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울티마 온라인...

비류 작성일 06.06.19 04: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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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상상초월


전에 울티마 온라인에 대해서 짧게(?)나마 글을 썼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플레이했던 캐릭터의 직업에 대해서(현상금 사냥꾼),

왜 그것을 선택했는 지, 왜 접게 되었는 지에 대해서 간략하게 썼었는데요.

반응도 좋았고 시간을 잘못 잡고 태어나셔서(-_-?) 못해보신 분들이

많아서 다시 한번 제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편의상 반말로 하겠습니다.)


내 첫 캐릭터는 위에서 밝혔듯이 현상금 사냥꾼이다.
그러나 갖은 고생과 적들이 많아진 관계로(그로인한 스트레스로 과로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_-;;) 잠시 캐릭터를 접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_-;;) 내가 헌터로 이름을 날릴 때의 일이다.

밑에 울온 관련 글을 보면 슈퍼스타라는 사람이 등장한다.
현재는 와우에서 용개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사람과도 관련이 있는 일이다.

내가 한참 헌터로 이름을 날릴 때, 웬만한 한국 사람은 싸움이
일어나면 나를 찾곤 했었다.(사실이다. -_-;;) 일단 전사의
필수 스킬이 적을 치고 적이 휘두르는 타이밍에 뒤로 물러서는
기술은 내가 당대 제일이라고 지금도 자부할 수 있었다.
때문에 내가 아는 사람들이 관련된 일, 특히 외국놈과의 싸움에
내가 빠지는 일은 급히 드물었었다. 아마도 내 캐릭터명을
기억하는 것은 한국인보다 쪽바리, 양키들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명성이 늘어남과 동시에 적대시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그리고... 결국 그와 만났다. 슈퍼스타. -_-;;
솔직히 지금 그 사람의 길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EE길드라고?
밑에 글을 보고 나서야 그랬나 싶었다.) 당시에 급부상한 세력 중
하나가 바로 저 슈퍼스타의 일당이었다. 밑에 글에 있듯이 그들의
실력은 하나하나가 최상이었다. 정말 싸우는거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그와 첫 만났을 때가 양키들 중 유명한 양아치 집단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그 놈들의 아이디나 길드명은 기억나지 않는다.)
둘 세력간에 싸움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양쪽 다 빨갱이, 머더러였고 나는 누구 편도 들지않고
구경만 하다가 내 쪽으로 도망치거나 나를 치는 놈들만 조용히
바닥에 눕히고 목을 잘라 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전투가 끝났다. 승리는 슈퍼스타가 이끄는
세력... 압도적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슈퍼스타라는 작자가 내 앞에 떡하니 다가오는거다.
솔직히 좀 웃겼다. 슈퍼스타라...
그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가 마음에 들었댄다.
물론 내가 헌터인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현상금 사냥꾼)와
그는(머더러) 확실한 적이었다. 그런데도 같이 놀자니...

당시에 나는 이미 타락(?)할 때로 타락해서 머더러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척 하면서 뒤에서 죽일 정도로 교활했다.
'오냐, 니들은 잘 걸렸다.' 척보니 영구 머더러들로 구성된거 같은데...
오랜만에 거금 좀 만져 보겠다.

그러나 당장에는 무리였다. 일단 쪽수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그 실력이
만만치 않았다. 1:1이라면 어찌어찌 해보겠지만... 이건 2:1만 되도
아작 날게 뻔했기 때문.
일단은 안심하게 만든 뒤에 아지트를 털기로 결심했다. 그럼 보충 받을
길이 없으니... 끈질기게 따라붙으면 모두 잡을 수 있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사실 이 부분은 잘 기억은 안난다. 하지만 아지트를
털기로 한 것은 맞다.)

몇 일 뒤에 슈퍼스타의 성으로 초대를 받았다. 어디서 그런 집터를
구했는지... 이건 천애의 요새였다. 입구를 찾기도 힘들었고 찾아도
좁았기 때문에 거기만 막으면 끝.
단지 이 집터만 봐도 슈퍼스타 일당의 명성이 이해가 되었다.
집은 의외로 크지않은 타워...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다.
보안 시설 역시... 웬만한 도적이라도 몇일은 완벽하게 준비해서
와도 털릴 확률은 극히 희박해 보였다.
집에 도착한 일당들과 나는 술도 마시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 오빠, 우리 한지 오래됐다. "

오빠... 오빠...? 오빠!! 여자도 있어?
근데 뭘 해? 설마... 아무리 울온이라도 그런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러나 가능했나보다. 갑자기 일당들이 하나 둘 집 밖으로
나가고 나까지 끌고 나갔다. 타워 밖으로 나가기 전에 대충
들은 바로는 슈퍼스타는 30대 중반, 여자는 20대 후반으로
게임 상에서 둘은 결혼 했댄다.(여자는 머더러가 아니었다.)
그리고 온라인 상으로 관계를 갖는다고 했는데... 그건 보지
못했다. -_-;; 어떻게 하는 건지도 물론 모른다.
체팅으로 하는건지, 뭔지...

