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에버퀘스트 2’의 태풍이 잠잠해지고, 사상 최고의 게임쇼였다는 E3 2005까지 끝난 이 시점에 해외 게이머들은 어떤 온라인게임을 가장 기대하고 있을까?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해외 게이머들은 던전&드래곤즈의 온라인버전인 ‘D&D 온라인’과 톨킨의 원작을 온라인화한 ‘반지의 제왕 온라인’, 한때 웹젠에서 눈독들였던 ‘뱅가드: 사가 오브 히어로즈’ 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최고의 기대작 자리에는 ‘다크 앤 라이트’가 있었다. 비공개된 게임 중에서 유저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2005년을 빛낼 온라인게임 TOP 10에도 뽑힌 ‘다크 앤 라이트’.
게이머들은 ‘다크 앤 라이트’의 무엇에 열광하는 것일까.
미국 온라인게임 커뮤니티 MMORPG.com에서 '가장 기대되는 게임' 1위인 '다크 앤 라이트'.
◆ 스케일로 압도한다
다크 앤 라이트는 ‘MMORPG’라는 단어에 가장 충실한 게임 중 하나다. 무려 50만명이 한 서버에서 같이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드워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이 파티원들을 중심으로 인스턴트존을 형성하는 MO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와중에 개발사인 NP큐브는 오히려 서버의 대역을 확대해 하나의 서버에서 모든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시도를 모색했다.
50만명이 같은 월드에서 게임을 하려면 맵이 커야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맵의 전체 크기는 무려 4만㎢에 달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35㎢고 현재까지 가장 넓은 월드를 구성했다는 ‘스타워즈 갤럴시즈’가 45㎢니까 ‘다크 앤 라이트’는 이들 게임보다 1,000배는 넓다는 얘기다.
다크 앤 라이트는 여기 나온 맵보다 1,000배나 넓다. 상상이 가는가?
맵이 넓다보니 이동수단도 다양하다. 용을 타고 날아다니거나 핸드글라이더를 타고 곡예비행을 즐길 수 있고 때론 산 꼭대기에서 스노보드로 내려올 수도 있다. 물론 게임에 있는 1,000개 이상의 도시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유저들에게는 벅찬 일이 될 것이다.
◆ 플레이 방식은 유저들의 몫
‘다크 앤 라이트’의 세계에서 유저들은 기존의 여러 온라인게임에서 봐왔던 다양한 게임스타일을 보게 된다.
플레이어는 ‘심즈 온라인’처럼 게임세계에서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성장해나가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대항해시대 온라인’처럼 무역으로 게임의 재미를 얻을 수도 있다. 또 리니지의 혈맹이나 군주처럼 하나의 존을 통치하는 왕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대부분의 기존 온라인게임처럼 ‘나는 싸움이 가장 좋아’라고 생각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몬스터 사냥에 나서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 어제 잡았던 몬스터의 경험치가 솔솔했다고 해서 내일이나 모레에도 그 지역에 같은 몬스터가 있지는 않다. 몬스터가 특정 루트를 타고 대륙을 이동해 다니기 때문이다.
◆ ’빛(Light)’과 ‘어둠(Dark)’은 유저들의 선택
게임은 호전적인 기질의 ‘어둠세력’과 질서를 중시하는 ‘빛의세력’이라는 두 진영의 대결구도로 귀착된다. 어둠과 빛의 세력이 서로 견제하면서 성장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분쟁이 발생하기 마련.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다크 앤 라이트’에서는 자기보다 낮은 레벨의 플레이어를 사냥할 경우 오히려 경험치 패널티를 받게 된다는 점이다. 상대 진영이라고 해서 아무나 '뒤치기' 하면 낭패다.
결국 낮은 레벨의 플레이어들은 많은 경험치를 얻기 위해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 사냥을 시작하고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들은 경험치 패널티를 받지 않기 위해 낮은 레벨의 플레이어들을 피하게 된다. 곧 상대 진영의 고레벨 플레이어는 저레벨 플레이어에게 일종의 ‘네임드 몬스터’일 뿐이다. 물론 이와 같은 PVP가 싫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관계를 통해 ‘social points’를 얻거나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즐기면 그만이다.
게임 내에서 명성을 쌓게 되면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게 된다. 그렇게 특정 지역에서 플레이어들의 인심을 얻으면 추천에 따라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되고 비로소 일정 지역을 통치하는 군주(또는 성주)가 될 수 있다. 군주는 특정지역에서 거래되는 물품의 가격을 결정할 수 있고 세금을 거둬들일 수도 있다. 성주가 전쟁을 선포하면 인근의 다른 마을을 공격해 영토전쟁을 벌이는 것도 가능하다.
다섯달만 참자. 공개가 얼마 안남았으니까
‘다크 앤 라이트’는 판타지를 기본세계로 하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종족들이 다수 등장한다. 휴먼, 엘프, 놈, 드워프, 트롤 오크 등과 함께 자연의 수호자인 루틴, 신과 인간이 합쳐진 반신반인족, 요정 등도 나온다.
게임의 분위기는 판타지이지만 건축양식이나 주위배경에서 중세시대의 냄새를 곳곳에서 맡을 수 있다.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과 현재는 개발이 중단된 ‘드래곤 엠파이어’를 섞어놓은 정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게임은 현재 90% 정도를 완성한 단계. 물론 해저세계를 표현하거나 플레이어의 사냥방식을 추가하는 등의 세부적인 작업들이 남아있어 상반기중에 만나기는 힘들다. NP큐브가 이번 E3 2005를 통해 발표한 게임공개 날짜는 오는 11월 초. 아직까지 국내출시 계획은 없지만 좋은 퍼블리셔가 나타나 국내에서도 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