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와 나무.

FM중독 작성일 05.10.13 14: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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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파르고 커다란 절벽.


세월의 흐름. 풍경의 변화.

내려다보며 한자리만 지키고있던 절벽.



어느날, 내 가슴에 날아와 앉은

'너'라는 작은 나무의 씨앗.



"왜 하필 넓고 넓은 세상을 놔두고

나처럼 거친 절벽에 왔니"



"운명이야.

바람이 날 이곳으로 데려왔어"



바위 한켠에 움트고,

새싹을 틔운 너라는 나무.


1년.2년.

시간을 흘려보내고 나니.

조금씩 성장한 너라는 나무.



내려지는 비에 같이 젖고.

쌓이는 눈을 같이 덮고.

쉼없이 흐르는 세월이란 강에

같이 떠다닌 너와 나.



"넌 왜 내게 뿌리를 내렸니.

땅속에 뿌리를 내렸으면 더 크게,

더 풍성하게 자랄수있을것을."



"괜찮아. 너와 함께 있을수있다면

내 스스로는 작고 볼품없어도 상관없어."



물을 머금지도 못하는 바위에다가,

너무나 가파라서.


제대로 크지도 못하고,

점점 옆으로 자라난 너.


점점 자라나서 무거워질수록

기울어지는 너를 볼때마다

너무나 안타까웠던 나.



"뿌리를 뻗어. 좀더 깊이."


나무가 점점 뿌리를 박을수록,

균열되고, 갈라지는 나.


"아프지 않아?"


"괜찮아. 너만 볼수있다면"



십수년 세월동안 함께하며

자라날수록 점점 기울어지는 너.


그럴때마다 더욱 깊이 뻗는 뿌리에

조금씩 더 갈라지고 깨어지는 내몸.



세월은 가고,

최후의 순간이 된 어느날.


"나무야. 난 이곳에서 십억년을 살았어.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너를 만나기위해서

십억년을 기다렸던거야."


"..."


"니가 오기전까지 난 아무것도 아니였어

네가 오고나서 기쁨과 행복이란걸 알게되었어"


"나도 그래. 너에게 뿌리내린걸

단한번도 후회한적 없어."



그렇게 내몸은 부서져갔고.

그날밤 폭풍우가 몰아쳐



결국,

송두리채 뽑힌 나무.

난 나무의 뿌리에 얽혀져

너와나 꼭 끌어안고 운명을 같이 하다.


.....

..당신이 제가슴에 뿌리를 내리신다면.

저는 당신을 위해 날마다 쪼개지는

바위가 되겠습니다..



-아직도 기다릴것이 남아있는 당신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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