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연준 총재는 작년 말에 “그래 옛다.” 하고 금리를 낮추고 지금 이 사태의 나비효과가 되는 말을 슬며시 꺼냈습니다.
쉽게 요약하면 “야 이제 니들한테 10년간 퍼준 돈 있잖아, 슬슬 회수할까 해. 그래도 4월까진 천~천이 줄일거야. 그니까 경끼 일으키지 말......”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 증시가 한번 휘청했습니다.
래포시장도 눈치를 챈거죠. 파티의 끝이 다가온다. 폭탄 돌리기 시간이 시작됐다.
이제 두 번째 화두 사우디와 러시아의 다 죽어보자 게임으로 넘어갈텐데요.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요 몇년 사이에 미국발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셰일 가스 혁명.”이죠.
셰일(진흙이 굳은 퇴적암)에는 천연가스층이 고여있는데요. 얘들은 쉽게 말하면 유전이 되기 전에 지하수 처럼 넓게 천연가스가 퍼져있는 겁니다. 얘들이 적당한 지형을 만나 고이면 유전, 천연가스전이 되는 거에요.
그동안은 그냥 그런갑다만 했대요. 왜냐면 캐는데 돈이 많이 들거든요.
캐는 방법은..... 포항 지진의 원인이던 지열 발전 아시죠? 그거처럼 지층에 파이프 넣고 물을 겁나게 쏘면, 지층이 갈라지면서 셰일 가스가 나오고, 그걸 채집하는 방식이라고 해요.
짱공유 엽게 짤에서 택사스 수돗물 근황 사진 아시죠? 수돗물 틀었더니 탄산수 같이 나오는거. 그게 셰일가스가 수돗물에 스며들어서 그래요.
어쨋건, 유전처럼 구멍 뚫고 뽑아내는 거랑은 딱 봐도 비용이 비싸게 먹히겠죠.
미국이 참 운이 좋은게, 전 세계에 셰일 가스는 넓게 분포해 있지만 (우리나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화강암 지대가 기반암이거든요...... 단군 할아버지.... 기획 부동산에 당하셨어요 ㅠㅠㅠ) 미국은 특히.... 하필 셰일 가스 층이 대도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거에요. 그럼 캐다가 바로 도시에 보내면 땡인 겁니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국은 사우디에게 내줬던 세계 제 1의 산유국이라는 지위를 되찾았습니다.
미국은 자신감이 넘쳤어요. 이젠 사우디한테 굳이 잘 해줄 필요 있냐?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지요.
트럼프가 “이젠 중동에 슬슬 발 빼려구”라는 소릴 한 덴 셰일 가스가 한 몫을 한 겁니다.
하지만 셰일 가스는 앞서 언급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비용이 비싸요.
그래서 셰일가스 회사가 이윤이 나려면 상황이 어떻게 돼야 하냐..... 고유가가 유지되야 합니다.
마침 미국 입장에서 호재가 터졌죠.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보관 시설이 예멘 발 테러로 홀라당 불탄겁니다.
트럼프는 모르긴 몰라도 만세를 불렀을 겁니다.
셰일 가스 회사들도 만세를 불렀겠죠.
셰일 가스 회사들은 돈을 더 벌 것이고, 그러면 기술 개발을 할 것이고, 채굴비는 더 싸질 거고, 그럼 돈을 더 벌겠다는 장밋빛 뇌피셜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 되면서, OPEC+ (오펙 국가 +러시아) 회의가 열렸습니다. 의제는 “코로나로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할 텐데, 석유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지 않을까?” 였습니다.
오펙의 대표 사우디, 천연가스 1위 생산량의 러시아는 OPEC+의 주도권을 두고 으르렁 거리는 사이였습니다.
그리고 일이 터졌습니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우디가 폭탄 선언을 해요.
요약하자면, “에이 씨 다 죽어보자. 우린 이제부터 석유 생산량을 조오오오오오온나게 늘릴거다. 쫄리면 디지시던지”
불곰국도 “그래 다 죽어보자. 이긴놈이 다 먹는데 사쿠란지 장인지 까 봐!” 하며 채굴량을 조오오오온나 늘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