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단순함이 주는 쾌감. 에일리언슈터2.

에드먼드 작성일 06.10.09 17: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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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내공 : 우수함


곧 있으면 반백년이 된다는 게임의 역사!
한 때는 어둠의 자식들만 서식하며, 폭력과 삥의 온실이라는 빈축을 받았던 오락실이었지만. 요즈음은 그 세대의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한국의 컴퓨터 보급률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오락실을 개인의 공간으로 게임을 옮겨 오게 되므로 하나의 취미로 발전하기 이르렀다. 이제는 지하철을 타고 가다 학생들의 잡담을 본의 아니게 듣다보면 게임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된 세상이다.
그래서 그럴까?
과거 본인이 부모님의 눈을 속여 가며 오락실에 몰래가거나, 밤에 컴퓨터 볼륨 죽여 놓고 이불로 모니터를 덮어 놓은 채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흥분은 느끼기 어렵다.
물론 이런 사소한 것보다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만.
불감증.
요즘 게이머들 사이에서 자주 오고가는 말중 하나가 게임 불감증이라는 말이다.
쉽게 보자면 하도 많이 게임을 해보니.
요즘 최신 기술로 얼굴이 이뻐지고 노래도 잘부르지만.
벗겨놓으면 거기가 거기다...라(비유를 해도.. 꼭 -_-) 해서 게임에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증세를 일컷는다.

나또한 불감증이 있는 축에 끼는 편인데. 한 가지 게임을 진득하게 못하고 약간만이라도 반복되려 하면 하품하며 이불 깔고 자버린다.(나이 탓도 있을지도....;;)
때문에 와우도 만렙 찍고 레이드좀 뛰다 접어버리고. 그라나도 에스파다도 첨엔 참신한게 신기한 맛으로 껄떡거려 봤으나. 같은 던젼을 난이도 나누어 반복하는 경험을 하고는 가차없이 접었다.(물론 요즘은 패치되었다는 풍문이 떠돈다)

아무튼 게임에 진득히 못하고 음주가무에 젖어 살던 내가 모니터 사러 갔다가 우연찮게 하는걸 목격하고 알게된 게임이 있는데. 호... 요놈 참... 외모는 거칠어도 오래전 오락실에서 느꼈던 혼두라나... 이까리의 영혼이 느껴지는게 정감이 가더라는 것이다. 이는 요즘의 복잡다단한 게임들의 홍수속에서 병들어 버린 불감증환자에게 투여하는 단순함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 시대에 역행하듯 2d를 기반으로 닥치는대로 죽이심 엔딩이에여~ 하는 게임을 만난건 실로 오래간만이다.

이름하야 에일리언 슈터2(alien shooter2)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몇 년전 나타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사랑받던 전작의 후속작 되겠다.
전작이 게이머들에게 흥미를 주었던것은 시리어스 샘처럼 대학살을 소제로 삼아서 였는데. 그 학살의 내공이 무쌍시리즈나 시리어스샘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광오한 게임이다.
자 이제 슬슬 본 게임을 찬찬히 살펴 보겠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액션 슈팅을 지향하며, 쿼터뷰(위에서 비스듬하게)시점으로 진행된다.
조작은 매우 간단하다 못해 전작과 거의 동일하다.
키보드로 이동을 하며 숫자키나 마우스 휠로 무기를 변경하고 마우스 왼쪽 버튼이 난사(말그대로 -_-)가 되겠다.
아니 이게 다야?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후래쉬 키가 하나 늘었을 뿐이다.
그래도 후속작인데 뭔가 새로운게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이 게임이 표방하는 학살게임에는 더할것도 덜할것도 없더라~ 라는 게 본인 의견 되겠다.
그래도 후속작이 후속작이니 만큼 볼륨도 커지고 다양한 볼거리가 있으니 이제부터 하나하나 짚어나가보자.

