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을 찾아서

갈아먹는뇌 작성일 05.09.23 16: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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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을 찾아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순수수학은 그 자체가 논리적인 개념들로 씌어진 한 편의 아름다운 시이다."

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연의 비밀을 파헤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본래의 모습을
발견하려고 애썼던 인류 정신의 위대한 거인들은 거의 예외없이 수학의 아름다움을
칭송했고, 수학이야말로 진리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통로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미국의 한 시인은 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클리드야말로 발가벗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수학과 수학자를 이런 경지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일까? 수학이 갖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수학은
어떤 유용성을 가지는 것일까?

이 책은 수학에 대해 품음 직한 이런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가장 깊이 있고 분명한 통찰을
보여 준다. 우리들은 수학이란 말을 들을 때 항상 다음과 같은 것들을 떠올린다.
'어려운 것', '수와 복잡한 계산', '공식' 그러면서도 수학이 중요하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이런 두 가지 요소가 한데 얽혀져

'수학은 어렵고 복잡한 것,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할 무엇'

이라는 그리 달갑지 못한 이미지로 굳어져 버렸다.
그렇지만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그 동안 수학의 전부라고 잘못 생각해 왔던
수와 공식, 계산이란 정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함을 보여 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를 수학의 세계로 이끌어 들이는 것은 자연이 갖고 있는
다양한 패턴들이라고 말한다. 수학의 발전 과정은 인류가 자연의 패턴을 발견하고,
그것을 설명하고, 그 패턴 속에 숨어 있는 질서와 규칙을 밝혀 내려는
노력과 함께 이루어져 왔다.
수학자는 화가, 시인, 음악가와 마찬가지로 패턴을 추구한다.
화가가 색채와 형태로 그것을 표현하고, 시인이 언어를 사용하듯,
수학자도 수와 도형이라는 자신의 도구를 사용할 뿐이다.
이들은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수학적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기 쉽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음악의 선율이나 시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음악이나 시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려 할 때 우리는 음악의 화음과
시의 운율을 끌어들이기 마련이다. 수학적 아름다움으로의 귀결인 셈이다.
이 세계는 패턴으로 가득 차 있다. 크게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패턴에서 빅뱅 이후 우주가 팽창하는 패턴까지, 작게는 한옥집의 추녀가
그리는 선과 청자의 우아한 곡선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무수한 패턴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우리고 살아가며 그리는 삶의 경로 또한 하나의 패턴이다.
우리는 이런 사실들을 발견해 가는 가운데, 또한 수학이 그 패턴들의
본질을 파헤치는 도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수학은 어떤 유용성을 가질까? 물론 수학이 인류 역사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그렇지만 많은 수학자들은 수학 그 자체의 매력에 끌리곤 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 물음에 답하고 있다.

"등산가들은 산이 거기 있으니까 산에 오른다고 말한다. 수학자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풀어야 할 방정식이 거기 있으니까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다."

진실에 대한 가장 분명하고 아름다운 진술은 궁극적으로
수학적 형태를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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