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낙 花(화 水(수.

FM중독 작성일 05.10.13 14: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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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낙落화花.


거슬러 거슬러.

세월의 강을 타고 거슬러



볕도 들지않고 눅눅하기까지한

이 기슭에 닿았을때


더이상 흘러가지 못하고

한자리에 물결의 테를따라

빙글빙글 돌고있을때.



따갑도록 친절한 봄내음에

하얀꽃잎 후드러지게 피워대며

하얀 볓과, 노란 나비를 벗삼아

들판에 목을빼며 우쭐해있던

지난 시절을 생각해보았다.



지금의 내신세.

지금의 내신세.


폭포되어 떨궈지던 낙수의 끄트머리.

나가지도 못하고, 멤돌기만하는

약한 물살에 띄워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며

무성했던 꽃잎과 곱게 빼입었던 자태를 등지고

이리저리 떠돌기만하는 버려진 내신세.


그리워하다.

그리워하다.

당신만을 그리워하다..


낮에는 깨어질듯 눈부셨던 태양에.

밤에는 서럽도록 처량한 파란 달빛에.

무거운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그리도 또렷히 쳐다보며 하늘만 쳐다보며.

그리워하다.



그리도 무성한 시간 다되어

포기라는 단어에 고개를 내리고

조금은 수긍하게 되니


내주변을 비추던

따사로운 볕과..

후드러지게 피웠던

젊은 잎들은 떨궈지고


오직 고독감만이

나를 놓지않고 벗삼아 준다.



볕이 가장 잘들고

나비와 벌들이 많았던

그좋은 별천지.


그대가 떠나신이후

달라진 풍경들이 내겐 독이되어



견딜수없음에 몸을 던지다.



어디로 갈지모르는 폭포수에.

별천지와 이별하고 뿌리를 뽑아내어.

몸을 던지다.



주변 풍경의 잔인하도록 흐드러진 아름다움을

나홀몸으로 이겨냄에 벅차.

몸을 던지다.


흘러 흘러 물살에 몸을 맡기곤

차라리 나 이자리가 더 좋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렇게..


흘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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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물살이요

굽이진 골따라 내몸도 흘러가니


후드러진 청록의 숲과

화창하게 빛나는 금벌판도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없구나


내몸은 정처없이 흐르고

자그만 뿌리는 접은지 이미 오래.


언젠가 내몸 멈추게 하는 뭍이 나온다면

뿌리를 내어달라 하는 뭍이 나온다면



눈물에라도 내몸을 띄워


또그렇게.


흘러다니리..




또그렇게.


그리워하리..


-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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