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내공 : 어중간
어느날인가...
오락실에서 제 애캐릭터인 켄으로 친구 몇놈을 박살내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인 아저씨를
쳐다본 순간, 경악을 했습니다. 거기에 저희 아버지가 서 계셔서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계시
더군요. 전 모른체... 오락을 게임을 했지만, 정신은 이미 긴장감에 붕붕 떠다니고 있었고 대전
게임이라 3분도 안되서 비몽사몽간에 져버리고 말았죠. 물론 동전 쌓아놓고 기다리는 애들
때문에 일어나긴 했지만, 서 있을수도 없고 아버지한테 가기도 그랬습니다. 사실...
그 시간쯤엔 부모님한테 학원이라고 속였거든요. 물론 학원은 안가고 수강료로 저의 스트리트
파이터 켄에게 투자를 한건 당연한거고...;;;
아저씨는 여느때처럼 특유의 인자한 미소로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 얼굴은
별로 안 인자해 보이시더군요. -_-;;;
아무튼, 이래저래 이야기 하시는데 뻘줌하게 갔습니다.
" 아... 빠... ;;; "
아버진 힐끗~ 한번 돌아보시곤 아저씨와 몇마디 더 하시더니 아저씨께 잘 부탁한다고 하시고
먼저 나가시더군요. 저도 아저씨께 꾸벅 인사하고 아버지를 열라 쫓아갔습니다.
오락실 앞에서... 한숨을 쉬시더니, 저한테 물으시더군요...
" 재밌냐...? " (사실 이것저것 더 길었는데 까먹고; 암튼 내용은 이거였어요.)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네 성적이 떨어지는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으며 언제 현장을 덮치?게 되면 조용히 데꼬 나와
이렇게 이야기 하려고 미리부터 준비를 하고 계셨다는 겁니다. 아저씨한테는 다음에 제가
또 오면 오락실에서 내보내라고 부탁하셨다고 했구요.
사실 오락실이 촌동네 시내라 두개밖에 없었고 하나는 제 정규 코스에서 겁나게 먼 곳이라서
갈 리는 없고 결국 이곳이라 아버지가 아예 못을 박아 놓으셨다는군요...
"아빠. 잠깐만 기다리세요..."
이야기 하고... 아저씨한테 그 동안 고맙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고 나중에 꼭 놀러올게요 등등.
기타 인사를 하니 아저씨도 껄껄 웃으시면서 오락 안해도 되니 나중에 꼭 오라고 하시더군요.
아버지와 같이 버스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엄마도 미리 언질을 받으셨는지 아무말씀 안하시고
그날은 그렇게 지났습니다.
중학교 2학년 가을정도였군요. 그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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