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 3급의 불편한 몸이지만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선배를 위해 신장을 기증한 사연이 알려져 쌀쌀해진 날씨에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교보생명 강북콜센터 서비스회복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길영길씨. 길 씨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은 후 한쪽다리가 불편하다.
그는 지난 29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고교 2년 선배인 박영택씨(37)에게 신장을 이식해주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박씨 역시 지체장애 2급의 장애인이다. 이들의 특별한 인연은 고교시절 춘천지역 장애우 모임인 '등대회'에서 시작됐다.
사회생활을 하며 잠시 연락이 끊겼던 길씨가 박씨의 투병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 6월. 박씨가 지난해 5월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1년 넘게 병마와 싸우며 신장기증자를 애타게 찾고 있다는 소식을 동문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장애 때문에 신장 이식을 반대하는 주변 사람들도 많았지만 길씨는 절친했던 선배가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한다. 그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졌는지, 4차례에 걸친 검사결과 이식에 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
길씨는 신장 기증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역경을 이겨내도록 돕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달았다"며 "나보다 더 힘든 선배를 돕는 것은 당연하다. 내 몸의 일부를 나눠서라도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역경 극복을 돕는 '보험의 참뜻'을 몸소 실천한 것.
한편 29일 길씨는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끝내고 나오자마자 박영택씨의 부인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파서 웃음이 안 나온다"며 "그렇지만 지금 내 마음만은 활짝 웃고 있다"고 말했다.
회복실로 들어가며 그는 오히려 "선배의 수술경과가 좋았으면 한다"고 말해 자신보다 선배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