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울티마 온라인

비류 작성일 06.05.01 15: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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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상초월


오늘따라 울온 생각이 납니다.



제가 울티마를 처음 접한 것은... 대충 15여년 전인 것 같군요.
울티마6... 모니터 256칼라에 AT 286컴퓨터(내장 하드 4G)로
돌려온 울티마6는 가히 환상이었습니다. 부족한 영어지만 사전까지
들춰가면서 했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자유도 역시 최고였죠.
메인 퀘스트상 필요한 아이템까지도... 꼭 정석대로 얻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죽이고 얻던지... 훔치던지. -_-;;

그 이후... 울티마 시리즈를 차례대로 섭렵해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소문을 듣게 됩니다. 울티마가 온라인으로
나온다! 마이컴이라는 컴퓨터 잡지에 자료화면까지 실린 겁니다.
우오... 이건, 이건... 또 뭐야~ ^^;;

그러나 나온다는 게임은 안 나오고... 우리나라에서는 바람의 나라라는
머그 게임이 나오더군요. 그렇게 몇 년? 몇 개월?... 덧없이 지났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몇몇 온라인 게임이 나오고, 스타크래프트가 한참 나와
저 마다 환장할 때 였습니다.(이기석인가... 심뭐시기던가... 프로게이머가
등장 할 시기였죠. 맞나? -_-;;)

어느 날, 친구 녀석이 운영하는 명일동의 게임 방에 갔는데...
친구를 포함해서 후배 녀석 너댓명이 못보던 게임을 하고 있더군요.

" 뭐냐? (어디서 본 것 같기는 합니다...) "

친구 대답은 안하고 씨익 웃습니다. 그 순간... 안습...

" 나온거냐? 응? 나온거야!! "

" 언넝 앉지 않고 뭘해! 계정을 만들어야 할 것 아니야! 친구야! "

징징징... 나온지는 꽤 됐다고 합니다. 헌데 국내 서버도 없고...
당시 인원도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서...(모뎀 시절이니... 국내
여건 상 열악한 것은 사실이었죠. 게시판 글보니 소노마에서
시작한 분들 대부분이더군요. 초기에 한국인이 얼마되지 않아...
약속이라도 한 듯이 소노마에 모였더랬죠.. 하이텔 울온 게시판을
통해서 오신 분들 대부분일듯...고게동이던가? 기억이 가물가물...)

그 날부터... 회사? 모릅니다. 그냥 서너 시간 앉아있다가 볼 일
있다고 뛰쳐나와서... 바로 친구 게임방으로 직행했습니다.
나날이 즐겁습니다. 길가의 사람들이 모두 울온 속 등장 인물
같습니다. 간혹 공사장 흙무대기를 보면 파보고 싶은 욕구가
일어납니다... 망치만 보면 철광석을 캐서 후려쳐야 할 것
같습니다... 애들 장난감 칼을 보면 자꾸 휘둘러 줘야 할 것
같습니다... 웬만한 거리를 뛰어가고 싶어집니다...
지나가는 개를 보면... '착하지?' '이쁘다?'라는 말과함께
테이밍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_-;;;

그렇게 얼마쯤 시간을 흘렀을까요?
우리나라에도 서버가 생겼습니다. 아리랑이랑... 고구려던가? -_-;;
기억은 잘 안 납니다만... 아무튼 그랬더랬죠.

뭐 울온에 대해서는 이 게시판에도 많은 분들이 말씀들 하셨으니까...
저는 안 한 부분에 대해서...(제 울온 상 직업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말해 보겠습니다. 솔직히 왜 이 부분이 없는지... 갸우뚱 스럽네요.

