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하고 아주 먼 옛날 열도의 ELF라고 불리우는 한 게임회사가 있었으니
동급생의 이름으로 수많은 어린 학생들에게 헌팅이라는 개념을 가르쳐주었고
유작의 이름으로 여자앞에서 소심하고 약한 학생들에게 귀축의 길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드래곤나이트4의 이름으로 전략과 감동, 사람 목숨은 죽으면 끝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창문의 시대가 오니
잎사귀,열쇠같은 후배회사에게 밀려 ELF는 그 빛을 일어가고
신작은 안내놓고 죽어라 리메이크만 발매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 다시 세상에 나온 게임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드래곤나이트4 리메이크였다.
그래픽
원화는 동급생으로 유명한 다케이 마사키가 맡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ELF와 싸우고 작별한 다케이 마사키...
추가 CG따윈 없겠다 싶었는데 아주 조금 있습니다. 한장인가 두장인가...
그리고 모두 클리어해내면 차마 보여드릴 수 없는 그림도 몇장 있구요.
그래도 리메이크답게 예전 원화 그 느낌을 그대로 살려 정말 깔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2D에서 3D로 오면서 3D캐릭터도 참 귀엽습니다.
원작은 옛날이라 캐릭터들이 좀 벌레같았는데 3D로 오니 인형같아서 좋더군요.
하지만 시점이 너무 높아서 가끔 답답할때도 있습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 카케루>
<시점이 이상하지만 어쨌든 3D>
사운드
음성지원이 되긴하는데 풀음성지원이 안됩니다.
스토리상 중요한 이벤트와 쿵짝쿵짝때에만 음성지원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마을에서 하는 잡담도 그냥 텍스트 처리고
전투에서 공격할때도 기합소리 한번 안냅니다.
전투에서 사망할때조차 음성 하나 없고 텍스트로 유언을 남깁니다.
그 외 효과음이나 BGM같은 것도 괜찮습니다.
<히로인 마법사 나타샤>
전투
원작은 동료들이 장수처럼 병사들을 이끌고 싸웠으나
리메이크에서는 단독으로 싸웁니다.
28명의 동료중에 총 12명이 전투에 참가하고 나머지 동료들은 마을에서 대기합니다.
기본적으로 카케루,나타샤,에토,세이루,마를레네 다섯명은 무조건 출전하기에
실질적으로 골라서 데려가는 동료는 7명입니다.
전투는 원작에 비해 많이 재밌어졌습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때 난이도를 쉬움,보통,어려움중에 고를 수 있는데
어려움으로 시작했었는데 적당히 어렵고 재밌었습니다.
성인게임인 주제에 AI가 상당히 똑똑해서 잘 덤비더군요.
<출격화면, 보이는 여성은 근접,마법 모두 강한 공주님 비앙카>
사실 클리어는 쉽지만 문제는 동료가 아무도 안죽어야 한다는겁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용병으로 동료가 늘어나는데 전투에서 HP를 모두 소모하면
전투불능,기절 이런거 없고 그냥 사망입니다.
그리고 빈자리를 마을에서 대기하던 나머지 동료중에 골라서 출전하게 되는거죠.
죽은 동료는 이후부터 파티에서 완전히 빠지고 저승행입니다.
전투를 승리해도 동료가 한명이라도 죽으면 무덤 하나 덩그러니 보여주면서
우리는 그의 용기를 잊지 않을것이다~ 어쩌고 저쩌고 시 한수 읊고 가던 길 계속 가는겁니다.
사실 남자동료야 죽든말든 알바 아니지만 여자동료가 죽어버리면 쿵짝쿵짝을 못보기 때문에
로드해서 다시 하는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용병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
카케루,나타샤,에토,세이루,마를레네 이 다섯명이 사망하면 그 즉시 게임오버입니다.
<최종보스와의 전투, 화면 왼쪽위에 있는 턴을 모두 소모해도 패배>
그리고 이 게임은 마법을 의존하는 면이 너무 강합니다.
