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했으면 좋겠는) 미국 주식 시장이 ㅈ된 이유

갑과을 작성일 20.03.17 01: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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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미국 주식 시장이 ㅈ됐다고 하죠.

게시글 보니까 서킷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하고.
저도 해외 시장 상황 보니까 애플을 위시해서
폭탄을 맞고 있는게

딱 우리나라 저번주 금요일 상황같습니다.

본론으로 가기에 앞서, 전제를 하자면
경제는 수많은 변수들이 영향을 미치는 사회과학적 현상이기 때문에

제가 다루는 원인이 The only one이 아니리
One of them임을 밝힙니다.

아마 댓글로 다른 원인을 제시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분들이 제시하는 것도 분명 지금 미국 주식 시장이 ㅈ된 원인의 하나일 겁니다.

/://:/:/:/:/:/

미국이 이지경이 된 데, 코로나는 트리거, 즉 방아쇠 정도의 역할을 했을 뿐, 근본적인 원인은 되지 않습니다.

좀 더 영향이 있는 변수로 저는 만성적인 이슈 두 가지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하나는 미국 래포시장의 뻘짓 그리고 사우디와 러시아의 다죽어보자 게임입니다.

래포시장의 뻘짓을 언급하려면 시간을 12년 전으로 돌려야 합니다.
미국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난리가 났었죠.
그때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 흥하다 못해 불타올랐습니다.

오죽하면, 미국 사회에서 신용이 불량한 사람들에게도 돈을 빌려줬죠.

방만이 몸에 얼마나 배었냐 하면말이죠

9억짜리 집을 사려고 은행을 가면, 은행에서 10억을 빌려줬습니다. 집값이 그보다 더 오를거라고 예상해서요.

은행들은 돈을 빌려주고 싶은데, 신용등급에 따라 빌려줄 수 있는 폭이 달라지니, 얘들이 머리를 굴립니다. 신용 등급을 조오오오오온나 잘게 나눠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돈일 빌려주는거에요.

집값이 오르면 모두가 해피할 테고, 실제로 집값이 올랐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엔 끝이 있게 마련이고, 미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터져서 우리가 아는 “모기지론”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여기에 나라가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때 뙇 등장한게 연준(연방준비위원회) 였습니다. 거기에서 양적인 완화 (시장에 돈 쏟아붓기) + 금리 대폭인하 (0.5%)로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연준은 위기를 극복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위해 열심히 돈을 뿌렸습니다......... 작년 말까지요.


장장 11년간 돈을 뿌렸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같은 일이 반복되다보니, 돈을 받는 입장에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1. 연준은 우리가 찡찡 대면 돈을 준다.
2. 이자가 낮으니..... 굳이 갚아야 하나?


1.과 2.의 혼종이 바로 경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흘려라도 들었을 래포 시장이라는 겁니다.


래포시장은 초단기로 회사채(회사 빚)을 파는 시장입니다.

어느정도면..... 일주일짜리? 하루짜리? 3년, 3개월은 양반이겠죠. 이 대부분은 연준에서 구매를 해주었지요.


자 여기서 상황을 봅시다.

김사장과 최사장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둘 다 월요일에 일주일 짜리 빚을 냈습니다.

쫄보인 김사장은 수요일쯤 되니 슬슬 심장이 쿵쾅대면서, 돈 갚을 준비를 했습니다.

반면 최사장은 월요일에 빌린 돈을 그대로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김사장이 최사장과 수요일에 식사를 하면서 상환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사장은 그 이야기를 듣고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해?”라고 물었습니다.


뭔가 이상하죠? 김사장이 “회사 말아먹을 일 있어? 이번주에 갚아야지” 라고 말하니, 최사장은 “자 잘봐” 하며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전화기에 대고 “제가 이번에 돈을 갚기가 힘들거 같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좀 더 빌려주실래요?”

그리고 최사장이 폰을 보여줍니다. 으응? 오히려 계좌에 돈이 더 들어왔습니다.

이런 일이 당시 미국의 상황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미국 주식.... 몇년째 날아다녔죠.
그리고 연준은..... “미국 무너지면 안돼.”하며 돈은 돌려받지도 못하고 계~~~~~~~~속 퍼줬습니다.


이런 일이 장장 10년동안 벌어지면 사람들은 연준은 그냥 돈 주는 데 입니다. 약간 찡찡거리기만 하면 말이죠.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랑 비슷하죠?
가계가 기업이 되고
주택가격이 주가가 되었을 뿐

정말 똑같이 돌아가는 것이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라는 인터넷 명언이 기가막히게 들어맞는 순간입니다.


여기에 석유를 들이부은 뒤에 불을 댕긴건 트럼프입니다.

트럼프는 당시 중국과 무역전쟁 중이었죠.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과 재선을 위해서요.

그래서 트럼프는 연준을 향해 “야 중국 조져야돼. 그럴려면 우리나라 총알이 많이 필요하다고. 연준 임마들아 금리 더 낮춰!!!”라고 윽박질렀지요.

불쌍하고 딱한 연준은 밥달라고 찡찡대는 토끼같은 자식들과 돈 내놓으라고 바가지 긁는 여우같은 마누라 사이에 끼어 돈 뱉는 기계 꼴이 났습니다.


