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15분 뿐'

김영돈 작성일 05.10.14 08: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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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15분 밖에 남지 않은 한 젊은이를 주인공으로 한 '단지 15분뿐'이란 연극이 있습니다.
장래가 촉망되는 이 젊은이는 어려서부터 그 총명함을 따를 자가 없었습니다. 20대에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그의 뛰어난 논문을 보고 심사 위원들은 격찬했으며, 이제 학위를 받을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의 성공을 의심치 않았고, 본인도 자신에 넘쳐 있습니다. 하루하루 분홍빛 미래만이 그에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가슴에 이상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정밀 검사 결과 폐암 말기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진단이 나오고 그의 운명은 15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죽음의 선고가 내려집니다.
15분! 그는 침상에 누워 있습니다. 시간은 쉬지 않고, 째깍째깍 흘러만 갑니다. 5분이 금방 지나가고 남은 시간이 10분으로 줄어 듭니다. 이 때 그가 누워 있는 병실에 한 통의 전보가 날아듭니다.

'억만장자인 당신의 삼촌이 방금 돌아가셨습니다. 그의 재산을 상속할 사람은 당신뿐이니 속히 와 상속 절차를 밟아 주시오.'

하지만 죽음을 앞둔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운명의 시간은 8분으로 줄어듭니다. 그 때 또하나의 전보가 도착합니다.
'당신의 학위 논문은 우리 학교 개교 이래 가장 훌륭한 논문으로 평가되었으며, 올해의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그러나 이 축하 전보도 그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습니다. 이제 운명의 시간은 마지막 3분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이때 또 하나의 전보가 날아옵니다. 그가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연인으로부터의 결혼승낙입니다.
세 통의 전보들이 그때마다 그에게 기쁨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전보도 그 운명의 15분을 멈추게 할 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15분의 시간이 지나고 그는 세 통의 전보를 손에 쥔 채 숨을 거둡니다. 그러고는 연극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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