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 어브 두리2. 조준점의 비밀, 그 심오한 고찰!

김찬 작성일 05.12.07 15: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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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상초월


Call of Duty 2...

여기 짱 공유에서 고이고이 내려받아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멀티는 안된다고 나오길래, 전 싱글만 플레이 했는데.

2차대전 게임중에선 퀄리티가 상당히 좋더군요.

USSR이나, 오마하가 아닌 다른 상륙작전 등등 많이 안다뤄진 미션들도 나옵니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가 많이들은 얘기가

"콜옵은 사기적으로 잘 맞는다", "이거하다 브라더즈 인 암즈 하면 안 맞아서 못한다"

등등 조준에 관한 얘기들이었는데...



실로, 얘기를 듣고 플레이해보니, 정말 이상하리만큼 잘 맞는 것 이었습니다.

구닥다리 톰슨(SMG)가지고 오른쪽 클릭해서 조준하고 따닥따닥~ 갈겨주면

저어~ 멀리멀리 엄폐물에 고개만 내논 크라우츠들도 우웨엑~ 우웩~

아니 이거 왜이라 잘 맞아...서브머신건은 어느정도 근거리용 아냐?
(전 삐꾸손이라 오락 잘 못합니다. 어릴적에 삑사리로 스쿠류파일드라이버가 나가면 동네방네 자랑을...-_-)

그밖에도 어떤 총들은 조준점 모이는 것만 대충 맞춰주면 한방에 제리들을 요단강 관광시켜줄 수 있고...


여하튼 이것이 조준을 곰곰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이리 잘맞을까...?

순간 눈에 들어온 소련연방 플레이어 바실리...

이 분의 계급, 그야말로 휘황찬란, Private. Private Vasili.

훈련이라곤 감자던지기, 병맞추기 3분이 전부인 이 분께서...

특등사수급 장,단거리 개인화기 실력은 물론이요, 탱크에 끈끈이 폭탄을 박고,

나중엔 고도의 훈련을 필요로하는 스나이퍼 라이플과 대전차화기 까지 다루신다.

자 우리의 군생활에 비추어 봅시다.

"바 이병, 회색건물 2층에 나찌 스나이퍼! 빨랑 저격해! 야 하프트랙 온다. 팬저슈랙 찾아서 얼렁 맞춰!"

"이, 이병 바실리! 자, 잘못들었습니다!...판저슈렉이 뭔지 모르겠는데 말입니다" (어리버리x십의이십삼승)

과연 이 인간의 비밀은 무었일까...

고민 끝에 엠X쓰 지식인에 검색한 결과...

2차대전 저격수 목록에서 꽤 상위에서 422킬의 Vasilij Ivanovich Golosov 가 있더군요.

게임상에서 바실리의 성은 Kolosov이고 미들네임까지 똑같은걸로 봐서...

아마 제작사에서 이 인물을 모델로 삼아 허접때기 이병시절을 그려본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고 하면...잘 맞추는게 당연하죠. 이놈은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 것임다!



근데 미국 미션은 그럼 뭐냐! 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미국 미션의 주인공은 빌 테일러 상병...

물론 바실리와는 달리 짬밥이 상당 수준 업글되어 있으나.

한국이란 나라에서 군바리 최악의 포지션이라 일컬어지듯...위에서 차이고 밑에서 들볶는 현상이 게임에서도 일어납니다.

"이거해. 저거해. 아 이것좀 도와주쇼" 등등. 하지만 이분역시 각종화기에서 뛰어난 조준실력을 발휘합니다.

여기엔 과연 무슨 비밀이...

이 설명은 설득력이 조금 떨어지지만,

빌의 저널을 잘 보면 그의 부대이름이 레인저 바탈리온으로 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군바리체제는 레인저는 각종 최상위 특수부대를 가기전에 거치는 하위 특수부대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강제로 끌려가서 미술가가 발야구 줄그리는 모 군대와는 다르게,

하고 싶어 죽겠다는 놈들 중에서 군생활 성적 탁월, 신체조건 월등 인 표본을 긁어가는 곳이 레인저 부대라고 들었습니다.

고로 계급이 좀 낮아도 부대를 옮기며 군생활 2중으로 한 셈이 되겠지요. 훈련도 빡실테고.

그나마 특수훈련을 받았기에 권총으로 저격도 하는군...이러고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그러면 이 영국 미션의 촌놈 데이비드는 뭐냐! 하실분들이 많을텐데...

그렇습니다. 이 분. 미션 셀렉션 장면에 나오는 얼굴을 보자 할시면...

조올라 촌스러운 얼굴에, 우리 남조선의 자랑스런 훈련병을 떠올리는 듯한 상당히 어리버리한 표정.

(여기가 어디래유~? 하는 표정)

우직해 보이고, 소련의 겨울을 버티어낸 곰탱이같은 느낌이 묻어나던 바실리 얼굴과,

좀 앳되보이지만 건들면 쥑인다 라고 얼굴에 쓰여있던 샤프한 마스크의 빌.

비교해보면, 미션 스타트를 누르기도 전에 절망감이 몰려옵니다. (아, 이거 어리버리한 놈 걸렸네...X됐다)

슬쩍 쳐다본 부대이름...영국 제7 기갑사단. 뭐야 저격귀신도 아니고 특수부대 출신도 아니란 말인가...

어떻게 이리 조준이 잘 맞는거지...?

우리는 이때 이분의 계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병장. "데" 병장.

한국이란 나라에선 합참의장과도 맞짱을 깔수 있다는 전설의 계급.

속칭 "어둠의 4스타." 내무반에 몇명씩 배치된, HID보다 비밀스런 무리.

가끔 게임상에서 빨간 베레를 쓴 프라이스 대위의 명령들을 쌩까면서 유유히 총질을 하는 그 자연스런 모습을 봤을때 우리의 유추가 대충 구렁이 담 넘듯 맞아들어감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이분의 어리버리한 듯한 사진은

"여기가 어디래유?" 가 아니라 "아, 군생활 못해먹겠네, 어디 짱밖힐데 없나?" 였던 것입니다.

그 좌우를 훓어보는 듯한 절박함! 그 와중에서도 여유로운듯한 너그러운 표정!...말년의 얼굴에서만 찾을 수 있는 미스테리함 이었던 것입니다.



제 추리가 FPS 게임계에 불고 있는 의문점들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지껄여 봤습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길어졌네요.

리뷰는 아니었지만 이 겜 상당히 재미있고 최고 난이도로 해도 인물들이 인물들인지라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해보신 분들은 함 웃어주시고, 안 해보신 분들은 함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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