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여덟시경, 퇴근 후 아는 형님과 동네 식당에서
국수 한그릇 먹고 근처 세븐 일레븐에 들어감.
(참고로 나는 목재상에서 근무하고 그 형님은 목수이다)
(둘 다 작업복 차림으로 들어갔음)
다들 알다시피 편의점마다 내부에 커피 자판기가 있는데
아메리카노 큰컵또는 작은 컵 선택하고 옵션으로
카페모카나 카페라떼 스틱을 구매해서 타먹을 수 있다.
암튼 그 형님은 카페모카 집었고 나는 카페라떼 스틱을 집는 찰나에
무표정한 사장왈...
'그거 비싸요. 아메리카노 커피에 그거까지 타마시면 비싸요.
(금액까지 구체적으로 강조하며 비싸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는다. 계산은 그 형님이 했으니까...)
이 무슨 개소리냐. 둘 다 벙쪄서 얼어붙은 사이에 머릿속을 스쳐간다.
'작업복차림의 우리가 얼마나 남루하고 시덥잖게 보였으면 저딴 말을 할까'
정신차린 후에는 헛웃음만 나왔고 점잖고 사람좋은 형님은 웃으며
'우리 돈 있어요~ 허허'
암튼 사장은 아랑곳없이...
묻지도 않았는데 벤딩머신 사용법을 읊어주더니
라지 컵에 커피 내려받고 모카스틱을 뿌리면 흘러넘친단다.
(이건 또 무슨 개소리에 아무말 대잔치냐... 어이상실)
평생 커피믹스나 마시게 보이는 시골의 남루한 노땅들의
주머니사정을 걱정해줬나?.
사람 우습게보고 오지랖떨다가 된통 당할 듯 싶다.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동(다들 신시가지라고 부른다) 세븐 일레븐에서
있었던 웃픈 일이다.
추가 : 다양한 댓글들이 달려서 재미있다.
한가지 분명한 건 사장이 개싸가지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친절했느냐 그것도 아니다.
다만 짐짓 본인의 시각에서 평생 커피믹스 수준의 사람들이라고
치부해서 응대했다는 게 문제이다.
커피믹스를 우습게 보다니!!!!
애시당초 수준이하(?)의 사람들 일거라는 전제하에
지속적으로 콩이니 팥이니 간섭하고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