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박으로 등장해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몰았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꽤 되었지만 피씨판으로 등장할 때 만큼 가슴이 두근거렸던 때는 없었다. 그만큼 이 게임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었다.
게임의 줄거리는 이렇다. 외계생명체의 공격을 받은 우주함대가 미지의 행성에 불시착하고 그곳에서 살아남은 주인공은 생존한 아군을 찾아 구하고 우주의 균형을 무너뜨릴(맞을래나 모르겄네..) 헤일로를 파괴한다는 내용.
게임을 접했을 때 기본적으로 (콜오브듀티, 메달오브아너 외 다른 FPS게임들이 그러하듯)시작하자마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설명(튜토리얼)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외계 생명체들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우주선 내를 이리저리 훑어가며 무기를 줍고 외계생명체들과 싸우게 된다.
내가 외계생명체라 부르는 이들은 적이라 하기엔 친근한 존재들이었다. 손엔 광선총(?)을 들면서 아군을 유린하는 이들의 국산 더빙(?)은 상당히 월트디즈니 스러운(?)것이었다. 그래서일까. FEAR나 둠처럼 게임을 하면서 공포나 압박같은 부담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긴장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덩치 큰 적들은 강력한 플라즈마를 발사하며 엄폐물 뒤에 있던 플레이어의 고개를 내밀지 못하게 만들고 좁은 통로에서 우렁찬 괴성과 함께 걸어오면서(?) 적잖은 긴장을 안겨다 주었다.
무기와 공격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무기의 수준은 별 다섯개 만점에 네개를 줄 수 있겠다. 아군전용 무기와 적군 전용 무기를 나누어 보면 아군 전용 무기인 전자동 라이플(?)과 샷건(후반에 등장해서 아쉬웠다), 핸드건, 수류탄, 저격수 라이플, 로켓 런처등 기본적으로 FPS가 갖추어야 할 무기를 잘 갖추었고 적군 전용 무기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외계인의 무기로서의 특색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유도성능이 달린 수정막대기 광선총(?)은 장전에서 발사까지가 참신해 보였다. 그리고 총알을 아끼기 위한 백병전 공격은 만족스럽다. 웬만한 적은 달려가면서 핸드건을 쏘아 몸을 휘청거리게 만들고 머리를 찍어버리면(전혀 잔인하지 않다) 깔끔한 손맛(?)이 느껴지면서 쓰러진다.
탑승장비역시 우수하다. 기관총이 탑재된 자동차와 적군(이제 생각났다. 그들은 코버넌트라고 불리우는 자들이다)이 공격할 때 사용하는 이동장비들(호버 크라프트, 소형 전투기)과 터렛은 게임전반부에 등장하면서 몰입도를 높여주었다.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헤일로의 스토리는 어느 FPS보다 우수하다고 한다. 유명한 게임 사이트에서 침이 마르게 칭찬한 부분이 헤일로의 스토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뷰 점수도 10점 만점에 9.1이 보통이었으니.
어찌보면 스포일러라고 볼 수 있겠지만 끝부분, 헤일로를 파괴한 주인공이 자동차를 타고 코버넌트의 긴 다리를 제한 시간내에 지나 끝에 대기하고 있는 아군 비행선에 승선하는 것이 엔딩을 향한 길이었다. 장애물은 진로를 방해하고 이제 이 행성에 주인공에게 강간당하다 싶이 쓰러진 코버넌트들의 남은 전력들이 속속 뛰쳐나와 남은 시간을 촉박하게 만들었다. 급기야 우주선이 보였을 땐 20여초가 남았을 때 였다. 그 어려운 미션들을 무사히 넘기고 넘어 엔딩을 바라보고 있건만... 다행히도 4초를 남겨두고 우주선에 탑승할 수 있었다. 엔딩인 것이다. 드디어.. 이때처럼 게임을 하면서 긴장한 적은 없었다. 우주선에 탑승하고 시계가 4초에서 멈추었을떄 그 기분을 모르는 자 헤일로를 적극 추천한다.
주인공은 다른 아군들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고 항상 투구를 착용하고 있다. 엔딩에서 투구를 벗는데 이제 시작이야 하면서 투구를 벗는 순간 엔딩 크래딧이 올라올 땐 짜증난다기 보단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든 제작진들에게 감탄어린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멀티역시 백미다. 국내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헤일로 멀티를 즐기고 있다. 다양한 무기와 맵, 탈것과 캐릭터로 버무린 멀티는 헤일로의 꽃중 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정말 제대로 만든 대작 게임을 원한다면 난 주저 없이 이 게임을 추천하겠다. 용량 또한 부담이 없으며 길이 약간 난해하긴 해도 진행을 하는데 무리가 가지 않을 뿐 더러 무엇보다도 게임 자체내의 흡입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