일기쓰듯이 글을 적는게 어느새 힐링이 된 듯 합니다.

 

글을 적다보니 우연이 우연을 겹치면 인연이 되는 듯 합니다.

인연은 어쩌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 아닐까 싶네요.

 

벌써 시간이 새벽 1시가 넘었네요 저는 내일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오늘은 아쉽지만 딱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관심있게 지켜봐주신 짱공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다음 이야기도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좋은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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