'쉴드', '생명의 노래'같은 방어형 버프를 걸어놓지 않으면
방어력을 최대한까지 높여도 한방에 푹찍 당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방어형 버프인 '디스토네이션 필드'는 완전 사기라서
걸어놓기만 하면 3턴동안 아무리 높은 데미지를 줘도 생채기 조금 나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항상 버프를 줄수 있는 동료를 반드시 데려나가야 하고
전투중에 항상 12명의 캐릭터 모두를 살피며 버프가 끊기지않게 챙겨줘야 하는거죠.
......
최강의 공격마법 '엑스칼리버'도 역시 너무 강해서 맞으면 푹찍입니다.
자신이 맞든 몹이 맞든 방어형 버프 하나 안걸려있으면 한방에 죽습니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사거리도 엄청나서 말그대로 최강입니다.
MP가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라서 턴마다 난사하니 참 난감하죠.
......
'프로텍션'이라는 패시브 스킬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자신을 희생해서 동료대신에 맞아주는겁니다.
에토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건 정말 필수 스킬입니다.
위에 말씀드린것처럼 마법이 너무 강해서 전체적으로 마법캐릭터들로 전투에 나서게 되는데
이 녀석들은 물리공격에 한없이 약해서 칼든 적들이 치면 역시 한방에 골로 갑니다.
때문에 방어력이 제일 높은 에토에게 붙어서 에토가 대신 맞아주게 해야되죠.
그래서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마법으로만 싸우게 되는겁니다.
<결정된 12명. 버프줄 수 있는 4명, 엑스칼리버 쓰는 2명, 프로텍션 3명, 그외 3명>
여기까지 오면 이 게임의 전투는 간단히 정리됩니다.
1. 한방 승부, 한방에 죽이느냐 죽느냐의 싸움.
2.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프로텍션 받을 수 있게 떨어지지 마라.
3. 마법이다. 무조건 마법으로 싸워라!
......
그 외에도 속성이라든지 엘리멘탈 체인같은 시스템이 있지만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더군요.
물론 씨앗 시스템도 그대로 있어서 도중에 얻은 씨앗을 줘서 능력치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3개의 스킬을 가지고 있는 동료에게 4번째 스킬을 자유롭게 달아줄 수도 있습니다.
※주의※
이 이후의 내용은 게임의 재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플레이할 계획이 있으신 분은 되도록 읽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스토리
마계의 사천왕중 한명인 루시퍼가 악마주제에 마왕의 딸과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그 관계를 싫어하던 마왕은 인간세계로 가서 용사 타케루를 죽이고 오면 인정해준다고 합니다.
사랑에 눈이 멀어 인간세계로 간 루시퍼는 인간세계를 엉망으로 만들며 타케루를 유인합니다.
<최종보스의 교과서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루시퍼>
하지만 용사 타케루는 이미 용사계를 은퇴했고 모든게 귀찮았습니다.
국왕이 도움을 요청했으나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아들 카케루를 대신 보내게 되죠.
카케루 또한 아버지를 닮아 용감해 자청해서 바로 출발합니다.
<소풍가듯이 떠나는 카케루>
그리고 정체불명의 남자 에토를 만납니다.
천덕꾸러기 카케루에 반해 에토는 어른답게 카케루와 동료를 이끌게 되죠.
그리고 어려 동료들을 만나 루시퍼가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됩니다.
<의문의 남자 에토와 찌질하지만 나중에 용타고 날아다니는 드래곤나이트 세이루>
하지만 그 놈의 사랑타령때문에 결국 루시퍼에게 패배하고 맙니다.
중요한 동료였던 엘프 마를레네가 루시퍼와의 싸움직전에 빠지기 때문이죠.
에토는 죽으면서 카케루에게 말합니다.
"이런...나도 실패한 모양이다. 카케루! 뒤를 부탁한다!"
소꿉친구 나타샤를 비롯해 모든 동료들도 죽고 카케루는 홀로 사로잡히게 되죠.
<추락사하는 소꿉친구 나타샤>
그렇게 몇년이 흐르고 카케루가 다시 눈을 뜨게 됩니다.
꼬마였던 카케루는 감옥에서 정신을 잃는동안 성인이 되어버리죠.
그런 카케루를 마를레네가 구하고 마법으로 과거로 보냅니다.
<훌쩍커버린 카케루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카케루를 구하는 마를레네>
그렇게 과거로 보내진 카케루가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되고 에토가 됩니다.
