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생애 가장 황당한 설정의 게임.

아무리그래도 작성일 08.03.31 08: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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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애 가장 황당한 설정의 게임...

 

 

그건......

 

 

에베루즈입니다.

 

 

기억 하시는 분들이 있으려나......

 

 

97년도인가...한창 에반게리온이 열풍일 때 후지쯔에서 나온 게임입니다.

 

 

장르는 육성연애시뮬레이션이죠.

 

 

 

 

 

전 당시에 친구들이랑 논다고 하면 무조건 용산에서 노는거였기 때문에...

 

 

그 날도 친구들과 닭꼬치를 먹으며 용산에서 놀았습니다.

 

 

그런데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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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로 온 게임상가(지금은 모두 핸드폰가게)를 도배해놓은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신작 게임인가...광고 많이 하네..."

 

 

그렇게 생각했죠.

 

 

그리고 얼마 안있어서...

 

 

이 게임을 샀습니다.(1년 뒤, v챔프 창간호 부록으로 나와버렸지만...)

 

 

 

 

 

일단 저 포스터에 너무 끌렸었죠.

 

 

등을 맞대고 앉아 따스한 눈길을 서로 주고받는 두 청춘...좋지 않습니까...

 

 

나중에 알았지만 원화를 맡으신분이 무슨 건담의 원화도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포스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 당시에 5장인가 몰래 뜯어서 아직도 집에서 보관중입니다...ㅡㅡ;

 

 

에베루즈 말고도 당시에 용산에서 무작정 떼온 포스터가 아직도 상당수있군요. ㅎㅎ

 

 

어쨌든, 에베루즈를 사고 기쁜 마음에 집에 와 실행을 하는데...

 

 

설치 끝내고 실행하자 나오는 노래가 아래 동영상의 노래입니다.

 

 

 

 

 

 

게임 실행한지 1분도 안되서 순간 당황...

 

 

물론, 화면은 그냥 이벤트cg를 붙인겁니다.

 

 

그냥 보통 초기화면 메뉴에서 이 노래가 흐르죠.

 

 

"뭐,뭐지 이거...누가 부른거지?"

 

 

당시에는 노래가 촌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한국낭자가 "에에~베~루우~즈~"이러면서 나와버리니 정말 당황스럽더군요.

 

 

보통은 조용한 음악이나 몽환적인 음악으로 분위기를 잡는데 이건 시작하자마자 노래가 나오니 정말 놀랐습니다.

 

 

반면, 지금은 들으면 추억에 잠기게 해 좋아하는 노래가 되버렸습니다...ㅡㅡ;

 

 

 

 

 

어쨌든...진정하고 게임을 처음부터 시작하는데...

 

 

주인공의 디폴트 네임이 '루션 카레낙'

 

 

게임 플레이한지 1분도 안되서 순간 고민...

 

 

뭔가 멋있어보이려고 지었는데 굉장히 어색한...그런 이름이더군요.

 

 

그래도 게임을 하며 정해진 이름은 바꾸진 않는 주의기에 그냥 플레이했습니다.

 

 

 

 

 

세계관은 이렇습니다.

 

 

'워랜드'라는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가 전쟁때문에 멸망의 위기에 쳐했을 때...

 

 

'에베'라는 여신이 워랜드를 구원했고...

 

 

그덕분에 워랜드는 다시 번영을 누렸지만 다시 위험해지려하자...

 

 

생각있는 어떤 분이 학교를 만들어 애들에게 마법을 가르쳐 워랜드를 지키려고 한다...

 

 

뭐,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게임진행은 밝고 쾌할한데 배경은 은근히 어둡고 암울합니다.

 

 

 

 

 

주인공은 아버지가 땅팔고 소팔아서 학교에 입학시킵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기숙사에 넣어놓고 아버지는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아무래도 그냥 육셩시뮬레이션도 아니고 육셩연애시뮬레이션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공부도 하고 마법도 배우면서 여학우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어가며 주인공의 임무를 충실히 행합니다.

 

 

 

 

 

여기까진 괜찮습니다, 여기까진......

 

 

그리 황당한 설정이랄 것도 없고 원화도 깔끔하고 좋고 음악도 좋은 곡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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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슈라는 이 게임의 히로인입니다.

 

 

참으로 참한 아낙네입니다.

 

 

그런데 얘가 문제인겁니다.

 

 

다 좋은데 이 녀석이 문제라는 겁니다.

 

 

주인공이 초등학교 때 학교에 입학하는데 그 때 룸메이트가 바로 저 노이슈입니다.

 

 

주인공은 남자인데...

