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사이에서 박주영선수 능력과 자질에 대한 시비가 연일 끊이질 않고 있다. 그가 거품이다. 아니다 천잰데 잠시 슬럼프일 뿐이다. 이렇게 양분돼 서로 빠,까로 나누고 마구 씹어데면서 20세를 갓넘은 한국의 축구유망주를 크게 흔들면서 적잖은 부담과 상처를 주고있다.
박주영선수가 언제나서서 나 축구천재입니다. 한적이 있던가? 아니면 마치 천재인양 매스컴에 나와서 경솔하게 행동한적이 있었던가? 단 한번도 박주영선수는 그렇게 한적이 없다. 그는 항상 겸손했고 항상 배우려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그런데 그가 왜 과대포장되서 한껏 띄워진 후에 이렇게 안타깝게 공중분해되어야 하는가? 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을 만들어낸 언론찌라시들 행태를 지금 여기서 고발하려고 한다.
박주영이 축구천재로 대중의 우상으로 부각된 시기는 정확히 1년전 2005년 초였다. 카타르 아시아 청소년 축구대회의 눈부신 활약이 그를 일약 최고의 축구스타로 만들었다. 스트라이커로서 한국의 역대 최고의 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4경기 9골, 경기당 2.25골 가히 놀라울만한 박주영의 성적표는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엄청난 쇼크였고 한국축구에서도 이젠 마라도나같은 축구천재가 나왔음에 모두들 기뻐했다. 물론 대부분 경기는 골장면 위주의 하이라이트만 보았다. 이것이 축구천재 박주영의 등장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여기서 잠깐 언론의 생리를 집고 넘어가보고자 한다. 자본주의 시스템하에서 언론의 생존은 스타에게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제대로된 스타하나가 시청률을 높이고 광고주를 끌어들여 방송사 수입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기사거리를 제공하는 뉴스메이커역할을 톡톡히 해주기 때문에 확고한 대중의 우상으로 만들어놓으면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대중의 시선을 잡을수 있게된다. 언론이 스타에 목을 메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5년 초반 주요언론은 당시 한국 스포츠스타였던 이승엽,박찬호,박세리 등등의 동반부진으로 특종에 크게 목말라 있었고 대중들도 한껏 풀이 죽어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카타르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든다. 20세밖에 안된 박주영선수가 놀라운 연속골 행진을 이어나가면서 결국에는 한국팀을 우승시켰다는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중의 여론도 한층 부풀어 있었다.
이 상황을 언론은 놓치지 않고 드디어 박주영선수의 활약을 확대 재생산하게 된다. 축구천재라는 애칭을 붙이면서 스포츠신문 1면 톱기사로 연일 박주영으로 도배를 하기 시작한것이다. 대중과 함께 부화뇌동을 하기시작한 언론들은 박주영 실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무시해버리거나 박주영에 대한 비판을 시기나 질투로 매도해버리거나 무능함의 상징으로 만들어버리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스페셜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박주영선수는 순간판단력이 다른사람보다 반박자 빠르다는둥 머리가 뛰어나다는둥 보기와 다르게 근력이 최고수준이라둥 축구천재로 모든 핀트를 맞춰놓고 그걸 합리화 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한다. 거기에 지원사격해줄 축구전문가 신문선해설위원의 한마디 축구천재가 갖춰야할 3c를 모두 갖췄다는 인터뷰와 한국의 유명감독들의 축구천재로 인정한다는 멘트도 빼놓지 않고 끼워맞춰서 아무도 부인할수 없는 축구천재로 만들어 놓는다.
이쯤되면 그렇다면 한국언론의 구체적인 잘못이 무엇이고 이는 다른나라의 스포츠우상만들기와 무슨차이가 있는가? 라며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거 같아서 잉글랜드의 축구천재 웨인루니와 비교해보자.
루니하면 잉글랜드 축구의 희망이자 축구천재라는 점에서 자국에서의 입지가 한국의 박주영과 많이 흡사하다. 루니는 17세 최연소로 잉글랜드 국대에 뽑히면서 화제가 되었고 2004년 유로2004에서 네골을 작렬시키면서 일약 세계적인 스타반열에 합류하게 되었고 이후에 소속팀을 에버튼에서 맨유로 바꾸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클럽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이러한 괄목할만한 성적을 바탕으로 영국언론은 그를 스타로 만들기에 전념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연일 톱기사로 루니를 찍어내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루니는 잉글랜드 최고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에 버금가는 인기와 대중적 지지도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도 대중의 머리속에 축구천재가 되었다.
영국의 언론의 스타만들기가 과정에서 겉으로 보기에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게 없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검증시스템에서 확실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잉그랜드는 자국에 세계 최고의 리그라는 프리미어리그를 가지고 세계축구의 흐름을 이끌고 있어서 그 자체 내에서의 성공만으로도 충분히 실력검증이 가능한 시스템이라 할수 있다.
거기에 더해서 수많은 축구전문채널과 잡지를 보유하고 있고 축구전문기자만 해도 수를 헤아리기 힘들정도로 축구시장이 활성화된 곳이다. 축구전문가들도 그 내부에서 한명의 아집으로 모든게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충분히 토론과 비판으로 내부검증 가능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서 나온 선수에 대한 평가는 거품이 나올 수 없게 만들어놨다.
하지만 한국언론은 이러한 검증시스템을 제대로 가동시키지 않고 성급하게 동네방송이나 동네신문처럼 결과에 의존해 확대재생산해서 결과적으로 미래에 정말로 축구천재가 될지모르는 축구유망주인 박주영에게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게된 다른축구스타의 팬들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안겨줌과 동시에 안티팬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그에 대한 축구팬들의 기대를 최고조로 올려놓아서 그에 따른 엄청난 부담감을 선수에 떠넘기게 되었다. 이러한 버거운 대중의 기대감이 그가 이겨내야할 십자가의 고행인것이다.
이젠 박주영은 어쩔수 없이 대중의 눈치를 살필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고 동시에 진정한 자신의 축구실력발전을 위한 시도와 노력보다는 대중의 입맛에 맞는 결과지향적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있다. 이러한 플레이만 계속하게 될 경우 선수로서의 성장은 멈추게 되고 그에따른 비난이 다시 부메랑처럼 달라들어 결국에는 한 유망주를 죽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것이기 때문이다.
고종수도 그랬고 이관우도 그랬다. 박주영만큼은 아니지만 그들도 막 청소년 딱지를 뗄때쯤 축구천재로 언론에 부각되어 실컷 이용당하다가 쓸모가 없자 폐기처분되듯 버려졌다. 지금으로선 박주영선수도 이러한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너무도 걱정스럽다.
그래서 이젠 우리는 박주영을 욕해서는 안된다. 더이상 욕하지 말자.그리고 더이상 맹목적으로 띄우지도 말자.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자. 그가 맘껏 실력을 키울수 있도록 더이상 부담주지 말고 가만히 내버려두자.
그는 분명 축구천재가 아니다. 득점력은 뛰어날지 모르나 그 외의 능력은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서 한참 미달이고 좀더 심하게 말하면 국대주전뛸 실력도 되지 못한다. 이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는 영특함과 동시에 성실함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계속 발전중이라는 것이다. 한국축구 유망주로 띄워져서 계속 관심과 지지를 받아야 할 시기에 언론의 이해관계와 생리때문에 본의아니게 축구천재가 되어서 대중에게 갈기갈기 찢겨져 공중분해 된다면 박주영 개인에게도 불행한 일일 뿐만아니라 한국축구계에서도 막대한 손실이 아닐수 없기때문이다. 박주영 이젠 욕하지마라!! 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