즉, 에토의 정체는 미래의 카케루였던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들키면 존재자체가 사라지기때문에 정체를 숨길 수 밖에 없죠.
<같은 이벤트지만 카케루의 시점과 다른 에토의 시점>
루시퍼와의 패배로 동료의 죽음을 지켜봤던 카케루, 아니 에토는 이번만큼은 성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동료들을 이끌고 루시퍼에게 향합니다.
그리고 에토는 루시퍼에게 이기기 위한 열쇠인 마를레네를 설득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
사실 마를레네는 루시퍼를 짝사랑하던 마왕의 또다른 딸이었죠.
하지만 자신의 마음이 바뀌었고 지금은 에토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아 싸움에 참가합니다.
<최종보스의 교과서적인 포스를 내뿜는 루시퍼>
<최종보스의 교과서적인 최후를 보여주는 루시퍼>
힘든 전투후에 에토와 동료들은 루시퍼에게 승리하게 됩니다.
모두가 승리에 취해있을때 에토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이 곳에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며 정체를 밝히고 소멸하게 되죠.
<가면을 벗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소멸하는 에토>
......
그렇게 평화는 돌아오고 함께했던 동료들은 모두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남자는 모두 죽어버리는 무서운 능력의 소유자, 마를레네>
이 스토리의 재미는 역시 카케루 시점에서 보는 에토와 에토의 시점에서 보는 카케루죠.
카케루편에서 볼때 이해가 안되고 궁금증을 유발했던 장면들이 에토편에서 모두 설명이 됩니다.
또, 에토편에서 카케루의 망나니같은 행동을 보며 '내가 저랬었단 말인가'하며 보는 것도 참 재밌습니다.
그리고 카케루편에서 동료가 몰살당할때도 참 슬픕니다.
동료들이 한마디씩 하며 절벽으로 떨어지며 죽죠.
그걸 지켜봤던 카케루가 정신차리고 에토로 돌아와 슬픈 얼굴로
"다시는 죽게 놔두지 않겠어."라고 다짐하는 것도 꽤 뭉클합니다.
모든 일이 끝났을 때 에토가 정체를 밝히고 사라지는 장면도 코끝이 시큰하죠.
할일을 끝낸 에토가 그동안의 오해를 모두 해소시키며 멋있게 소멸해버립니다.
사실 이 게임 하면서 쿵짝쿵짝하는 신은 모두 대충 스킵해버렸습니다.
원래 그리 야하지도 않고 다 알고 하는 쿵짝쿵짝은 흥분이고 뭐고 않더군요.
그저 옛추억을 회상하며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스토리모드를 깨고 나오는 챌린지모드도 꽤나 어려워서 불타오르게 만들더군요.
한가지 재밌는건 진행하며 책장같은걸 조사해보면
'동급생3'나 'el2'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게 보이더군요.
약올리는것도 아니고 어차피 낼 생각도 없으면서 이런 떡밥은 왜 뿌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나와주기만한다면 고맙겠습니다만...
정말 리메이크는 그만 좀 내고 제대로 된 신작 좀 내줬으면 좋겠군요.
예전의 ELF는 나름 순애,감동,스토리였는데 요새는 어째 우려먹기로만 기억되는군요.
동급생3같은건 정말 발매만 되면 난리날거 같은데 죽어도 안만드네요.
그래도 아직도 가끔씩 ELF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는건...
저도 어쩔 수 없는 ELF팬인가봅니다. 흑흑...
보너스 - 동료들
<왼쪽부터 메이페아,클리리스 엘프자매, 술집여자 판도라, 최강의 파워 검사 넵튠>
<왼쪽부터 여닌자 세이라, 마법사 네레이드, 똥파워 공주님 비앙카>
<왼쪽부터 일편단심 세이루 대포계집 로자린드, 호빗폭탄마 지나, 좀도둑 고양이 타냥>
<왼쪽부터 여동생 헬레네에게 활을 가르치는 레아, 원래는 세이브해주던 글쟁이 로이든, 짜증나는 스토커 라이너스>
......
그 외, 카르타스,카론,고론곤,산토스,가리반,네크로맨서,피엘,래빗,파우엘,발칸,토루루라는 남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