 

 

아무리 초등학생이라지만 여자랑 룸메이트?

 

 

 

 

 

저 노이슈라는 인물은 설정상 안헬종족이랍니다.

 

 

안헬종족은 인간과 다르게 사춘기가 오기 전까지는 성별이 없다더군요.

 

 

중성이라는겁니다.

 

 

사춘기가 오기 전까진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그런 이상한 존재라더군요.

 

 

 

 

 

그래서 초등학교 때 노이슈와 호감도를 올려놓으면...

 

 

중등부인가...고등부인가 가면 노이슈가 위 그림처럼 아리따운 여성이 되어 방도 따로 쓰고 공략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히로인이고 아무리 미인이고 아무리 착하다고 해도......

 

 

어렸을 때 같은 방을 쓰던 중성의 아이였다고 생각하니 그 끝모릅 찝찝함...

 

 

게다가 초등학교 때 호감도를 올려놓지 않으면...

 

 

건장한 남성이 되어버립니다.

 

 

어깨 떡 벌어지고 그 아름답던 금발을 숏컷으로 쳐버린 미청년이 되어버리죠.

 

 

무술대회,마법대회...온갖 상을 노이슈가 휩쓸어버립니다.

 

 

성적도 탑에서 내려올 생각을 안합니다.

 

 

연애의 라이벌이 되어버립니다.

 

 

공략중인 여학우가 "노이슈군은 참으로 멋진거 같아..."이런 대사를 지껄입니다.

 

 

 

 

 

후우...

 

 

당시에 받았던 충격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죠.

 

 

한동안 여자만 보면 에베루즈가 생각났습니다.

 

 

"혹시 이 여자도 어렸을 땐...노이슈처럼..."

 

 

게임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긴건 처음이었습니다.

 

 

 

 

 

여담으로...이건 설정보다는 게임 자체 문제인데...

 

 

초등학교 때 실컷 공략하던 여학우가...

 

 

중등부인가 고등부로 가면...안나타납니다.

 

 

전학갔답니다.

 

 

......

 

 

그 여학우는 초등학교때만 나오는 여학우입니다.

 

 

초등학교 때 공략하다보면

 

 

"카레낙...나 전학갈지도 몰라..."

 

 

이런 대사를 하다가 정말 전학가버립니다.

 

 

아무리 호감도를 올려놔도 성장하게 되면 그 여학우는 기어코 전학가버립니다.

 

 

엔딩 나올때까지 출연 횟수 없습니다.

 

 

아니 초등학교 때 무슨 연애를 한다고 초등학교 때만 공략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놓으셨나요?

 

 

 

 

 

그리고 중등부인가 고등부인가 하여튼...성장하고 나면...

 

 

3명의 캐릭터가 추가됩니다.

 

 

마리안,뮬라,폴라츠...

 

 

이 3인방이 추가되는데 기존 초등부 출신의 여학우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미모를 자랑합니다.

 

 

게다가 초등부때부터 알던 여학우들은 크면서 공부가 힘들었던지 망가진 애들도 좀 있고...

 

 

결국 초등부때 실컷 꽃이다, 선물이다 갖다바친 애들은 저 3인방에 밀려 그대로 바이바이~되버리고 말죠.

 

 

 

 

 

나중에 에베루즈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이 새로 나왔습니다.

 

 

이건 초등부를 홀라당 날려버리고 고등부에서 시작하죠.

 

 

히로인 노이슈는 무조건 여자인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연애적인 요소를 많이 추가했죠.

 

 

그러나...

 

 

제 뇌에서 굳어진 노이슈의 이미지를 벗기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후에 속편인 에베루즈2가 나왔지만...

 

 

전편보다 한층 다운된 원화와 줄어든 여학우...매력없는 캐릭터로 그다지 빛을 보진 못했습니다.

 

 

1편에서 나온 노이슈같은 애들이 선생님으로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정말 한 때, 청춘을 불태웠던 게임입니다.

 

 

연애요소를 제외하더라도 어떻게든 능력치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말 연구 많이 했었죠.

 

 

같은 육성게임인 '프린세스 메이커'보다 열심히 했던거 같습니다.

 

 

나중에는 노이슈를 일부러 남자로 만들어서 각종대회에서 떡실신 시키고

 

 

"내 꿈을 돌려줘, 이 자식아..."

 

 

...라고 속으로 외치기도 했었죠.

 

 

......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옛 추억에 흥분해 길게 써버렸군요.

 

 

흘러간 게임에 생각 있으신 분들은 해보셔도 괜찮을겁니다.

 

 

게임 자체는 정말 잘 만들었으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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