거두절미하고 울온 상 제 직업은 현상금 사냥꾼이었습니다.
물론 후일에 현상금을 거는 사람도 없었고, 운영자(?)들에 의해서
걸려진 보상금이 적었기 때문에 포기를 했지만 초반만 해도...
돈을 솔찮게 벌었습니다.
밑에 게시판 글을 보면... 7Gm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신 분이
있으니... 특별히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처음 몇일 먼저 시작한 친구와 후배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줘서 저는 싸움에만 전념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기와 장비는
친구 녀석이 대장장이인 관계로 지원을 받았고 붕대라던가,
그런 류의 아이템들은 후배들이 지원을 해주었죠.
때문에 저는 비교적 금전에 딸리는 일 없이 7Gm을 향해서
남들보다 빠르게 커갔습니다.(당시에 7Gm이라는 정석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 결과 이런
공식이 나왔습니다.)

그 동안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짧게 말해보자면...
세계일주를 해보겠다는 생각에 말 한필, 조금이지만 여행경비...
무기와 방어구...등을 들고 수도를 떠났습니다. (이름까지
기억이 안납니다. -_-;; 허허...브리튼이 맞나요? 어흐흑...)
그러다가 문글로우(?) 방향에서... 머더러들을 만난 겁니다.
한 두명도 아니고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이들은...
그 동안 보았던 NPC 몹들이 아니더군요. 당시 저는 7Gm은
커녕... 스킬 하나도 마스터를 찍은 것도 없을 때 입니다.
주위 사람들이 말렸지만... 너무 수련만 쌓는게 지루해서
작정하고 떠난 여행이니...
손이 땀이 다 나더군요. 몇번이고... 'help me... '라고 쳤다가
지우고... 쳤다고 지우고... ㅜ.ㅜ
놈들은 그렇게 가만히 서 있는 저를 보면서... 한대씩 툭툭
치고 지들끼리 웃고 합니다... 대충 기억하기로는 저를
놀렸던 것 같네요. 에라... 모르겠다. 너죽고 나도 죽자라는
심정으로 대들어 볼까도 싶었는데... 차마 그러지를 못
하겠더군요. 지리도 제대로 모르는데... 죽으면 부활해서
시체를 찾을 자신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제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초반에는 아무런 제약없이 자신의 시체가 아니래도
남이 시체에서 물건을 꺼내갈 수 있었던 같구요.

물론 도망갈까도 생각해 봤는데... 말을 처음 타 봐서...
미숙한 나머지 음식물도 제대로 주지 않아서 도망쳤어요.
-_-;;; 아무튼 엉망이었죠...

결국... 'help me...'라고 쳤습니다. 그런데도... 아주 무참하게
죽이더군요. 죽이고는 머리까지 잘라버립니다. -_-;;
그리고 그 놈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Anjai 이... 개가튼 넘... -_-;;

그리고 부활하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물론 현실 시간으로요.
게시판 보는 분 중에서 말도 안된다. 친구들한테 물어보지 그랬냐...
이러실 분들 있을텐데... 도저히 친구들한테 물어보기가 그렇더군요.
비웃을 것 같고... 그러게 가지 말랬지, 장비 날려먹었구나! 등등...
이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았죠. -_-;; 그러다보니 괴로운 나머지...
겜방도 안 들리게 되고... 흐...

결국 한 가지 결심을 합니다. 머더러... 이 새끼들을 쓸어버리겠다.
그 때부터... 수련에 정진합니다. 죽어라, 맞고 휘두르고 붕대감고...
여행? 그런거 다 필요없다. 매크로로 돌려도 될 것을 굳이 마우스를
클릭하며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아무리 많아도... 어디선가 제보가
들어오면... 꼭 죽이리라...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한 겁니다.
결국 제가 7Gm을 완수한게... 3개월 좀 넘게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일 뒤... 하이텔 울온 게시판에 제보가 들어옵니다.
Anjai 찾았슴돠~ ^^;; 그런데 패거리가 좀 있다는데...
모두 빨갱이랍니다.(머더러라는 소립니다.)