그러다가 더는 안되겠다 이러다 “again 2008” // “파산은 이루어진다” 꼴이 나겠다는걸 느꼈습니다.


당시 연준 총재는 작년 말에 “그래 옛다.” 하고 금리를 낮추고 지금 이 사태의 나비효과가 되는 말을 슬며시 꺼냈습니다.


쉽게 요약하면 “야 이제 니들한테 10년간 퍼준 돈 있잖아, 슬슬 회수할까 해. 그래도 4월까진 천~천이 줄일거야. 그니까 경끼 일으키지 말......”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 증시가 한번 휘청했습니다.


래포시장도 눈치를 챈거죠. 파티의 끝이 다가온다. 폭탄 돌리기 시간이 시작됐다.



이제 두 번째 화두 사우디와 러시아의 다 죽어보자 게임으로 넘어갈텐데요.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요 몇년 사이에 미국발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셰일 가스 혁명.”이죠.

셰일(진흙이 굳은 퇴적암)에는 천연가스층이 고여있는데요. 얘들은 쉽게 말하면 유전이 되기 전에 지하수 처럼 넓게 천연가스가 퍼져있는 겁니다. 얘들이 적당한 지형을 만나 고이면 유전, 천연가스전이 되는 거에요.


그동안은 그냥 그런갑다만 했대요. 왜냐면 캐는데 돈이 많이 들거든요.

캐는 방법은..... 포항 지진의 원인이던 지열 발전 아시죠? 그거처럼 지층에 파이프 넣고 물을 겁나게 쏘면, 지층이 갈라지면서 셰일 가스가 나오고, 그걸 채집하는 방식이라고 해요.

짱공유 엽게 짤에서 택사스 수돗물 근황 사진 아시죠? 수돗물 틀었더니 탄산수 같이 나오는거. 그게 셰일가스가 수돗물에 스며들어서 그래요.

어쨋건, 유전처럼 구멍 뚫고 뽑아내는 거랑은 딱 봐도 비용이 비싸게 먹히겠죠.

미국이 참 운이 좋은게, 전 세계에 셰일 가스는 넓게 분포해 있지만 (우리나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화강암 지대가 기반암이거든요...... 단군 할아버지.... 기획 부동산에 당하셨어요 ㅠㅠㅠ) 미국은 특히.... 하필 셰일 가스 층이 대도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거에요. 그럼 캐다가 바로 도시에 보내면 땡인 겁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은 사우디에게 내줬던 세계 제 1의 산유국이라는 지위를 되찾았습니다.

미국은 자신감이 넘쳤어요. 이젠 사우디한테 굳이 잘 해줄 필요 있냐?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지요.


트럼프가 “이젠 중동에 슬슬 발 빼려구”라는 소릴 한 덴 셰일 가스가 한 몫을 한 겁니다.


하지만 셰일 가스는 앞서 언급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비용이 비싸요.

그래서 셰일가스 회사가 이윤이 나려면 상황이 어떻게 돼야 하냐..... 고유가가 유지되야 합니다.


마침 미국 입장에서 호재가 터졌죠.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보관 시설이 예멘 발 테러로 홀라당 불탄겁니다.


트럼프는 모르긴 몰라도 만세를 불렀을 겁니다.
셰일 가스 회사들도 만세를 불렀겠죠.

셰일 가스 회사들은 돈을 더 벌 것이고, 그러면 기술 개발을 할 것이고, 채굴비는 더 싸질 거고, 그럼 돈을 더 벌겠다는 장밋빛 뇌피셜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 되면서, OPEC+ (오펙 국가 +러시아) 회의가 열렸습니다. 의제는 “코로나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할 텐데, 석유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지 않을까?” 였습니다.

오펙의 대표 사우디, 천연가스 1위 생산량의 러시아는 OPEC+의 주도권을 두고 으르렁 거리는 사이였습니다.


그리고 일이 터졌습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우디가 폭탄 선언을 해요.

요약하자면, “에이 씨 다 죽어보자. 우린 이제부터 석유 생산량을 조오오오오오온나게 늘릴거다. 쫄리면 디지시던지”

불곰국도 “그래 다 죽어보자. 이긴놈이 다 먹는데 사쿠란지 장인지 까 봐!” 하며 채굴량을 조오오오온나 늘렸습니다.



그래서 배럴당 30불 언저리에서 놀던 유가가


20불 대로 훅 떨어졌습니다.




그럼 트럼프와 어께동무하던 셰일가스 업체들은 장밋빛 뇌피셜 속 세상들이 산산조각 나는걸 눈앞에서 목격해야 했지요.




그리고 그 셰일가스 회사들은........


미국 래포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던 회사들이었습니다.



사실 이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트럼프가 연준에게 “금리낮춰 새키들아!” 하며 금리를 계~~~~~~속 낮추지 않았더라면


연준이 저번주에 “0.5% 인하!” 했을 때 이 공황이 끝날 수 있었을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10년을 그리고 그중에서 4년을 저금리의 꿀을 빨아온 회사들에게 0.5%인하에 이은, 오늘 아침에 발표한 1%인하 카드는......


“오예 돈빌리자!!” .......가 아니라


“야 이거 확실히 ㅈ됐다“는 시그널로 밖에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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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외에도 여러 원인이 있을 겁니다.

제가 언급하지 않은 또 다른 원인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급하게 쓰느라 팩트에 어긋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점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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