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내공 : 상상초월
안녕하세요 용범이입니다.
아래 어느분께서 매직 이야기를 하시는바람에
옛 생각에 취해 글한편 올려봅니다.
제가 매직을 처음 접한건 고1때였습니다.
당시 같은 독서실에 다니던 친구놈이 다른쪽 친구들이랑 휴게실에서 뭔가를
참 재미있게 하고있더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카드를 주욱 깔아놓고는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는것이었습니다 2:2 팀으로 말이죠.
그런데 참.. 처음 보는데도 열기가 느껴지는게..
뭐를 공격보낸다.. 이러면
'아 그전에 라볼' 이라면서 그 생물을 죽이고
누가 무슨 공격마법을 쓴다.. 그러면
다른 친구가 사악하게 웃으면서
'아, 그거 포소빌~'
이러면
'으윽 젠장 저 사기카드'
뭐 이런 대화들이 오고가는게.. 참 흥미를 끌더군요.
또한, 게임 플레이가 끝나고 서로의 바인더를 보여주며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는,
원래 우표수집이나 껌종이 수집같이 수집이 취미인 저라,
그 패거리에 접근해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투자비용은 스타터하나에 부스터둘.
걔네들이 갖고있던 무지막지한 카드들 (얼라이언스판의 켈도란 아웃포스트라던지
포스오브윌.. 해머오브보가단 등) 은 엄두도 못내고
그저 적당히 맞춰 놀 수준만을 바란다고 하자,
그당시 새로발매된 '미라지' 라는 시리즈를 강력히 추천하더군요
뭣도모르고 스타터는 4판 한글에 부스터는 미라지라는걸 두개 샀는데
저야 당연히 뭐가 좋은지 몰라서 그냥 슥슥 넘겨갔지만
친구들이 제가 뽑은 카드들이 넘어가는걸 보며 뒤집어지더군요
'우와 이새키 처음뽑아서 게돈이야'
'야야, 세라엔젤도있다 스펙터하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아마게돈과 세라엔젤은 일반 커먼에 비해 상당히
비싸게 거래가되던 레어, 언커먼이었고,
최면스펙터 또한, 인기가 많았던 카드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 카드의 가치를 알지못한채
'아마게돈...모든 대지를 파괴한다? 이게 뭐가좋다고 ;;'
'세라엔젤...발비5개에 4/4 플라잉, 공격해도 탭이안돼? 흠..그래봐야 테러한방인데
이게 글케비싸나?'
..등등의 초보스러운 생각을 짜본 첫덱..
이름하야...화이트블루 위니덱.
당시 나우누리 매직동호회에 제 카드 목록을 올리고는
고수분들에게 적당한 덱좀 만들라고 부탁한 결과,
자칭 '일산에 사는 덱짜기 좋아하는 고딩' 이라는분의 조언으로
해당 덱을 만들었습니다.
주 크리처는
제피르 팰컨 이나.. 자유풍의매
방패병, 창병, 자잘한 멀록들에..
신의분노와 세라엔젤이 들어있었던 조잡한 덱이었습니다.
사실, 커먼덱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이덱을 굴리며
별다른 승률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아마게돈의 초 사기성과
세라엔젤의 무서움을 처음으로 알게되었습니다.
그러다 나중에 '신의 분노' 라는 카드를 뽑게되고
'백기사' 나 '대궁수' 등을 접하게 되면서
백색덱이야말로 '회복과 치유'의 탈을 쓴 '진정한 파괴의 덱' 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제가 매직에 열중하자, 주위의 친구들이 하나둘 저를 계기로 매직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각각 취향이 다르다보니 다향한 색의 덱을 접하게되었습니다.
'난 무조건 라볼!' 이라며 적덱 아니면 위경련을 일으키는 친구나..
'디스크 - 윌오위습' 을 주 무기로 다쓸어버리겠다 덱이라던지
가장 사악한 새키는 'TSS' 라는 터보스테이시스덱을
인터넷 통신구매로 구입해서 왕따당한 녀석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녀석은 아무도 상대해 주지않자, 다시 팔아버리고 말더군요.
아무튼..이렇게 조촐하게 시작한 매직은
초창기에는 커먼 크리쳐들 치고박고 싸워가며 상대방 생명을 깎는
어찌보면 단순한 플레이가 주가 되었는데요
이게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갖가지 복잡한 마법이나 복잡한 능력의 생물들이
추가되면서 게임이 엄청 난해해져갔습니다.
당장 템페스트 시리즈 시절에만해도 별의 별 희안한덱들이 난동을 부렸고
저 또한, 화이트위니만을 굴리다 템피들어와서는
슬라이트-젝슨 이라는 아군의 가장 기본적인 유닛에 최하 5/5을 올려주며
흑색보호 혹은 적색보호 생물을 슬라이트 오브 마인드를 이용해
자기가 원하는 색 보호를 걸어줘서, 이용해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이겨보자는 덱으로 바뀌게 되었죠. (여담이지만 이 덱으로 부산지역예선 1위 먹은적도 ㅋ)
그렇게 세월이 지나, 우르자의 유산 시리즈가 나왔을때..
입대를 ㅠ.ㅠ 하게 되면서 카드를 다 처분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전역후, 매직은 이미 패망하고
최소한 부산지역에서는 양정동에 한 보드게임카페에서 근근히 이어나가다
최근엔 그마저도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남포동에서도 한다고는 하던데
직접 가보지는 못했군요. 무엇보다 카드가 없으니 -_-
그리고 매직을 잊지 못하던중, 위자드 오브 더 코스트사에서 매직을
PC판 게임으로 발매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는.
어둠의 루트를 이용해 입수, 즐겨봤습니다.
대략 RPG형식으로 필드를 돌다 몹과 조우하면 그 몹과 듀얼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카드들은 4판카드들까지 있더군요. 그런대로 콤보도 가능하고
추억의 카드들을 다시보게되니 즐겁더군요.
하지만 게임 난이도가 너무 쉬워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그 후
매직더개더링 배틀그라운드가 발매됐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다시 어둠의 루트를 이용해 즐겨봤습니다만..
이펙트는 화려해도. 예전의 재미는 없달까요...
정말 예전의 매직이 그리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다시 매직이 활성화 될 일은 아마 없겠죠...후...
근데..그런일은 없어야 합니다..
다시 폐인이 되긴 싫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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