친구들이랑 장비를 챙겨들었습니다. 광물 캐던 놈들도 자리 뺏길거
생각 안 하고 뭉쳤습니다. 총 8명... 숫자는 비슷해도 놈들은 머더러...
싸움만 전문적으로 하는 놈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퀀트롤 만은
자신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제 컨트롤은 목이 잘린
이후... 경지급에 다달았다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적이 휘두르는
타이밍에 맞춰 뒤로 물러섰다가 후려치는... -_-+

정확한 위치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Anjai 일당은 몹의 작은 산채를
빼앗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NPC 몹으로 착각한 여행객을
노린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우리 작전은 간단했습니다.
7Gm인 제가 놈들에게 달려가서 유인해 옵니다. 그러면...
우리 측에서 화살과 마법으로 한놈씩 일점사한다. -_-;;;
이런 계획이었죠.

일단 계획대로 전 달렸습니다. -_-;; 그 때, 말을 타고 있었는지
아니지 기억이 잘 나지는 않습니다만... 아무튼 계획대로 놈들이
따라나왔습니다. 그리고 화면에 떠오르는 글...
"Remember Me?" Anjai이가 제게 한 말입니다... 우욱...
달아오르더군요. 이대로 돌아서 저 자식 죽여! 말어!
그래도 작전대로 움직여야죠...

진짜 혈전이었습니다.
우리 편은 저 빼고는 다 죽었다 살아나고... 머더러놈들은
한 두명 도망갔습니다. 다행히도... 제 목을 잘랐던 Anjai는
저한테 죽었습니다. 그리고 칼로 난도질...
머리를 자르려는데... 친구 왈

" 별로 안 좋다던데...(뭐가 안 좋은지도 몰랐습니다. 대충
뭐가 어떻다는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뭐가 안 좋겠되는지는...)"

" 몰라, *놈! "

확 잘라버렸습니다. 어찌나 통쾌하던지...
그리고 얼마 후에 알았습니다만... Anjai에게 현상금이 걸렸더군요.
자그만치 2만골드였습니다. 알고보니 영구 머더러더군요.
악명도 꽤나 떨치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동안 그가 당했던
제재도 만만치 않았던지... 길드에서는 강제로 쫓겨났고(길드를
위해서 앞장서서 싸우다보니 머더러가 되었다는 의견도 있더군요.)
여러가지로 제약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도 훗날 머더러가 되어보았지만... 잠들 수 없는 밤이 늘어나고
보충을 받을 수 없으니... 정말 막막하더군요.
Anjai도 분명 그런 고충을 겪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그와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떼강도단이 되었겠요.
하지만... 제 목을 자리고 비웃던 것은...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저는 전문 현상금 사냥꾼이 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몇 사람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를 아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어났지요.
혹시... 소노마에서 Royjin 이라고 보신 분 있을까요?
하긴... 곧 다들 국내서버로 옮기셨으니...

아무튼 그 뒤로도 여러가지 일들이 많았습니다. 현상금 사냥꾼이라는
것이 머더러 만큼은 아니래도 항상 긴장 속에서 살게 됩니다.
그것이 NPC 사냥꾼만을 잡던 사람에게도 적용됩니다. 일단 죽인
사람이 늘면 늘수록 적의 수가 늘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자다말고 당 할 수도 있는거고... 로그 아웃 타이밍은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접속 시간에 담배를 사러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_-;;; 그것은 명성이 늘수록 더해지죠...
나중에는 그것이 스트레스가 됩니다. 목을 자르는 행위도 더 이상
짜릿하지 않죠. 덤덤해 집니다.(게임이라고 해서 사람 목을 자르는데
아무렇지도 않으면 이상한게 아닐까요?) 어느 날인가는...
경비병에 아랑곳없이 서너명의 머더러들이 절 죽이려고 도시 안으로
들어온 적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제 실력도 늘어났지만...
스트레스와 체력이 점점 고갈되더군요.

' 몇일은 접속하지 않고 쉬어야해... '

ㅎㅎ... 말도 안되는 소리죠. 이미 울온이 생활의 일부가 아닌 자체가
되어버렸는데... -_-;;

결국 병원에 입원까지 했습니다. 과로로요. -_-;;
다행히 회사는 제가 창립 멤버라 사장형한테 욕만 바가지로 먹었지만...
뼈아픈 경험이더군요.

결국 다른 캐릭터를 키워보라는 친구의 권유에 따라서...
저는 잠시 RoyJin을 접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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