그렇게 몇일이 지났다.
나는 나도 모르게 이 사람들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성이 어쨌는지 저쨌는지 그런 것은 다 집어치고
일단 재밌었다. 확실하게 놀때는 확실하게 놀 줄 알았던 것이다.
뺏은 보물 지도로, 뺏은 무기와 장비를 들고 던젼을 탐험한다.
집을 털다가 주인에게 걸리면 과감하게 무시하고 도둑질에
열중했다. -_-;; 길드원 외에는 모두 적... 어떤 착한 짓을
하던 사람이건 이들에겐 오로지 먹이감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철저하게 악인이었다.
울온을 하면서 별 양아치를 다보고 쓰레기들을 다 봤지만
이 사람들만큼 인간 말종은 본 적이 없었다.

세상에 숲에서 여행자를 만났는데, 거리가 멀어 도망칠 것
같으니까 살살 구슬린다. 저는 나쁜 사람 아니에요, 길드끼리
전쟁 중에 이렇게 됐답니다. ㅜ.ㅜ;;
이런 식으로... 그리고 다가오면 보기 좋게... -_-;;

그런데 이런 인간 말종들에게도 하나의 철칙은 있었다.
가까운 사람, 즉 지인들에게는 더 할 나이없이 의리가 있다는
것이다. 간이라도 빼달라면 간을 빼줄 정도였다.
한번 내가 친해지자 길드의 막내는 나를 형이라고 부르며
친 동생보다 살갑게 대했다. 다른 사람들도 웬만한 물건은
서로 줄려고 했다.

이런 상황이니... 내가 처음에 품었던 마음이 어떻겠는가?
과연 내가 얘들을 배신해야 하나? 내가 얘들 목을 자를 수 있을까?
-_-;; 그냥 아지트만 털고 잠적할까? 등등 갈등이 생기는거다.

그러다가 결국 사건이 터졌다.
나를 눈에 가시로 여기던 몇몇 양키들이 결국 나를 죽인 것이다.
당시에 나는 슈퍼스타와 놀려고 그들의 타워로 향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포위당한 나는 힘 한번 못 쓰고 죽었다. -_-;;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슈퍼스타의 타워가 털렸다. 나를 죽인
양키들이 타워까지 털어버린 것이다. -_-;; 마침 다행인지,
불행인지 타워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나는 즉시 친구와 후배들을 소집했다.
전에는 전문직(?) 종사자들이었지만 재산이 어느 정도 불자,
모두 한 두가지의 전투 기술을 익혔고, 이제는 그 수준이
무시 못할 정도였다. 우리는 나를 포함하여 8명...
이 정도면 슈퍼스타의 일당들과 전면전을 붙어도 그렇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목표는 나를 죽인 양키들... -_-+

한 3일 정도를 수소문하며 떠돌아 다녔다. 그러나 나를 죽인
양키들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기분도 잡친 김에...
슈퍼스타에 대한 갈등을 굳혀버렸다. 친구, 후배들도 모두
모인김에 아예 슈퍼스타 일당을 모두 잡자는... -_-+

계획은 이랬다.
내가 타워에 들어가서 슈퍼스타들을 살펴보다가 로그아웃
타이밍을 맞춰서, 일당의 수가 제일 적을 때...
공격하여 수를 줄여 놓자는 계획...
울온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이건 최상, 최고의 계획이다.
나를 의심하는 사람도 없는데다, 타워 열쇠까지 있다.
이 만큼 좋은 계획이 어딨겠냔 말이다.

그러나 내가 타워에 들어갔을 때... 의외의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를 기다린 것은 슈퍼스타의 웃음과 나를 죽인
양키들의 모가지...

" 우리가 다 잡아서 모가지 잘라왔다. 기분 풀어. "

... 아, 이게 바로 감동인가? 비록 게임이지만... 울컥 눈물이
찔끔찔끔 흘러나오는게 아닌가...
할 말을 잇지 못하고 모니터를 가만히 쳐다보는데...
지들끼리 농담을 나눈다, 막내가 양키 둘을 잡았다느니,
슈퍼스타는 구경만 했다느니, 나도 열심히 했다느니...
꾸역꾸역 눈물을 참고 있던 나는 약속이 있다면 타워 밖으로
나갔다. 슈퍼스타들은 어딜가냐면 쫓아오려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타워 밖에는 내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 뒤로 슈퍼스타를 자주 만날 수는 없었다.
그를 보면 죄책감이 들어서 평소처럼 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약 한달 뒤에...
나는 과로로 병원에 입원했고 퇴원 후 다른 캐릭터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슈퍼스타들의 진정한 시작은 그 때 부터였다.




제가 나이가 좀 있고... 머리도 나쁜 관계로... 제대로 기억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상황이 과장 된 것이 있을 수도
있구요. 그런 것은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떠오른 것은 그대로 쓰려고 노력은 했습니다만...
그리고 슈퍼스타=용개 라는 소문(본인이 밝혔는지 그것은
모르겠습니다만...)에 대해서... 참 그렇습니다.
전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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