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동리 개봉마을 이장선거에서 박남규(84) 옹이 뽑혔다. 개봉마을 이장 선거에는 박옹을 비롯해 모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지난달 31일 200여명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실시한 투표에서 박옹은 81표를 얻어 각각 79표와 38표를 얻은 2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되었다.
박옹은 올해로 30년째 마을 이장을 맡고 있다. 그는 1976년부터 마을 이장을 시작한 뒤 줄곧 이장을 도맡아 왔다. 그는 경남에서 최장수에다 최고령 이장이기도 해 더 관심이 높다.
그는 4년전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지내고 있다. 자식들은 모두 객지에 나갔기 때문이다. 84세지만 아직도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그는 "지금까지 잔병치레도 없었고,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일할 수 있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2년간 마을이장을 이끌게 된다. 그는 매일 마을회관에 나가 지낸다. 그는 "일하는 일수를 치면 365일 일하는 셈이고, 임기 2년 내내 일한다고 할 수 있다"면서 "마을 사람들이 필요한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읍사무소에 가서 떼어다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박옹은 "나머지 후보들은 명함에다 기호까지 새겨서 나눠준 모양인데, 나는 아무런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변함없이 일해 온 걸 마을사람들이 믿고 한번 더 맡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이장을 맡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이제 그만해야 되는데 주민들이 또 심부름꾼이 돼 달라니 어쩌겠냐,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