게임은 전작과 달리 rpg적 요소를 삽입해서 캐릭터를 선정하는 부분부터가 차이를 보인다. 처음에 특성을 선택하고 들어가면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이전의 딸랑 두명에서 남녀 8명으로 대폭 들어났다. 캐릭터들 사이의 능력차도 다양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플레이어를 생성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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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임은 전작과 달리 풀 2d가 아닌 2d배경과 3d캐릭터를 채용해 미려한 그래픽(전작보다 -_-)을 보여준다. 요즘 대세라는 실사와 구분 안가는 그래픽에 눈이 익은 게이머라면 성에 안차겠지만, 크라이텍 엔진이나 언리얼3엔진으로 한화면에 수백마리의 버글거리는 에일리언이 무리 없이 구현되는 슈퍼 울트라 컴퓨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 게임은 이 그래픽이 최고라고 감히 말해본다. 덧붙여 본인의 꼬물 노트북에서도 쌩쌩 돌아가는 것으로 비추어 볼때 그동안 삼국지 8탄하며 눈물젖은 밤을 보내던 저사양 게이머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될 정도로 시스템사양을 크게 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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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차이점으로 npc의 개입과 탈것의 등장을 들 수 있겠다. 전작에선 무지막지한 기관포만 조작 할 수 있었던 반면. 이번엔 캐틀링이 달린 버기카와 탱크를 몰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두 차량이 너무 강력한 관계로 차량 폭파되어 죽는다면 바보라 손가락 받을 정도로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하자. ^^;
아참 빼먹었는데. 전작의 고독했던 플레이에 반해 이번 편에서는 아군 병사들이 약간이지만 미션에 동참하기도 한다. 중얼중얼 대며 플레이어를 따르지만 워낙에 인공지능이 형편없어 러쉬앞에선 헬프미를 연발하다 죽기 일수다. 물론 플레이에는 지장을 주지 않으니 그냥 이미 죽은사람이려니 생각하고 게임에 임하는게 속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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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하는 에일리언은 그 수가 더 다양해졌다!라고 볼 수 는 없지만 -_-;; 약간의 선수 교체를 이루었다. 전편에 눈에 익던 녀석들과 새로운 에일리언을 볼 수 있는데. 전편 보다 약간 위협적인 공격을 하는 반면에 무지막지하게 강력해진 주인공의 무기로 인해 선지덩어리 되어 바닥에 페인팅 될 운명..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
하지만 아쉬웠던 보스몬스터의 등장으로 지난편과는 다르다! 라고 외치긴 한다. 그래도 역시 강력한 무기 앞에선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에 불과할 뿐이지만...
단점을 꼽자면 역시나 이번작도 ai가 어눌해서 코너에 낑긴 에일리언을 찾아가 맞춤 서비스 해줘야 한다는 부분이 눈에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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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이 이번적은 무기의 종류와 파워가 대폭 업그레이드 되었다. 각각의 무기는 스킬에 맞추어 핸드건, 샷건, 머신건/라이플, 그레네이드런쳐/로켓런쳐, 플레임스로어/에너지웨폰으로 나누어지고 그안에서 각종류 별로 6-8종에 이르게 나뉘어 진다. 그리고 각 무기는 돈만 있다고 장땡으로 사용하는 체계가 아닌 렙업시 얻는 포인트로 스킬에 일정이상 투자를 해야 장착이 가능해진다. 일단 한번 엔딩을 본 감상으로는 권총을 제외한 어느 것이든 두종류만 마스터해 최고 무기를 쥐게 된다면. 무서울 것이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본인은 샷건과 머신건을 택했는데.. 마지막 샷건 풀파워는 대 보스전에서 사기데미지 급이다 -_-;)
난이도를 높여 플레이 해본후에 결론을 져야 하겠지만. 전작에 비해서 무기가 파워업 되 난이도가 하향된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무기는 이렇다 쳐도 방어구는 장비에 따라 외형을 달리해 장비가 좋아질 수록 뽀대는 로봇화 되어가 묵직한 맛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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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의 변화는 상당히 환영할만 하다. 과거 돈이면 장땡이야! 라는 식에서 rpg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서 생기는 플레이 방식의 다양화가 즐겁다. 캐릭터는 인텔리젼스를 업그레이드 해서 그 레벨에 맞는 장비를 장착해 능력치를 튜닝(?)할 수 있으며. 그 조합은 선호하는 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그 업그레이드 아이템의 종류가 많지 않아서, 인텔리젼스에 과투자해 사기 업그레이드 장비 장착하는 획일적인 방식을 벗어날 수 없다는게 아쉽지만. 나올지도 모르는 확장팩에서는 아이템의 다양화로 차별성을 주었으면 좋겠다.

앞서서 장황하게 화두만 던져놓고 흐지부지 끝났지만.
요즘 게이머들의 불감증에는 고차원적이고 심오해지는 게임들의 추세에... 뒤따라가느라 지쳐가는대서 오는 역효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까지 글들에는 장점이라기엔 그렇고 단점이라기에도 애매하게 보이는 글들 뿐이지만. 이 게임을 나름 좋게 평가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는 단지 대량 학살 액션 하드코어라서가 아니라. 언제든 심플하게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의 특징때문이다.
게임은 내내 게이머의 사고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로지 삘가는대로 느낌가는대로 징그럽게 몰려오는 에일리언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가며 가진 총알을 모조리 퍼부어 피바다를 만드는게 전부이다. 플레이타임이 짧은게 흠이지만. 이런류의 게임이 아시다 시피. 잊을만 할때 혹은 머리 아플때 가끔 다시 찾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 별 문제 없을듯 싶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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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했다. 그저 마우스로 난사만 하면서도 이렇게 재밌을 수가 있다니. 복잡한 게임과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와 짜투리로 즐기기엔 뭔가 아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타이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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