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이씨의 인터넷 ‘판도라tv’ 시청 때문이었다. 이씨는 ucc동영상을 제공하는 판도라tv를 즐겨 봤고, 그때마다 이씨가 모르게 동영상 데이터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고스란히 저장됐다. 이들 파일은 임시 인터넷 파일이나 임시 저장 파일에 저장되지 않았다. pc에 설치된 프로그램이 사용하는 기본 임시 디렉토리인 '어플리케이션 데이터(application data)' 폴더에 저장돼 이씨와 같은 평범한 이용자들은 찾기 힘들었다.
판도라tv가 충분한 공지 없이 사용자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시키고 이를 동영상 서비스에 이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판도라tv는 ‘그리드 딜리버리(grid delivery)’ 방식으로 ucc동영상을 제공한다. 이는 동영상을 본 사용자 컴퓨터에 데이터를 저장시키고 다른 사람들이 동일한 동영상을 볼 때 그 자료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회사 서버(server)뿐만 아니라 이용자 컴퓨터에도 동영상을 분산 저장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이용자는 컴퓨터 용량을 잃게 돼 손해를 입는다.
판도라tv는 이에 대해 이용자에게 명확한 설명을 공지하지 않았다.
판도라tv 노양래 서비스 기획본부장은 “그리드 딜리버리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 이용약관에 나와 있다”고 해명했다.
판도라tv의 이용약관(5조)에는 “프로그램 이용자 단말기의 저장공간이나 리소스를 활용해 다른 이용자에게 데이터를 전송하는 그리드 딜리버리(grid delivery)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판도라tv가 이용자 컴퓨터를 얼마만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판도라tv 측은 “내부적으로 800메가(mega)에서 1기가(giga)까지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용자는 실제로 얼마만큼 자신의 컴퓨터가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
특히 판도라tv는 최근까지 판도라tv 동영상 데이터만 별도로 보관하는 폴더를 자동 생성시킨 뒤 윈도우 검색기로 찾지 못하도록 숨겨왔다. 사용자가 해당 동영상 파일을 지우지 못하게 해 '그리드 딜리버리' 방식을 용이하게 하려는 것 아니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판도라tv측은 “최근 외주 프로그램 개발 회사가 이렇게 동영상 폴더가 생기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동영상은 '어플리케이션 데이터 폴더'에 저장되고, 파일도 검색할 수 있도록 고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보통 파일이 저장되는 임시 인터넷 파일이나 임시 저장 파일이 아니며, 동영상 제공 프로그램도 윈도우즈 파일에 저장되도록 했다. 이용자가 파일을 지우지 못하게 하려는 또 다른 편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판도라 tv측은 “7월 말까지 현재 동영상 방식을 버리고, 이용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동영상 서비스인 ‘플래시 비디오’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도라tv는 또 “서비스가 전환되는 동시에 공식적인 사과 표명과 몇 가지 오해에 대한 해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도라tv 파일 지우는 법
윈도우 검색을 이용해 ‘모든 파일 또는 폴더’ 항목에 ‘pdrtv’ 입력하고, 검색된 파일을 삭제하면 된다. 특히 고급옵션을 클릭하고, '숨긴 파일 및 폴더 검색'을 체크해야 판도라tv 동영상 파일을 찾아낼 수 있다.
예) 모니터 화면 왼쪽 아래 '시작' > '검색' 선택 > '파일 또는 폴더' 선택 > '모든 파일 및 폴더' 선택 후 'pdrtv' 입력 > 고급 옵션에서 '숨긴 파일 및 폴더 검색' 추가 선택 > 검색 파일 삭제
[전현석 기자 winwin@ch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