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는 신스팝(신시사이저 팝), 곡은 공격적인 분위기로, 박자는 빠르게.’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 위치한 음반제작사 엔터아츠를 찾았다. 월간 과학동아의 공식 주제가인 ‘과학동아 송(song)’ 작곡을 의뢰하기 위해서였다. 작곡가는 영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주크덱이 개발한 AI 작곡 프로그램이다.
장르와 곡 분위기, 박자 등 몇 가지를 조건을 설정하고 ‘트랙 만들기’라는 단추를 누르자 1분 30초 길이의 노래가 20초 만에 완성됐다. 박찬재 엔터아츠 대표는 “주크덱은 사람의 두뇌를 닮은 인공신경망이 음악 구조와 규칙을 알고리즘으로 번역해 작곡한다”고 말했다.
주크덱은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1970년대 이전 음악을 대량 학습했다. 포크 1500여 곡 등 13개 음악 장르에서 총 1만 곡 이상이 주크덱의 ‘뇌’에 담겼다. 박 대표는 “옛날 노래를 학습한 만큼 노래 분위기가 요즘과 다르기 때문에 주크덱이 작곡한 노래를 세련되게 바꾸는 편곡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주크덱이 작곡한 과학동아 주제가에 안무도 넣었다. 지능정보기술연구원(AIRI)이 지난해 개발한 케이팝 안무 창작 AI인 ‘곡가무일체’의 도움을 받았다. 곡가무일체에 노래를 입력하자 1분도 안 돼서 역동적인 안무가 나왔다. 컴퓨터 속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안무를 선보였다.
김대승 지능정보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케이팝 안무는 패턴이 다양해 AI가 학습하기 어렵다”며 “곡가무일체는 입력 음악에 대응하는 모든 안무를 탐색하는 완전접속망과, 이미지에서 특징을 찾는 나선형신경망 기술을 이용해 3차원(3D) 안무 데이터 96개를 학습했다”고 설명했다.
엔터아츠는 2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주크덱이 작곡한 노래 세 곡이 수록된 케이팝 음반을 처음 공개한다. AI가 케이팝 음반 제작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음반 타이틀은 ‘A.I.M’으로 정했다. ‘인류의 창작물(Art In Mankind)’과 ‘인공지능 음악(AI Music)’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박 대표는 “AI 작곡은 개인 감성에 맞춰 노래를 만드는 만큼 케이팝 생태계를 다양하게 할 것”이라며 “현재 작곡은 물론이고 작사까지 하는 AI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크덱이 작곡한 과학동아 주제가도 4월 초 음원 발매를 준비 중이다. 걸그룹 ‘스피카’ 출신 가수 김보형과 공연예술가 팝핀현준 등 A.I.M의 아티스트 리더들이 음원 제작에 참여한다. 과학동아 주제가는 과학동아 4월호와 동아사이언스 홈페이지를 통해 4월 초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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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지능이 좀 더 개발된다면 작곡가마저도 AI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20초에 곡 하나가 나오니 수십곡 만들어서 좋은 부분만 짜깁기해도 되겠네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음원제작 외주주는 것 보다 더 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인공지능분야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데 지금이야 "설마~~"하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우리의 수고를 덜어줄지, 우리의 일자리를 잠식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